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

매뉴얼 낡고 관리책임 회피…재난 부실대응 종합판이었다

매뉴얼은 낡고, 현장 관리는 비체계적이며, 신속히 판단하고 움직여야 할 행정 주체들은 무책임했다.지하차도를 통과하는 지방도 508호선의 관리 책임은 충청북도에 있었지만, 침수 사고의 원인이 된 다리 공사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소관이었다.범람한 하천의 관리 책임은 금강유역환경청과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청주시에 있었다.

‘오송 참사’ 직전 112 신고 두 번…경찰은 다른 지하차도 출동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오송 지하차도 참사’ 발생 1시간30여분 전부터 경찰에 위험을 알리는 주민 신고가 2차례나 접수됐으나 경찰이 다른 곳으로 출동하는 바람에 사고를 막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그러면서 “사고 발생 시각에 앞서 같은 날 오전 7시2분과 7시58분에 ‘오송읍 주민 긴급대피'와 ‘궁평2지하차도 긴급통제'를 요청하는 112 신고가 각각 한 차례씩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한겨레> 취재 결과, 경찰은 두번째 신고를 접수하고 사고가 발생한 ‘궁평2지하차도'가 아닌 ‘궁평1지하차도'로 출동했다.

2면

야속한 비…19일까지 남해·제주 등 ‘극한 호우’ 예고

주말을 포함해 닷새간 이어진 강한 비로 큰 피해를 입은 충청과 남부 지방, 남해안 일대에 18~19일 또다시 최대 300~400㎜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진다.지난 주말 극심한 비 피해를 입었던 충청·경상·전라권엔 또 시간당 30~60㎜의 세찬 비가 쏟아지는 것을 비롯해, 18일부터 19일 새벽까지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에선 시간당 80㎜의 ‘극한 호우'가 집중될 전망이다.또 경기남부와 강원남부내륙 및 산지에는 18일 새벽부터 아침까지 시간당 30~60㎜, 제주에선 18일부터 19일 오전까지 30~8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충청 수해 현장서…국힘 “포스트 4대강 사업해야” 민주 “인재”

여야가 17일 나란히 충청 수해 피해현장을 찾았다.이재명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막을 수 있던 인재를 결코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며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최대한 빨리 서둘러주길 바란다. 농작물 피해 보상 지원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검토를 요청한다"고 말했다.박광온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충남 청양·공주·부여 수해 현장을 방문해 “특별재난지역을 시군 단위로 선포하기도 하지만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읍면동 단위로 선포하면 실질적인 피해 복구를 지원할 수 있다. 정부에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중대본 소집하고 경북 예천 방문해 피해현장 점검

리투아니아·폴란드·우크라이나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집중호우 피해 상황에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 정책 수단을 모두 동원해 후속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하라"고 지시했다.윤 대통령은 ‘재난 상황인데 대통령이 자리를 비웠다'는 야당의 비판을 의식한 듯 " 일정 중에 실시간으로 호우 피해 상황을 보고받고,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현지에서 화상회의와 유선 지시를 통해 총력 대응을 당부했다"고 설명했다.윤 대통령은 귀국 직후인 이날 비서관급 이상 참모진에게 새벽 6시부터 비상근무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3면

취약지역 아닌데 인명 피해…기후변화 맞는 산사태 기준 절실

집중호우 피해 지역 중 경북은 산사태에 따른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이다.경북도에는 산사태 취약 지역이 4900여곳이다.산사태 취약 지역은 산림보호법에 따라 집중호우나 태풍 등의 영향으로 산사태가 발생하거나 산간 계곡의 토석류가 유출돼 인근에 사는 주민의 생명과 재산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을 지정해 관리하는 곳이다.

요란만 떠는 침수 대책…여름마다 되풀이되는 ‘지하차도 참사’

집중호우로 인한 지하차도 참사가 잊을만하면 되풀이되고 있지만, 관련 시설물 설치나 행동요령을 담은 매뉴얼 정비는 더디기만 하다.지난 15일 발생해 14명이 숨진 충북 청주 오송 궁평 제2지하차도 침수 사태는 진입통제만 제때 이뤄졌다면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는 점에서 3년 전 부산 초량 지하차도 침수 사건과 유사하다.2020년 7월23일 당시 부산 초량 일대에는 시간당 80㎜ 넘는 폭우가 쏟아졌고, 상습 침수 지역인 초량 제1지하차도에도 물이 차올랐다.

