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면
숨진 이재명 초대 비서실장 “일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억울하다”
지난 9일 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씨는 유서에서 이 대표 관련 의혹에 이름이 거론되는 등 자신이 수사 대상에 오른 것에 억울함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는 이날 전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지난해 12월26일 전씨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소환해 한 차례 피의자 신문을 진행했다"고 밝혔다.검찰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전씨에 대한 추가 소환을 검토한 적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 대표 구속영장청구서에 그를 공범으로 적시했다.
지난 1월 경상수지가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1월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서비스수지도 악화하면서 이례적으로 큰 폭의 경상수지 적자가 나타났다"면서 “2월에는 무역수지 적자가 상당폭 줄어, 경상수지가 균형 수준에 가깝게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반도체 등의 수출 부진 탓에 상품수지 적자가 역대 최대 규모인 74억6000만달러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만장일치로 국가주석직 3연임을 공식 확정했다.시 주석은 이날 만장일치로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도 재선출됐다.지난해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당 총서기와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재선출된 데 이어 이날 국가주석과 중앙군사위 주석직 3연임을 확정함으로써 당·군·정을 모두 장악한 명실상부한 중국 최고 지도자로서의 입지를 재확인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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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감소·중국 부진·킹달러 공포까지…한국 경제 빨간불
경상수지가 올해 첫 달 사상 최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한국 경제 전반에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경상수지는 국가의 대외건전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데다, 국내에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다는 뜻이어서 외환시장에도 불안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를 보면 지난 1월 경상수지가 45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것은 수출 부진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9일 약 6조9000억달러 규모의 2024회계연도 예산안을 발표했다.‘부자 증세'를 공식화하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평시 기준 사상 최대의 국방비를 편성했다.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를 찾아 2023회계연도보다 약 8% 증액된 규모의 2024회계연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통상교섭본부장 “과도한 경영 개입 안 돼…미국에 반도체법 문제제기”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9일 논란이 커지고 있는 미국 반도체지원법의 보조금 지급 기준과 관련해 “기업 불확실성 심화, 과도한 경영 개입,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 비용 증가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미국 측에 적극 문제제기했다"고 밝혔다.미국 측은 “한국은 반도체 분야 협력에서 가장 중요한 파트너의 하나"라며 한국 정부 및 기업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고 안 본부장은 전했다.미 반도체법 보조금 지급 기준은 초과이익 공유, 중국 투자 제한, 미 국방부의 반도체 공장 접근 허용, 상세 재무계획 및 생산 정보 제출 등을 조건으로 내걸어 한국은 물론 대만, 유럽 등에서도 기업에 ‘무리한 요구'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 사태에…미국 4대은행 시총 69조원 증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고강도 긴축 여파로 실리콘밸리 기반의 한 은행이 큰 손실을 봤다.실리콘밸리은행의 지주회사 SVB파이낸셜이 채권 매도 및 신주 발행 계획을 밝힌 게 은행주 투매의 도화선이 됐다.SVB파이낸셜은 세후 18억달러의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보유 채권을 매도하고, 이 손실을 메우고자 신주를 발행해 22억5000만달러를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A3면
이재명 대표 영장에 ‘전씨, 성남FC 후원금 관여…의사 전달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경기지사일 때 비서실장을 지낸 전모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데는 검찰 수사가 직간접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에 입건된 전씨는 지난해 12월26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한 차례 조사를 받았다.이 대표는 2014년 10월 성남시 소유 부지를 매각하는 대가로 네이버에 성남FC 후원금 50억원을 달라고 요구한 혐의를 받는데, 검찰은 전씨가 이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봤다.
이재명, 예정보다 6시간40여분 늦은 조문…취재진 질문에 ‘침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자신의 전 비서실장 전모씨 빈소가 마련된 성남시의료원을 찾았다.일각에서는 이 대표 조문을 전씨 유족들이 반기지 않는다는 관측을 내놨으나 이를 공개 해명한 것이다.이 대표는 이날 오후 8시5분쯤 빈소에서 나왔다.
