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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핵공유 아니다” 대통령실 반박…워싱턴선언 동상이몽

백악관이 한-미 핵협의그룹 구성을 담은 ‘워싱턴 선언'에 대해 “사실상의 핵공유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이는 전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워싱턴 선언에 대해 “국민들이 사실상 미국과 핵을 공유하면서 지내는 것처럼 느끼게 될 것"이라고 평가한 것과 사뭇 다른 설명이라 할 수 있다.백악관이 핵공유뿐 아니라 대통령실이 사용한 ‘사실상의 핵공유'라는 표현까지 부인한 것은 우선 그것이 워싱턴 선언의 내용 및 취지와 어긋나기 때문으로 보인다.

펜타곤 찾은 윤 대통령 “미 확장억제 공약 전적으로 신뢰”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미 국방부 청사를 방문해 미군 수뇌부로부터 전략적 감시체계 등의 브리핑을 받았다.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미 간 확장억제를 더욱 강화하기로 합의했다"며 “미국의 확고한 확정억제 공약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윤 대통령은 확장억제의 정보공유·공동기획·공동실행을 포괄하는 ‘한-미 핵협의그룹’ 설립을 언급하며 “확장억제력 강화를 위한 큰 진전이며,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신뢰도를 크게 제고했다. 향후 핵협의그룹 협의와 핵 도상훈련 등을 통해 한-미간 공동기획 및 실행, 핵 및 재래식 전력의 통합운용을 증진시켜 나가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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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43분 미 연설에 “자유” 46번…논란의 4·19 기념사 복사판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우리나라 시민단체와 야당을 겨냥해 논란이 됐던 연설문 일부를 국제 무대에서도 반복하며 ‘자유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가치 외교를 강화하겠다고 했다.당시 그는 “민주주의의 위기는 자유의 위기"라며 “거짓 선동, 날조 등으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들은 독재와 전체주의 편을 들면서도 겉으로는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행세를 하는 경우를 세계 곳곳에서 봐 왔다. 거짓과 위장에 절대 속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미 의회라는 외교무대 연설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윤 대통령의 발언은 자유민주주의 세력을 위협하는 권위주의 국가들을 에둘러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빈털터리 외교’ 비판에…대통령실 “한국기업 부담 최소화” 진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국빈방문 과정에서 특히 경제 외교와 관련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자, 대통령실이 진화에 나섰다.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27일 워싱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주요 관심사였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반도체 과학법 등 경제 현안에 관한 해법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한국 기업 부담과 불확실성을 줄인다는 방향에 명확하게 합의했다"고 주장했다.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가 미국 기업의 한국 투자보다 수십배 규모나 크다는 비판에는 “단순 비교는 의미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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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밤중 “강렬한 불만”…한미일 공조에 갈등 국면 고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담은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두고 중국 정부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대만해협 문제는 2021년 문재인 정부 때 처음으로 언급됐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한국이 미·일과 보조를 맞춰 발언 수위를 높이면서 갈등이 고조되는 형국이다.중국 외교부 아주사는 28일 새벽 위챗 공식 채널을 통해 “류진쑹 아주사 사장이 전날 밤 강상욱 주중 한국대사관 정무공사와 ‘약속하고 만나’ 중국과 관련한 한-미 공동성명의 잘못된 표현에 대해 엄숙한 교섭을 제기하고 강렬한 불만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일본, 한국 ‘화이트리스트’ 재지정 절차…수출규제 4년 만에 푼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던 조치를 취소하고 재지정하는 절차를 시작했다.일본은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로 양국 관계가 크게 악화됐던 2019년 7~8월 반도체 제조에 꼭 필요한 불화수소 등 3개 물질에 대한 수출관리 엄격화 조처를 취하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보복 조처를 취했다.그러자 한국도 일본을 한국의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고 일본을 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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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비명계’ 박광온 “통합의 길 가겠다”

더불어민주당의 새 원내대표로 박광온 의원이 28일 선출됐다.박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재적의원 170명 중 169명이 참석한 원내대표 경선에서 과반의 지지를 얻어 박범계·홍익표 의원·김두관 의원을 제쳤다.그는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했으나 박홍근 의원에게 져 고배를 마셨다.