4면

흙탕에 집터 사라지고 사람 쓸려가는 공포…슬픔에 빠진 예천

17일 오전 찾아간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는 마을 전체가 폐허였다.84가구 146명이 살던 벌방리에선 지난 15일 새벽 3시쯤 마을 뒷산이 무너져 내려 맨 위쪽에 살던 주민 2명이 실종됐다.폐허로 변한 마을은 구조당국이 사흘째 굴착기 등을 동원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행정 부재’ 오송 참사, 중대재해처벌법 적용될까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와 관련해 경찰이 수사본부를 꾸리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지난해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중대시민재해로 처벌된 사례는 없다.경찰은 지난 4월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교 보행로 붕괴 사고를 중대시민재해로 보고, 신상진 성남시장과 김명수 당시 분당구청장에게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할 수 있을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5면

김건희 명품숍 방문에 대통령실 “정쟁화 될 테니 언급 않겠다”

김건희 여사의 리투아니아 명품 쇼핑 논란에 대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17일 “제가 특별히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가 호객 행위로 명품 쇼핑을 하게 됐다는, 이름을 알 수 없는 대통령실 관계자의 해명이 논란을 더 부추기고 있다"며 대통령실의 공식 해명을 거듭 촉구했다.앞서 지난 14일 <매일경제>는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가 “김 여사가 가게에 들어가서 구경한 것은 맞고 안내를 받았지만 물건은 사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동맹 네트워크 강화” “중·러 관계 그림 안 보여”

외교 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10~17일 리투아니아·폴란드·우크라이나 방문을 통해 북대서양조약기구와 한·미·일 안보협력체를 연계하려는 의지를 보였다고 평가했다.하지만 ‘가치 외교'를 내세워 나토와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하는 등 서방 중심의 진영외교에 발을 더 깊게 담그는 데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전문가들은 17일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과 우크라이나 방문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체제와 유럽의 나토 동맹이 연계되는 과정의 일부라고 평가했다.

6면

러시아 흑해 곡물 협정 종료…중동·아프리카에 식량난 불보듯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가 흑해를 통해 곡물을 수출하는 화물선의 안전 운항을 보장해 온 흑해 곡물 수출 협정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러시아가 협정 종료 뜻을 밝힌 뒤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밀 가격은 4% 내외로 폭등했다.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2월 말 전쟁이 시작된 뒤 중동·아프리카에서 식량난이 발생하자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지난해 7월22일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보장하기 위한 협정을 맺었다.

국회, ‘고액 법률의견서’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 심사보고서 유보

국회가 17일, 고액의 법률의견서로 논란이 일었던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에게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을 미뤘다.이에 따라 청문특위는 권 후보자에게 의견서와 관련한 추가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18일 오후 1시30분 전체회의를 다시 열어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대법관을 임명하려면 국회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이 의결돼야 하는데, 청문특위가 심사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으면 임명동의안은 본회의에 오를 수 없다.

김은경 “자기 계파 살리기” 저격에 친이낙연계 “반드시 사과하라”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최근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자기 계파를 살리려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공개 발언한 데 대해 친이낙연계가 “마녀사냥식 발언"이라며 반발했다.당 통합·쇄신의 주축이 돼야 할 혁신위원장이 계파 갈등을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하고, 이를 단초로 당내 균열이 다시 부각되는 형국이다.이낙연 전 대표와 가까운 설훈 민주당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공명정대한 혁신을 이끌어야 할 혁신위원장이 특정인을 겨냥한 마녀사냥식 발언을 쏟아낸 속내는 뭔가. 쓴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특정인을 지목해 모욕적인 언사로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혁신이라면 김은경 혁신위는 재정비해야 한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9면

권익위, ‘법카 의혹’ KBS 남영진 이사장 현지조사

보수 성향 한국방송 노동조합이 제기한 남영진 한국방송 이사장의 법인카드 부정 사용 의혹과 관련해 국민권익위원회가 17일 현지 조사에 나섰다.한국방송 안팎의 설명을 종합하면, 국민권익위는 이날 오전 한국방송에 조사관을 보내 남 이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 등을 조사하고 있다.이번 조사는 한국방송 노동조합이 남 이사장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지난 13일 국민권익위에 신고한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솜방망이 처벌’ 영아 살해·유기죄, 70년 만에 사라지나

일반 살인죄나 유기죄보다 형이 낮은 영아 살해죄와 영아 유기죄 규정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형법 개정안이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영아 살해·유기죄의 형량이 낮은 것은 형법이 제정된 1953년 한국전쟁 직후 가난과 높은 영아 사망률, 영아에 대한 낮은 인권 의식이 반영됐기 때문이다.그러나 영아 살해·유기죄가 일반 살인·유기죄보다 형량이 가벼워 범인들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한국은 돌고래 복지 선진국인가? 야생방류 실적주의에 빠졌나?