숨진 전모씨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이었다.이 대표와의 인연은 2010년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당선되면서 시작됐을 것으로 보인다.전씨는 2013년 성남시 비서실장으로 발탁되면서 이 대표를 보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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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검찰의 미친 칼질 용서 못해”…검찰 책임론 부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본인이 연루된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은 측근이 사망하자 검찰의 과도한 압박 수사를 비난했다.이 대표는 경기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믿을 수 없는 부고를 접했다. 제가 만난 공직자 중에 가장 청렴하고 성실하고 헌신적이고 유능했던 한 공직자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며 이같이 밝혔다.이 대표는 전씨가 “검찰의 압박수사에 매우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김기현 “이재명, 당대표로서 직무수행 가능한지 심사숙고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첫 비서실장을 지낸 전모씨가 사망한 데 대해 “민주당 대표로서 직무 수행이 적합한지 심사숙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선 숨진 분의 명복을 빈다. 너무나 안타깝다"면서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5명이 왜 이렇게 목숨을 버리는 결정을 하는지 궁금하다. 이 대표의 입장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그는 민주당에서 검찰의 과도한 수사를 이유로 드는 데 대해 “검찰의 과도한 수사라면 무슨 가혹행위나 고문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목숨을 버린 분들은 그런 주장을 안 하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강제동원 배상안 부정적 영향…윤 대통령 지지율 2주 연속 하락 ‘34%’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2주 연속 하락해 34%를 기록했다.직무를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전주보다 3%포인트 오른 58%였다.윤 대통령이 직무를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한 이들은 그 이유로 ‘일본 관계·강제동원 배상 문제'와 ‘외교'를 가장 많이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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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RA만큼 줄게”…EU, 친환경 산업에 보조금 전폭 지원
유럽연합이 9일 친환경 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규정을 대폭 완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이날 EU 집행위가 발표한 보조금 지급 규정 완화 방안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에서 공개한 ‘그린딜 산업계획'의 일환이다.EU 집행위는 지난달 1일 EU 회원국 정부들이 재생에너지 또는 탄소 감축 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2025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관련 규정을 완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선대 회장 재산 2조원 재분할해달라” 소송…LG “적법하게 상속…경영권 흔들지 말라”
구광모 LG그룹 대표가 가족들로부터 “고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을 다시 분할해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당했다.특히 LG그룹 전통에 따라 경영권 관련 재산인 LG 지분 모두는 구 대표에게 상속돼야 했으나, 구 대표가 가족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연경씨와 연수씨가 각각 LG 지분 2.01%와 0.51%를 상속받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LG그룹은 1947년 창업 이후 지금까지 경영권은 물론 재산 관련 분쟁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 대사는 9일 워싱턴 한미경제연구소에서 열린 한·미동맹 70주년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다.미국은 그간 밝힌 대로 역사화해를 중시하고 한·미·일 협력의 토대를 굳건히 하고자 한다면 지금이라도 일본에 적절한 조치를 주문해야 한다.조 대사는 “윤 대통령은 문제를 정치적 관점이 아닌 전략적 관점, 더 넓은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했다"고 강조했지만, 일본의 전향적 태도 없이는 문제 해결도, 한·일관계의 미래도 불완전하다는 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경매 종료 전 ‘전세사기 피해확인서’ 발급…긴급주거 월세 선납 폐지
경매 종료 이전이라도 조건부 전세사기 피해 확인서를 받을 수 있도록 발급 요건이 완화된다.기존에는 경매가 종료돼 피해액이 확정된 경우에만 피해 확인서를 발급받을 수 있어 대출 만기를 앞둔 피해자들이 긴급주거나 저리대출 등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앞으로는 경매 종료 이전이라도 보증금 피해가 확실한 경우 조건부 전세사기 피해 확인서를 받을 수 있도록 바뀐다.
친여 사외이사 내정자 사퇴…KT 대표 선출 또 ‘장외압박’
윤석열 대선 캠프 출신인 임승태 법무법인 화우 고문이 KT 사외이사 내정 이틀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앞서 구 대표의 연임이 확정되자 KT 지분 10.13%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밀실 담합"이라고 비판했고, 결국 구 대표는 연임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이 같은 상황에서 KT 2대 주주인 현대차그룹은 KT에 대표나 사외이사 선출 같은 주요 현안이 있으면 이사회가 대주주 의사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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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중증 장애인 조카와 70대 이모가 외부 출입을 끊은 지 약 열흘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아파트 관리사무소장 C씨는 “B씨는 종종 나와 고양이 밥을 주곤 했다"며 “‘냄새가 난다'는 민원을 받은 후 인터폰 벨을 눌러도 답이 없었다. B씨가 생필품을 사러 다니던 마트에 가니 ‘일주일 동안 오지 않았다'고 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B씨는 매달 관리비를 연체하지 않고 꼬박꼬박 냈지만 2월 말에 내야 했던 지난 1월 관리비는 미납했다고 한다.