의사협회, 새달초 ‘총파업 결의대회’…전공의들은 신중 입장

간호법 제정안의 국회 통과에 반발한 대한의사협회 등 보건복지의료연대가 다음달 3일이나 4일에 동시다발적으로 휴가를 내는 방식의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의협 사정을 잘 아는 의료계 관계자는 “간호사 처우 개선을 골자로 하는 간호법은 의사 증원에 비하면 전공의들과의 이해관계가 적다"며 “의협 회원의 다수를 차지하는 개원의는 과거 집단행동에서도 참여율이 높지 않았다. 전공의들의 동참이 저조하면 종합병원 등 상급 의료기관 진료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보건복지부는 의료계 집단행동에 대비해 27일 보건의료 재난위기 ‘관심’ 단계를 발령하고, 박민수 제2차관을 반장으로 하는 긴급상황점검반을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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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째 또 무더기 폭락…이복현 “지위고하 없이 엄정 조사”

최근 소시에테제네랄증권 창구를 통한 차액결제거래 계좌 매물 폭탄으로 대성홀딩스·삼천리·서울가스 등 8개 주식 종목이 나흘간 무더기 폭락한 사태와 관련해 당국이 “신속하고 엄정한 조사"를 천명했다.차액결제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증권사들은 사태 진원지와의 연루 의혹을 차단하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외국계 증권사와 스와프 계약을 맺어 고객 개인투자자들의 시에프디 주문을 중개해주는 국내 증권사는 에스지증권에서 무더기 매도 물량이 쏟아진 뒤 시디에프 신규 가입과 매매 중단으로 거래 차단에 나서고 있다.

3월까지만 세금 24조원 덜 걷혔다…세수 펑크 기정사실화

올해 들어 3월까지 국세가 지난해보다 24조원이나 덜 걷히며 세수 부족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2021년 하반기 중 납부 시기를 미뤄준 세금이 지난해 1∼3월에 몰렸던 까닭에 지난해 대비 올해 세수 감소폭이 더 커졌다는 얘기다.정부의 올해 연간 국세수입 예상액 대비 3월까지 세수 진도율은 21.7%에 그쳤다.

55년간 사진 찍고 부케 만들고…‘무료 결혼식’ 백낙삼 대표 별세

55년간 형편이 어려운 부부 1만4천여쌍에게 무료 결혼식을 올려준 신신예식장 백낙삼 대표가 28일 별세했다.영화 <국제시장>에서 주인공 부부의 결혼 장면이 신신예식장에서 촬영됐는데, 백 대표가 사진기사로 출연하기도 했다.백 대표는 100살까지 예식장을 운영하고, 은퇴 뒤 부인과 전국일주를 하는 꿈을 갖고 있었다.

4월29일 궂긴 소식

남흥순씨 별세: 나상호 영주 인선씨 모친, 이성만씨 장모, 유명순 김명은씨 시모=27일 오후 6시40분 원광대병원.엄부영씨 별세: 최은희씨 남편, 홍일씨 부친=27일 오후 6시40분 연세대세브란스병원.이현주씨 별세: 김미영씨 남편, 회창씨 부친=27일 오전 11시58분 서울성모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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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법 ‘준강간 미수’ 무죄, ‘피해자다움’ 강요한 판결 아닌가

대법원이 지난 27일 만취 상태의 여성을 모텔로 끌고 가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된 남성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하지만 이 사건 재판부가, 피해자 ㄱ씨가 항거불능 상태였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ㄱ씨가 술집에서 ㄴ씨와 스킨십을 한 사실 등을 근거로 “준강간의 고의가 없다"고 판단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재판부는 ㄱ씨의 행동이 피해자답지 않다고 본 듯한데, 이는 2019년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건에서 정립된 ‘성인지 감수성’ 판례와 충돌한다.

[사설] 전세사기 구제 요건, 너무 까다로워 두번 억울한 사람 없어야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 제정이 본궤도에 올랐다.전세사기 피해를 당하고도 특별법에 따른 구제를 못 받는 사람이 적잖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정부는 대항력을 갖추고 확정일자를 받았을 것, 임차주택에 대한 경매·공매가 진행될 것, 수사 개시 등 사기 의도가 인정될 것 등 조건과 함께, 다수의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면적이나 보증금이 일정액을 밑도는 서민 임차주택으로서 보증금의 상당액을 돌려받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등 모두 6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