지난 16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연실씨는 2004년께 벌어진 ‘사고’ 얘기를 다시 꺼내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조약골 핫핑크돌핀스 공동대표는 이 자리에서 “야생방류로 남방큰돌고래는 이제 수족관에 한 마리도 없다"며 “돌고래를 수족관에서 새로 사육하지 못하도록 법도 바뀌었다"고 말했다.제돌이의 야생방류 이후 10년 동안 한국의 돌고래쇼 산업은 크게 달라졌다.

10면

[단독] 크리켓 대표팀, 항저우아시안게임 못 가게 됐다

한국 크리켓 대표팀이 최근 항저우아시안게임 출전 불가 통보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김남기 대한크리켓협회 회장은 <한겨레>에 “우리 협회는 2011∼2017년 대한체육회 소속이었다. 현재 국제크리켓협회에 가입한 유일한 한국 협회"라며 “한국크리켓협회는 2017년 회장 선거에 불만이 있던 이들이 만든 단체로 우리를 훼방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라고 했다.김 회장은 “누가 봐도 어느 쪽이 정당성 있는 협회인지 아는 상황에서도, 대한체육회는 이 문제를 방관했다"고 했다.

조민 기소로 자백 압박했지만…조국 “입시비리 알지 못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자녀들의 학위포기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히면서도 항소심 재판에서 자신의 입시비리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이날 재판의 쟁점은 자녀들의 입시비리 혐의에 대해 조 전 장관이 기존 입장을 바꿀지였다.검찰은 딸 조민씨의 입시비리 관련 혐의 공소시효가 다음 달 말로 만료를 앞두자, 조 전 장관 부부가 항소심 재판에서 혐의를 시인하는지 등에 따라 조민씨의 처리 방향을 판단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12면

실업급여가 ‘시럽급여’?…OECD는 “보장성 확대·격차 해소” 강조

정부와 여당이 노동자의 실업급여 하한액을 낮추거나 없애겠다며 제도 개편을 추진하면서 근거로 삼는 게 지난해 9월 공개된 ‘오이시디 2022 한국경제 보고서'다.당정이 주장에 인용한 ‘역전 현상'과 관련해서도 오이시디는 보고서에서 “고용보험의 하한액을 오이시디 평균 수준으로 제한하라"면서도 “동시에 국제 기준상 비교적 짧은 실업급여의 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고려돼야 한다"고 권고했다.오이시디가 ‘실업급여 기간을 연장'하라고 강조한 대목은 쏙 빼고, 당정 입맛에 맞는 권고만 골라 ‘선택적 주장'을 한 것이다.

2024년 최저임금, 오늘 마지막 담판…‘노사 격차 835원’ 쟁점

최저임금위원회가 18일 15차 회의를 열어 2024년 치 최저임금 결정에 나선다.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한겨레>에 “노동계는 결단하고 수준 합의를 위해 노력해가고 있지만 경영계의 의지도 보이지 않고, 공익위원도 손 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 회의에서 경영계의 30원 인상안을 두고 일부 공익위원들도 물가인상률조차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사용자위원 쪽은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지급 능력이 부족한 반면 현재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이 높다는 주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14면

우크라이나 정보기관, 크림대교 드론 공격 시인

우크라이나는 17일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크림대교를 공격했다고 시인했다.이와 관련해 러시아 반테러위원회는 이날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이 이번 공격을 수행했다"며 “크림대교가 2대의 우크라이나 수중 드론에 공격당했다"고 밝혔다.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는 “크림대교 공격 조직에 책임이 있는 우크라이나 특수기관 요원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년 연장해도 월급 안 깎아요” 일본 인력부족에 노인들 ‘귀한 몸’

일본에서 두번째로 큰 화학회사인 스미토모화학은 내년부터 월급을 깎지 않고 정년만 60살에서 65살로 단계적으로 연장하기로 했다.일본을 대표하는 전자 부품 기업인 무라타제작소도 내년 4월부터 ‘59살 이전 임금체계'를 유지하면서 정년을 65살로 늘린다.일본의 최대 구리 생산회사인 제이엑스금속도 지난해 10월부터 생산직 정년을 60살에서 65살로 연장하면서 임금 등 처우는 기존 체계를 유지했다.

커지는 집속탄 우려…푸틴 “우리도 쓸 수 있다” 직접 경고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 제공을 결정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집속탄이 본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서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미 집속탄을 사용했다고 주장하지만, 우크라이나 역시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지난해 3월30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적어도 24건의 집속탄이 사용됐다고 보고했다.

17면

‘수수료율 개선’ 표류…카드사 노조 “적격비용 재산정 폐기해야”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율 결정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정부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카드 노조 측 주장은 정부가 입맛대로 수수료율을 결정할 수 있는 이 제도를 폐지하고 과거처럼 시장에 맡기라는 얘기다.현재 연 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이 부담하는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0.5∼1.5% 수준이다.