12일 아침까지 비교적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겠지만 비나 눈이 내리고,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낮부터는 꽃샘추위가 찾아올 것이라는 예보가 나왔다.11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3~13도, 낮 최고기온은 16~26도 분포를 보이겠다.12일 아침 최저기온은 2~13도, 낮 최고기온은 7~19도 사이로 예상된다.
선정성 논란 ‘나는 신이다’ PD “또 다른 사이비 종교 피해자 막으려 연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을 연출한 조성현 PD가 다큐멘터리의 선정성을 비판하는 견해에 대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고 내부자가 한두 사람이라도 빠져나가게 하려는 의도였다고 설명했다.조 PD는 “넷플릭스에서도 몇몇 장면에 대해 우려를 표했지만 제작자 입장에서 설득했다.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해야겠다는 제작의도에는 이 형태가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10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 PD는 ‘장면을 재연하거나 시신을 모자이크 처리하지 않는 등의 방식이 사안의 심각성을 알리는 최선의 방식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모자이크를 해 뿌옇게 보여주거나 한 사이비 교주가 신도에게 ‘몹쓸짓'을 했다고 하며 끝나는 게 아니라 피해자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피해가 얼마나 끔찍했는지, 왜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건지 많은 분들과 같이 고민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피해 학생과 화해도 안 했는데…“반성했으니 학교폭력 기록 삭제”
2018년 9월 춘천지방법원 제1행정부가 정순신 변호사 아들 정모씨의 학교폭력 재심결정 취소 소송을 기각하며 판결문에 쓴 내용이다.학생부 기록 삭제를 심의할 때 반성과 화해 여부를 더 충실히 판단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10일 교육부의 2023년 학교폭력 사안 처리 가이드북을 보면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사항 중 4호·5호·6호·7호는 졸업 시점에 전담기구의 심의를 거쳐서 학생부에서 삭제할 수 있다.
오늘의 부고 - 2023년 3월 11일
2023년 3월 11일 포근한 한낮 공기[오늘의 날씨]
2023년 3월 11일 포근한 한낮 공기 [오늘의 날씨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류삼영 총경이 받은 정직 3개월 징계의 효력을 법원이 10일 정지했다.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는 이날 류 총경이 징계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신청한 사건의 심문을 진행한 뒤 류 총경 신청을 일부 인용하는 결정을 했다.본안사건인 징계 취소소송의 1심 판결 선고 후 30일까지 징계 효력이 정지된다.
일본방사성오염수방류저지공동행동과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등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1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가 일본 정부에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의 장기 보관을 요구할 것을 촉구하며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A8면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파트2 시작…영광과 지옥 사이, 종착지는?[이진송의 아니 근데]
올 초, 드라마 <더 글로리>를 보지 않은 사람들은 꽤나 어리둥절했을 것이다.!“이라고 이름을 연호하는 장면들이 일상적으로 연출되었을 테니까. 2022년 12월30일 파트1이 방영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의 명장면 패러디이다. 김은숙 작가와 송혜교의 출연으로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몰았던 <더 글로리>는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았다. <더 글로리>를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 하나, 봄바람을 타고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예정이다. 2023년 3월10일 파트2가 공개되었다.연진에게 가해 사실은 그저 학창 시절의 유희에 불과했고, 피해자들은 다수였기에 동은은 개별적인 존재로 입력되지 않는다.동은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 상상 속의 연진에게 스테이플러를 박으며 “적어도 날 알아는 봤어야지"라고 읊조린다.
세계 여성의날인 지난 8일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앞에서 구호가 울려퍼졌다.당시 노동자들은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고 외쳤다.빵은 저임금에 시달리던 여성들의 생존권을, 장미는 남성과 동등한 참정권을 의미했다.