캐피탈사가 렌터카업체 인수…해외진출 때 금산분리 규제 완화

앞으로는 금융회사가 국외 진출할 때 비금융회사를 자유롭게 인수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현행 법령에서는 자회사 업무나 금융업과 관련이 있는 업종에 한해서만 손자회사를 둘 수 있다.금융회사가 국외 자회사에 자금을 지원해줄 수 있는 통로도 넓어진다.

소득상위 20%가 가계대출 잔액 53% 점유

2010년 이후 금융권 가계대출이 소득 상위 계층에게 편중된 채로 주택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으며, 이런 고소득층 위주의 가계부채 증가를 방치하면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을 떨어뜨리고 자산불평등 심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중앙은행의 경고가 나왔다.즉 금융거래가 가능한 인구 10명 가운데 소득 상위 2명이 전체 가계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반면에 소득하위 20%는 전체 가계소득의 17%를 차지하고 있는데도 대출 잔액 점유율은 고작 6%에 그쳤다.

19면

상반기 전세보증사고 1조8525억 달했다…역전세 등 영향

역전세와 전세사기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에 임차인이 제때 돌려받지 못한 전세 보증금 규모가 2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서울에서 발생한 보증사고 금액은 6월 1381억6천만원으로, 올해 상반기에 서울에서만 5628억원 규모의 보증금을 세입자들이 돌려받지 못했다.이 기간에 서울에서 발생한 보증사고 건수는 2145건으로 전체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했다.

6월 코픽스 3.7%로 또 상승…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일제히 올려

시중은행에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지수가 6월 들어 두달 연속 상승했다.케이비국민은행은 연 4.21∼5.61%이던 주담대 변동금리를 18일부터 4.35∼5.75%로 올린다고 밝혔다.신 잔액코픽스 기준금리도 4.13∼5.53%에서 4.17∼5.57%로 오른다.

[단독] LG 휘센 제습기, 툭하면 깨지는 물통…알고도 뭉갰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40대 주부 송아무개씨는 지난 2021년 엘지 휘센 제습기를 구매해 사용하다 낭패를 봤다.3년도 안 쓴 엘지 휘센 제습기 물통이 3번이나 파손돼 물통을 따로 구매해야 했기 때문이다.송씨는 <한겨레>에 “처음 제습기에서 물이 샜을 땐 내 잘못으로 충격이 갔나 싶어 무심히 넘어갔다. 하지만 이후 주의를 기울여 사용했음에도 두 번이나 더 물통에 금이 가면서 물이 샜다"며 “최근엔 마루가 물바다가 되는 일을 겪어 화가 나서 서비스센터 기사님을 불렀는데, 기사님조차 ‘물통 파손 이슈가 많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테슬라 모델Y 가격 2천만원 내려… 시장 선점 ‘가속 페달’

전기차 판매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국 테슬라가 국내에서 모델와이 판매에 들어갔다.테슬라가 가격을 계속 내리는 건 급성장하는 전기차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서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이사는 지난 10일 ‘테슬라발 가격 인하 효과로 글로벌 전기차 판매대수 확대’ 보고서를 통해, 테슬라의 가격 인하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과 더불어 세계 전기차 판매 성장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20면

학부모들이 남해를 주목하는 이유는?

이는 근처 상주중학교가 상주초등학교 출신 학생을 우선으로 지원받기 때문에 전학생이 늘어난 덕분이다.또 경상남도와 도교육청이 손을 잡고 ‘작은 학교 살리기 사업’ 예산을 투입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해주면서 입소문이 나기도 했다.‘자연을 닮아가고 마을과 함께하는 상주초'라는 문패답게 아이들은 자연과 마을이 깃든 특색교육을 받는다.

21면

전문대 유일 공군 부사관학군단 창설…부사관 양성 ‘산실'

전문대학 중 대한민국 영공방위에 주축으로 활약할 공군 정비 부사관을 집중 육성하는 대학을 꼽으라면 단연 영진전문대다.김기병 국방군사계열 부장은 “우리 학교와 계열의 자랑이자 자부심이기도 한 공군 부사관학군단은 공군의 기대와 전폭적인 지원에 부응하고자 항공정비 부사관 양성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의 실무역량 강화는 물론 각 군과의 교류협력을 통해 우리의 영토·영공·영해를 수호하는 데 초석이 될 최정예 부사관 양성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한편, 올해 7기 임관식에서 영예의 공군참모총장상을 받은 배하영 하사는 “나라를 지키는 일로 평생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부사관이 되고자 영진전문대 항공정비부사관과를 선택했다"며 “학교에서 배우고 익힌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영공방위 수호 임무를 완수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부가 하고 싶어?…‘네 꿈과 목표부터 찾으렴’