A11면
‘도다리+쑥’ 이 뻔한 조합은 가라~ ‘쏨뱅이 쑥국’ 납신다~[지극히 味적인 시장]
봄이면 으레 찾는 도다리쑥국의 그 주인공이다.쑥국 먹을 때 나온 생선 생김새와는 다른 이유는 도다리라 알고 먹었던 모든 쑥국에는 가자미가 들어갔기 때문이다.도다리로 끓인 쑥국은 거의 먹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A12면
함께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리, 부디 골칫덩이 취급되지 않기를…[우당탕탕 귤엔터]
날이 따뜻해져서 요새는 귤엔터의 마지막 반려견 연습생 오렌지와 밖에 자주 앉아 있곤 한다.꼭 모든 도심 자극에 무던할 필요는 없지만 오렌지가 어떤 가족과 어떤 환경에서 살게 될지 모르니 가능한 한 연습을 많이 하게 해주고 싶다.사실 ADHD나 감각처리장애에 대해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 그들은 나를 위로하기 위해서인지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는 말을 해주곤 한다.
봄바람을 초대했어요 [도대체 작가의 토요툰
A13면
자연 속 ‘신의 흔적’을 처음 찾는 기쁨…인류 도약의 원동력이 되다[이은수의 아이겐밸류 - 인간의 고유함을 되묻다]
지난번에 예고한 대로 인공지능의 파고가 지나간 이후에도 여전히 그 자리에 남을 인간의 고유한 아이겐밸류를 되묻는 우리의 여정은 ‘발견하다'라는 동사로부터 시작한다.그러나 키케로의 말이 갖는 신빙성의 무게를 고려할 때, 아르키메데스가 무덤에 남기고 싶어했을 만큼 원뿔과 구와 원기둥의 관계에 대한 자신의 발견을 가장 자랑스러워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그러나 “그 이전에 어느 누구도 찾아내지 못했던” 그래서 일종의 자연에 숨겨진 신의 흔적으로 남아 있던 이 관계를 자신이 처음으로 ‘발견'했기 때문이다.
A14면
그가 셔터를 누르는 순간, 사진의 경계는 흔들렸다[김창길의 사진공책]
정보화 시대의 인간을 뜻하는 ‘호모 인포매티쿠스’, 디지털 시대의 ‘호모 디지쿠스’, 소비하는 인간 ‘호모 콘수머스’, 플라스틱 없이 살 수 없는 ‘호모 플라스티쿠스’, 스마트폰을 손에 든 ‘호모 모빌리스’, 그리고 사진을 찍는 인간 ‘호모 포토쿠스’.한국을 대표하는 호모 포토쿠스 네 명의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이 있다.1996년 강운구 작가가 서울 인사동 한 찻집에 있던 세 명의 호모 포토쿠스를 찍은 흑백 사진이다.
A15면
마녀, 거짓말쟁이, 혜지···‘여성 사냥’은 끝나지 않았다[책과 삶]
최근 많은 시위 현장에서 외쳐지는 슬로건이다.여성에 대한 폭력에 반대하며, 저항하는 주체로서 여성을 강조한다.현재에도 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등에서 자행되고 있는 마녀사냥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우리는 당신들이 불태우지 못한 마녀의 후손들이다!>, 성폭력 피해자의 말이 불신받고, 오히려 가해자를 ‘마녀 사냥'한다고 비난당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불신당하는 말>, 여성에 대한 차별과 배제가 작동하는 게임산업 실태를 분석한 <여성 게이머는 총을 쏠 수 있는가>를 소개한다.
시인의 처절한 트라우마를 정교하게 기록하다[김소연의 논픽션 권하기]
시인은 이 이야기가 끝나가는 즈음에서, “우리 이야기에서 가장 절실하게 피해왔던 부분을 쓰려고 마침내 자리에 앉았을 때. 내가 억지로 기운을 내서 마침내 그 모든 증거를 읽어보게 됐을 때 나는 바닥에 쓰러져 방금 막 엄마의 죽음을 알게 된 것처럼 애끓는 소리로 울부짖었다"라고 적어두었다.극한의 불행한 사건을 겪고 한 개인이 그것을 트라우마로 오래 간직해왔을 때에 필연적으로 생기는 흔적들.불행한 사건의 순간이 조금씩 조금씩 과거라는 세월 속으로 흘러들어갈 때까지, 해안가의 단단한 조개껍질처럼 그 모든 썰물과 밀물들을 온몸으로 견딘 시간들.