“공부를 잘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학생들의 마음은 누구나 한결 같지만, 안타깝게도 결과는 바람과 같지 않은 게 현실이다.<초등 인문학 필독서 45>는 22년차 현직 교사로 재직 중인 지은이가 문학, 철학, 역사, 과학, 사회·예술 영역별로 직접 읽고 엄선한 책 45권의 핵심내용을 담았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동물농장’ ‘10대를 위한 정의란 무엇인가’ ‘어린이를 위한 종의 기원’ ‘10대를 위한 사피엔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등 초등학생 아이들이 꼭 한번 읽고 넘어가야 할 도서들을 담아 초등생뿐 아니라 중학생들도 활용할 만하다.지은이는 “아이의 성적은 언어 능력, 즉 글을 이해하는 능력과 상관관계가 있다"며 “공부 잘하는 아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문학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개고기 굽는 글자는 어떻게 ‘자연’이 됐나

영어 ‘nature'의 번역어 ‘자연'은 스스로 자, 그럴 연자를 쓴다.후각이 뛰어난 개를 불에 태우면 그 냄새가 하늘까지 닿을 수 있고, 신은 그 냄새로 기도의 ‘존재'를 알게 되리라는 믿음이다.그래서 개를 불에 태우는 모양의 글자가 나중에 ‘틀림없다, 분명하다, 그러하다'는 뜻의 글자가 되었다.

세상의 얼굴이 나의 태도다

빅토리아 여왕이 다스린 1837년부터 1901년까지를 일컫는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였으며 패배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나라였다.문학적 완성도뿐만 아니라 소설을 읽는 재미로도 두 거장은 어깨를 나란히 했는데, 찰스 디킨스는 <올리버 트위스트>를 비롯해서 주로 하층민의 애환과 고통을 적나라하게 묘사해서 독자를 감동하게 했다면 윌리엄 새커리는 중상류층의 내밀한 생활과 문화를 풍자해서 독자를 사로잡았다.윌리엄 새커리는 <허영의 시장>이라는 대표작을 통해서 부모를 모두 잃고 홀로 상류사회로 진출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레베카와 풍요로운 집안에서 태어나 수동적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을 누리고 사는 아멜리아의 대조적인 삶을 따라가며 19세기 초 영국 사회를 날카롭게 파헤친다.

22면

[단독] 마포구 난지 숲길에 ‘시인의 거리’…들어서자마자 ‘구청장의 시’

서울 마포구가 최근 월드컵공원에 조성한 난지 테마관광 숲길에 박강수 현 구청장 본인의 시가 전시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마포문인협회장 출신의 박정수 마포문화원 부원장은 17일 <한겨레>에 “구청장과 김영미 마포구의회 의장에겐 제가 응모하라고 얘기했다"며 " 선정하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박 구청장은 지난 3월30일 열린 마포문인협회장 이·취임식에 참석해 “마포에 수많은 훌륭하신 분들의 글들을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읽고 느끼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난지도 메타세콰이어길에 ‘시인의 거리'를 만들도록 했다"고 밝혔다.

“마포 책생태계 위기…문체부와 서울시 중재 나서라”

한국에서 가장 많은 출판사들이 모여있고, 출판 관련 단체와 교육기관 등 다양한 ‘책문화’ 인프라를 풍성하게 갖춘 서울 마포구의 ‘책생태계'가 박강수 마포구청장의 ‘일방통행’ 행정으로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다는 우려가 크다.이날 간담회에서 이슬아 작가는 “이렇게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서울시가 중재했어야 한다"며 “서울시는 ‘책읽는 서울광장'처럼 책문화를 단지 ‘이미지 메이킹’ 용도로만 사용하고 버려선 안된다"고 말했다.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출판사 숫자라든가 산업적 역동성 측면에서 마포가 갖고 있는 힘은 대한민국 1등인데 지자체장 한 사람이 바뀌었다고 이렇게 자발적으로 생성된 책생태계를 흔드는 것은 매우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며 “문화체육관광부나 서울시가 무관심한 것은 정책적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일본, 중국... 현지서 K팝 시스템 돌리는 기획사들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 설립자 박진영은 미국 뉴욕에 살던 어린 시절 마이클 잭슨에 푹 빠졌다.국외 현지에서 선발한 멤버들을 케이팝 시스템으로 훈련·데뷔시켜 1차적으로 현지에서 인기를 얻고, 더 나아가 글로벌 인기 그룹으로 성장시킨다는 전략이다.제이와이피는 2018년 중국 현지화 보이그룹 ‘보이스토리'를 데뷔시킨 데 이어, 2020년 일본 현지화 걸그룹 ‘니쥬'를 선보여 성공을 거둔 바 있다.