A16면
조현병·알츠하이머·이인증 사례가 말한다 “자아는 허구”[책과 삶]
아난타스와미는 서사가 형성되기 전부터 몸에 내재돼 경험하는 존재인 ‘주체로서의 자아'가 있다고 한다.몸의 일부를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느껴 잘라내고 싶어하는 신체통합정체성장애도 이를 증명하는 사례로 본다.심지어 자신이 죽었다고 주장하는 코타르 증후군 환자에게도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주체로서의 자아는 있다.
“인간 역시 먹이일 뿐”…존엄·우월한 존재라는 착각을 꼬집다[책과 삶]
어린 시절부터 울타리 안에 있는 동물만 마주한 현대인이 포식자 동물의 ‘먹이'가 될 뻔한 상황을 경험할 일은 극히 드물다.저자는 ‘존재론적 완전 채식주의’ 관점에도 다른 시각을 취한다.세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동떨어진 방식의 채식주의는 존중받는 생명의 범위를 인간 밖으로 확장하지만, 그 경계 밖에 존중의 대상이 되지 않는 존재를 여전히 남겨둔다는 것이다.
시민 정치 참여 막는 ‘팬’으로 규정한 공격[책과 삶]
지난해 10월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는 ‘팬덤과 민주주의 특별위원회'를 출범했다.통합위는 " ‘팬덤 정치'의 출현이 토론과 타협을 어렵게 하고 국민 통합을 저해하고 있다"며 특위 출범의 배경을 밝히고, 관련 연구를 통해 개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저자는 팬덤 정치라 불리는 시민의 정치 참여가 무결하지 않다면서도, 이를 성찰적·비판적으로 보기 위해서라도 낙인은 옳지 않다고 말한다.
붉게 물든 하늘 위로 철새 무리가 대형을 맞춰 날아간다.그를 닮은 새 그림자들도 떼 지어 함께 이동한다.책을 덮고 나면 무리 속에서 무언가의 그림자가 되기보다 그 자체로 존재하고 싶어진다.
A17면
‘극과 극’ 한계에서 시작하는 페미니즘[책과 책 사이]
십대부터 ‘밤 세계'를 경험한 AV배우 출신 여성 작가, 대표적 페미니스트와의 만남이라니 그 자체로 흥미롭다.우에노는 스즈키의 책 <귀엽고 심술 맞은 여동생이 되고 싶어>를 보고 “이런 제목을 쓰는 건 이제 한계가 왔죠"라고 논평한다.자신의 한계 밖으로 나가고자 애쓰는 젊은 작가와 우에노가 주고받은 편지글은 페미니즘의 새로운 연대 가능성을 보여준다.
바다 위 선박들은 인공위성과 GPS를 통한 내비게이션, 수중음파 탐지기에 의존해 항해한다.그래도 육지와 바다가 만나는 곳, 항구의 불빛이 비치지 않는 외딴 곳에 우뚝 솟은 등대는 여전한 낭만의 상징이다.이 바위섬에 1891년 등대가 세워졌다.
카메룬 북부 출신인 저자 자일리 아마두 아말은 열일곱 살에 강제로 결혼해 사헬 여성의 삶을 고스란히 겪었다.사헬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세 편의 소설로 국제적 주목을 받은 아말은 ‘사헬의 여성'이라는 단체를 이끌며 이들의 교육에 힘쓰고 있다.책은 강제결혼, 부부강간, 일부다처제 등의 문제를 여성의 시점으로 다룬다.
“삶도 글도 되풀이하는 것만이 살아 있다”[토요일의 문장]
‘소설 속 글쓰기 강의’ 형식이다.결혼 생활과 육아 이야기에 녹취록을 푼 듯한 강의를 교차한다.
A19면
김윤씨는 이 마을에 소 40여마리를 키우고 있다.혼자서 매일 40여마리의 소를 돌보는 게 힘들 법도 한데, 김윤씨는 스스로 늙지 않는 청춘이라고 말한다.그를 ‘영원한 청춘'으로 살게 해주는 존재는 소 말고도 더 있다.
후커는 루터가 생전 새로운 파트너로 추천했던 곤돌프를 찾아간다.곤돌프는 루터가 로네건의 부하에게 살해된 것을 알아내고 치밀한 복수를 계획한다.이들의 계획을 꿈에도 생각지 못한 로네건은 곤돌프와 후커가 벌인 도박판에 뛰어든다.