23면

“새로운 세상 꿈꾸며 왕성하게 활동한 실천적 혁명가”

그리고 이는 그 이후 그를 생태운동과 초록정치에 헌신하면서 동물해방, 개발주의 반대, 공생적 섭생을 추구하는 방향과 결합시키게 했는데, 그가 생각하기에 자본 및 사회구성형태의 변화에 따라 오늘날의 저항은 성장주의에 기반한 탄소자본주의와, 인간의 마음과 교류형태를 포섭하는 정동자본주의에 맞서는 것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이었다.그는 현재까지 그에 맞서는 사회기획인 ‘탈성장 전환'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새로운 형태의 생태혁명인 ‘떡갈나무의 혁명'을 만들어내는 데 전념해왔다.계급에서 대중을 거쳐, 소수자와 다중 그리고 생명과 생태의 복잡계로 확장되는 그의 철학‧실천적 변신의 과정을 관통하는 것은 결국 지배권력에 맞서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과 해방적 주체성'을 구성하고자 했던 그의 헌신에 있을 것이다.

제11회 JW성천상에 부부의사 안미홍·김동연씨

제이더블유그룹의 공익재단인 중외학술복지재단은 제11회 성천상 수상자로 부부 의사 안미홍·김동연씨를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중외학술복지재단은 열악한 환경에 놓인 방글라데시에서 참된 인술을 통해 생명존중 정신을 실천한 공로를 인정해 이들을 제이더블유성천상 수상자로 선정했다.시상식은 오는 8월30일 경기 과천시 갈현동 제이더블유과천사옥에서 열린다.

클라우드앤, 한-싱가포르 국제공동연구 참가

클라우드앤은 지난 4일 싱가포르 국립대학인 난양공과대에서 싱가포르 국가디지털부가 주최한 ‘2023년 한-싱가포르 국제공동연구 사업 선정 시상식 및 착수보고회'에 참가했다.이번 국제공동연구는 양국간 정보통신·방송 융합산업 핵심기술의 개발 활성화, 글로벌 기술경쟁력 강화 및 정보통신·방송 신시장 창출 등에 기여하기 위해 진행된다.이번에 선정된 사업은 고려대, 난양공과대, 클라우드앤 등이 참여하는 ‘심층강화학습 기반 다중 공조공간 제어 알고리즘 개발'이다.

‘월클 테너’ 이용훈 ‘투란도트’로 국내 데뷔한다

‘월클 테너’ 이용훈이 국내 오페라 무대에 데뷔한다.이용훈은 국내보다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이름이 높다.지난 3~4월 영국 로열오페라극장이 선보인 <투란도트>에서도 그가 주역이었다.

김태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 별세…향년 54

전국택배노동조합을 설립, 초대 위원장으로 노조를 이끌었던 김태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이 지난 16일 별세했다.서비스연맹은 “김 수석부위원장은 특수고용노동자로서 최초로 노조 설립신고 필증 발급을 이끌어냈다"며 “이후 입법 운동으로 생활물류서비스발전법을 제정해서 택배노동자에 대한 법적 보호 장치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서비스연맹은 추도문을 내어 김 수석부위원장에 대해 “노동자들의 권리를, 민중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새 길을 개척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앞장서 고난을 헤쳐나갔던 참된 동지, 진정한 노동자"라며 “‘과로사 국면을 막기 위해 분초를 아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온몸을 던져 활동하다가 정작 동지가 과로사로 가셨으니 이 얼마나 애통한 일이냐. 그의 헌신 속에 택배노동자들은 많은 변화를 끌어냈고 지금도 바꿔가고 있다"고 했다.

한국 고3들, 국제물리올림피아드 ‘금메달’…종합 1위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53회 국제물리올림피아드에 출전한 한국 학생 5명이 모두 금메달을 땄다.올해 국제물리올림피아드에 출전한 대표 학생들은 한국물리학회에서 제공하는 통신교육와 겨울학교 및 집중교육 등을 거쳐 아시아물리올림피아드를 통해 선발됐다고 과기정통부는 밝혔다.한국은 2003년 대만에서 열린 제34회 대회에서 처음 미국과 함께 종합 1위를 한 뒤, 지금까지 여러차례 종합 1위를 달성했다.

7월18일 인사

7월18일 알림

‘이대희 개인전-신성한 선율'이 7월26∼31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 2층 4관에서 무료로 열린다.카카오뱅크는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복구와 이재민 지원을 위해 1억원의 성금을 기부했다.기부금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전국 지자체로 전달되며 피해 지역 시설 복구, 이재민 생필품·주거 지원 등에 사용된다.