A20면
심장에는 3개의 큰 혈관이 있는데, 이를 관상동맥이라고 한다.전체 환자 중 심장사, 심근경색, 반복적인 스텐트 시술과 같은 결과는 혈관 내 영상장비를 사용한 시술 그룹에선 각 1.7%, 3.7%, 3.4%씩 발생했다.조영술만으로 시술을 시행한 그룹에선 각 3.8%, 5.6%, 5.5%씩으로 혈관 내 영상장비를 사용한 시술 그룹보다 발생률이 더 높았다.
명지병원이 신속진단과 정밀수술의 기치를 내걸고 ‘전립선암·신장암센터'를 개설, 지난 7일 개소식을 했다.비뇨기암 복강경 및 로봇수술 등 최소침습수술 권위자인 김현회 교수가 센터장을 맡아 진료부터 검사까지 한 공간에서 이뤄진다.대부분 하루 안에 끝내는 빠른 진단 및 검사와 4세대 로봇수술기를 활용한 정밀수술, 그리고 유기적인 다학제 진료시스템 등이 특징이다.
부르튼 입술·입속의 염증…스트레스가 쌓였다는 신호[톡톡! 30초 건강학]
피로가 누적되거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 입술이나 입술 주변이 부르트는 경우가 적지 않다.비장이 약해지면 몸이 피곤해지고 면역력도 저하돼 평소 몸속에 있던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입술에 물집으로 돋아난다.피곤할 때마다 입술이 부르튼다면 과식을 삼가고 비장 기능 및 면역력 강화에 신경을 써야 한다.
색 구분 어려운 ‘색각이상’…만 8세부터 검사 받아 보세요
색맹, 색약 등 색을 구분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색각이상은 망막에 있는 원뿔세포 비율에 따라 발생한다.김안과병원 사시소아센터 김대희 전문의는 “색각이상은 근본적인 치료방법이나 예방법은 없지만, 검사를 통해 색각이상 여부를 확인하면 색인지가 필요한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김 전문의는 “색 구분을 또렷하게 만들어 준다고 알려진 특수렌즈와 안경은 모자란 부분을 보충하는 것이 아니라 색을 전반적으로 바꾸기 때문에 색각이상을 치료해 주는 것이 아니며, 색인지를 호전시킨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이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400례를 달성했다.2009년 5월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처음으로 성공한 이후 100례 달성까지 6년이 소요됐다.이후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의 증가에 힘입어, 2018년 200례, 2021년 300례를 넘었다.
순천향대학교중앙의료원이 환자용 스마트 모바일 APP를 출시, 이달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5월 말까지 입원 수속앱을 개발하고, 이후에는 전자처방전을 개발하는 등 종이가 필요 없는 의료서비스를 구현하게 된다.서유성 의료원장은 “순천향대학교중앙의료원은 스마트 진료 환경구축을 통해 환자들의 편의를 증진하고 ESG 경영도 구현나가겠다"고 강조했다.
A21면
꽉 붙잡았던 근성, 툭 놓아버린 정신…호주전 강백호 ‘세리머니 아웃’
“언제까지 김광현, 양현종이냐” 같은 영혼 없는 푸념을 할 게 아니라, 전성기에 한국 야구 중흥기를 이어받았던 ‘광현종 세대'가 퇴보하기 시작했는데도 다음 주자가 보이지 않는 현실을 걱정해야 한다.한국은 10일 일본전에서는 무기력함을 넘어 처참한 경기를 했다.선발 김광현이 2회까지 호투했지만 3회를 버티지 못하고 원태인이 등판해 2이닝을 잘 막은 뒤로 ‘끝'이었다.
10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00m 1차 예선.7년 만에 국내에서 열린 대회의 이날 경기는 준준결승으로 가는 길목일 뿐이었지만 관중석의 분위기는 예사롭지 않았다.린샤오쥔은 이번 대회 개인 종목 남자 500m와 남자 1000m에 출전한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의 최고 스타는 단연 일본 대표팀 오타니 쇼헤이다.오타니의 일본 대표팀 유니폼, 에인절스 유니폼, 닛폰햄 유니폼을 입은 팬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도쿄돔은 오타니를 보러온 팬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만원사례를 이뤘다.