7월18일 궂긴 소식

구형선씨 별세: 정승원 승욱 은영 승준씨 모친, 장동현 김주희씨 시모, 조한창씨 장모=16일 오후 4시58분 서울아산병원.이슬씨 별세: 이지한씨 부인, 이용상 박미숙씨 자녀=16일 오전 9시5분 은평성모병원.김복순씨 별세: 문영곤 왕곤 영희 영소 방곤 성용씨 모친, 서형래 은종준씨 장모=16일 오전 4시 전북 정읍사랑병원.

24면

검사와 대화 이어 ‘교사들과 대화’도 열릴 뻔했다

5월20일 오전 9시 국무회의에서 나이스 문제 토론이 있었다.윤덕홍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나이스 사태를 보고하면서 고3 입시에 나이스의 부분적 사용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전교조가 연가투쟁을 벌이면 처벌을 예고하고, 예고된 처벌은 집행할 수밖에 없다. 전교조가 정부의 굴복을 강요하고 있다. 징계 시 교사인력 부족을 미리 조사해두라. 인권위가 복잡한 기술적 문제에 지나치게 깊이 구체적으로 권고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국가의 합리적 의사결정을 힘으로 뒤엎으려는 기도는 용납해서는 안 된다.현 정부는 윤덕홍 장관을 포함해 과거 사회민주화에 기여한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교사 출신 이창동 문화부 장관이 “전교조의 역사를 보면 순기능도 있다.

25면

[포토에세이] 한반도는 장마 중

광장을 찾은 시민들이 조형물 아래에서 우산을 내려 놓은 채 휴대전화를 보며 비가 그치길 기다리는 여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하지만 장맛비로 인해 전국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인명 피해까지 나는 현실이 가슴 아픕니다.

‘무정부 사태’ 연상시키는 윤석열 정권의 무능함

윤석열 정권이 출범한지 1년2개월이 지났다.물난리에 국민의 생명이 쓰러져 가고 있는데, 외국을 방문한 대통령 부인의 ‘명품 쇼핑’ 보도는 우리를 한없이 슬프게 한다.이 시점에서 대통령의 인사정책이 바뀌어야 한다.

서울시의 대중교통 요금인상 강행…시민공청회 묵살한 시장은 답하라

지난 12일 서울시 물가심의위원회에서 버스·지하철 요금 인상안이 통과됐다.버스·지하철 등이 단순히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이 아니라 국가와 지자체가 책임지고 공공성을 보장하는 ‘공공교통'이 돼야 하는 이유다.오 시장은 시민의 질문을 묵살하며 교통요금 인상을 강행했지만 이것이 결코 끝이 될 수 없다.

대체역 심사위원회의 복무 기간 단축 제안을 환영한다

양심적 병역거부자 처벌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도입된 대체역 1기생 3년 복무가 올해 10월 만료된다.다행스럽게도 지난 5월 국가인권위원회의 대체역 복무 기간 6개월 단축안에 이어 7월3일 대체역 심사위가 출범 3년 만에 복무 기간 9개월 단축 개선안을 병무청에 제시했다.대체역 신청인의 적격 여부 심사를 담당하는 위원회가 복무 전반의 개선을 제안한 것에 대해 국방부와 법무부는 공히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정치가 개입하는 평가‘시장’…시험에 의한 통치질서 바꿔야

여당이 기업에서 인정하는 토익 성적의 유효기간을 2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토익 유효기간이 5년으로 늘고 수능에 킬러 문항이 빠진다고 해도, 국가가 교육시장을 타이르고 정치도 거들며 시험정책을 서둘러 바꾸는 관행에 집착한다면, 큰 시험에 의한 통치질서는 바뀌지 않는다.시험내용과 난이도는 달라지더라도 시험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삶은 달라지지 않는다.

26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대통령, 영부인, 참모

노무현 대통령은 자서전 <운명이다>에서 “비가 오지 않아도, 비가 너무 많이 내려도 다 내 책임인 것 같았다. 대통령은 그런 자리였다"고 썼다.대통령실은 무얼 하고 있었던 걸까.아무리 유럽과 시차를 고려해도 이런 중대한 사안은 대통령에게 곧바로 보고하고 지시를 받아야 하는 게 아닌가.

한국인의 명품 사랑 증명한 김건희 여사? [유레카]

‘명품'은 본래 ‘비싼 상품'보단 ‘뛰어난 작품'에 더 가까운 말이었다.하지만 현재 한국에서 ‘명품'이라고 할 때 흔히 떠올리는 것은 샤넬, 디오르, 구치, 루이뷔통, 에르메스 등의 유명 사치품 브랜드다.이들 브랜드가 처음 국내에 상륙할 당시 호화품·사치품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상쇄하기 위해 명품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까닭이라고 한다.

굶주림만이 빈민을 일하게 하는가?

자유를 중시하는 정부와 여당이 실업자가 실업급여로 선글라스를 사건 우산을 사건 무슨 상관일까마는, 여성과 청년을 주된 부정수급자로 비난하는 보도를 보며 20여년 전 외환위기 당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거의 유일한 실업대책이던 공공근로사업에 대한 비난이 떠올랐다.미국에서는 거의 모든 주에서 실업보험을 위한 급여세를 사용자만이 내는데, 더 중요한 사실은 보험의 원칙에 충실하게 일시 해고를 남용한 사용자가 그러지 않은 사용자보다 더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다는 점이다.예를 들어 애리조나주의 경우 기준 임금 8천달러에 대한 신규 사용자의 세율은 2%인데, 통계가 쌓인 수년 뒤에는 해당 기업이 얼마만큼의 실업보험 지출을 유발했는가에 따라 최저 0.07%에서 최고 18.78% 사이 세율을 적용받는다.

27면

[사설] “뛰어가도 상황 바꿀 수 없다”, 대통령실이 할 말인가

지난 16일 폴란드 현지에서 대통령실 고위관계자가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배경을 설명하면서 ‘국내 수해 피해가 있는데, 출발 전에 취소를 검토하진 않았느냐'는 물음에 “지금 당장 서울로 뛰어간다고 해도 상황을 크게 바꿀 수 없다"고 한 말이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백번 양보해 우크라이나 방문이 그토록 불가피한 일이라고 생각하더라도, ‘어차피 돌아가도 대통령이 할 일이 없다'는 식의 무책임하고 무덤덤한 말이 아니라, 좀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이해를 구했어야 할 일이다.‘가도 할 일 없다'는 대통령실의 말에는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데 대한 최소한의 죄송함, 희생자들을 향한 아픔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사설] 거대로펌과 ‘특수관계’ 권영준 후보, 대법관 자격 없다

국회가 18일 본회의를 열어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동의 여부를 표결한다.대법관이 된다고 해서 이런 관계가 말끔히 해소된다고 누가 보증할 수 있나.권 후보자는 “그 로펌들이 대리하는 사건은 스스로 회피하겠다"고 했는데, 말이 안 된다.

새로운 천하삼분지계 속 중국이란 난제

지난 3월 언저리에서 5월 주요 7개국 정상회의를 거쳐 이달 11~12일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로 이어지는 다섯달의 시간은 ‘신냉전의 시작'이란 새로운 정세 변화 속에서 서구의 대중국 전략이 구체화한 ‘변곡점'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넉달 뒤인 6월 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모인 나토 정상들은 동맹의 전략문서인 ‘전략 개념'을 12년 만에 수정해 러시아를 “가장 심각하고 직접적인 ‘위협’", 중국은 “서구의 이익·안보·가치에 대한 ‘도전’“이라 명시했다.러시아는 ‘위협’, 중국은 ‘도전'이 된 이상 서구는 ‘두개의 전선'에서 두 대국을 동시에 상대할 수밖에 없게 됐다.

실업급여, 그 이상의 안전망을 원한다

지난 12일 국민의힘 노동개혁특별위원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개최한 ‘실업급여 제도 개선 공청회'는 모욕과 혐오 생산의 장이었다.김수경 민주노총 여성국장은 “실업급여 지급은 성별, 세대별, 산업별, 규모별 고용 중단의 각기 다른 상황을 투명하게 보여주는데, 여성 청년을 콕 짚어서 달콤한 실업급여로 공적 기금을 가로채는 집단으로 몰아가는 저의가 무엇인지” 물었다.제이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복지팀 활동가는 “부당하게 어쩔 수 없이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에도 명확한 증거를 토대로 한 피해 입증 없이는 자발적 퇴사로 여겨지기 때문에 실업급여를 받기 어렵다. 정부는 복지 수급자에 대한 의심과 낙인, 혐오를 프레이밍하면서 국민들 사이 제로섬게임을 부추기는 걸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기후위기 뒤처진 매뉴얼, 국회서 잠자는 ‘수해방지법’

지난 주말 전국을 덮친 물난리로 17일 오후 8시 현재 41명이 목숨을 잃고 9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피해가 현실화하고 나서야 뒷북 대응에 나서고 그마저도 시간이 지나면 시들해지는 악순환을 이번에는 반드시 끊어야 한다.정부는 새롭게 대두한 집중호우라는 재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해 대비 매뉴얼을 전면 개선하고, 국회도 관련 입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