8일 A조에서 파나마가 대만을 꺾고 WBC 출전 사상 첫 승을 거두더니 9일에는 이탈리아가 A조 최강으로 평가되던 쿠바를 연장전 승부치기 끝에 꺾었다.이어 B조에서도 사상 첫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진출한 체코가 첫 경기부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체코는 10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중국을 8-5로 꺾었다.
남자배구 대한항공이 3년 연속 V리그 정규리그를 제패했다.대한항공은 승점 1만 따내면 리그 1위를 확정하는 상황이었다.풀세트 접전 끝에 지더라도 우승이었던 대한항공은 1세트를 25-18로 가져와 기세를 잡은 뒤 2세트까지 따내면서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리그 1위를 결정지었다.
A22면
[사유와 성찰] 챗GPT는 ‘삼장법사’가 될 수 있을까
다른 세상의 일 또는 학계나 업계의 영역으로 생각했는데, 일반인들도 이를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하지만 이제 챗GPT의 등장으로 이 ‘삼장법사'의 지위도 조만간 인공지능에 양보해야 할지도 모르겠다.이대로라면 머지않아 소설이나 영화에서처럼 인공지능이 깨달음을 얻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법도 하다.
악착같이 수신료를 받아가는 아버지 탓에 덴고는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가 되고 NHK라는 별명이 붙는다.시민들의 수신료는 공영방송 운영 재원이다.수신료는 방송법에 따라 ‘텔레비전 수상기를 소지한 사람'에게 월 2500원씩 부과·징수하게 돼 있다.
여러 개의 LED 불빛 숫자.작가가 의도적으로 배제해온 숫자 0은 삶과 죽음이 교차되는 총체적이고 무한한 것이자, 무아의 궁극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다쓰오의 깜빡거리는 숫자를 보는 관람객은 각자 나름의 보폭에 맞춰 사색을 할 것이다.
그것이 60년도 지난 혁명의 정신이 소멸되지 않고 진정으로 살아 숨 쉬게 만드는 방법일 것이다.비수도권 지역도, 지역 대학도 몇 십 년 전 혁명의 정신과 희생자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고 잊힐 것이라 하지만,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는 정호승 시인의 시구처럼 아무리 꽃이 진다고 그것이 사라져 없어져 버리는 것이 아니다.벚꽃과 맞물린 소멸의 위기에 생기를 돋울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A23면
일부 한국인들은 자신들의 나라를 정체되고 변화 없는 나라로 묘사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꽤나 객관적이지 못한 생각이다.어감이 좀 그렇지만, ‘아버지를 죽이는 것'은 변화에 대한 태도와 관련이 있다.한국인들이 끊임없이 아버지를 죽여왔다는 것은 한국이 그만큼 변화를 추구해 왔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사설] 현장에서 미작동한 전세사기 대책 촘촘히 살펴야
정부가 10일 전세사기 피해자 추가 지원책을 내놓았다.경매 절차가 끝나기 전이라도 전세피해지원센터에서 피해확인서를 조건부로 발급받게 한 것이 대표적이다.조건부 피해확인서로라도 전세자금 저리 대출과 긴급주거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사설] 기후위기로 커지는 가뭄·산불 위험, 종합대책 시급하다
지난 8일 발생 후 20시간 동안 축구장 230개 면적을 태우고 주불이 잡혔던 경남 합천군 산불이 10일 재발화해 10시간 만에 진화됐다.산불이 많아지고 대형화·장기화하는 것은 기후위기와 떼어놓고 말할 수 없다.전문가들은 한반도에서도 극한 기후 양상이 두드러지면서 산불 등 대형 재난을 촉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설] 이 대표 주변에서 이어지는 안타깝고 석연찮은 죽음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모씨가 9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이 대표는 10일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검찰이 없는 사실을 조작해서 들이대니 억울해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 아니냐. 이재명 때문이냐"고 했다.하지만 시민들은 이 대표 주변에서 관련자들이 잇따라 사망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나에게 1시간의 시간을 주면 당신들을 나의 서점에 반드시 오게 만들겠다, 나의 책을 찾아 읽게 만들겠다, 적어도 나라는 사람을 기억하게 만들겠다, 하는 마음, 혹은 기회.C와 세 번의 글쓰기 강연을 함께하는 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그는 단 하나의 말도 허투루 하는 법이 없었고 그래서 그의 조곤조곤한 말은 정확하고 선명하게 문제의 본질을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