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면

속 빈 경제 성과…‘혹’만 붙인 외교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16일 한·일 정상회담은 정부의 ‘대승적·선제적’ 강제동원 해법 발표에도 일본 태도가 전혀 변하지 않았음을 확인해줬다.하지만 실상은 한국 외교당국이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일본 측에 기시다 총리가 직접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반성과 사죄'를 읽어줄 것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일본이 사과나 진일보한 조치를 내놓지 않는데도 윤 대통령은 “2018년 그동안의 정부 입장과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해석과 다른 내용의 판결이 선고됐다"며 한국 사법부 판결이 잘못됐다고 공개 평가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을 살려라…미 대형은행 11곳, 300억달러 예치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월가 대형은행들이 ‘제2의 실리콘밸리은행 사태’ 우려가 끊이지 않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 대해 총력 지원에 나섰다.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 시티그룹, 웰스파고 등 대형은행 11곳은 16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 300억달러를 예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SVB 파산 이후 위기설이 계속 나오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예금보험 한도인 25만달러를 넘는 예금 비중이 높아 뱅크런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국내 첫 GPT-4 탑재한 카톡 채널 아숙업 써보니…

국내외 정보기술 업체들이 오픈AI의 새로운 대형언어모델 ‘GPT-4'를 탑재한 서비스를 속속 내놓기 시작했다.국내 업체인 업스테이지는 카카오톡 메신저 기반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인 ‘아숙업'에 GPT-4를 적용했다고 17일 밝혔다.아숙업은 카카오톡으로 ‘챗GPT'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서비스로, 지난 6일 출시됐다.

대미 공동전선 구축하나…시진핑, 20~22일 방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0~22일 러시아를 국빈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고 중국 외교부가 17일 밝혔다.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시 주석은 이번 러시아 국빈방문에서 푸틴 대통령과 양국 관계 및 주요 국제·지역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다.왕 대변인은 그러면서 이번 국빈방문이 “양국의 전략적 협력과 실무적 협력을 촉진하고 양국 관계 발전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A2면

영화 ‘다음 소희’ 본 ‘지금 소희’…특성화고 졸업생들의 이야기

영화 <다음 소희>는 2017년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간 한 특성화고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한 실화를 다룬다.눈물이 터질 뻔했는데, ‘너 여기서 울면 진짜 꼴사나운 거 알지?‘라고 하더라고요.조=아뇨. <다음 소희>에서도 소희가 처음 와서 교육받을 때 사수가 ‘그냥 봐’ 하면서 일을 시작하잖아요.

이태원·세월호 위로한 일본 ‘아카시시 참사’ 유가족

22년 전 일본 아카시, 9년 전 진도 앞바다, 5개월 전 서울 이태원.이종철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이태원 참사 발생 140일을 맞는 유가족 입장에서 9년의 시간과 22년의 시간은 감히 가늠할 수도 없는 긴 싸움의 시간"이라며 “아카시시와 세월호 두 참사 피해 가족들의 이야기가 앞으로 10·29 유가족들이 진상규명을 위해 나아가는 큰 디딤돌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아카시시 참사 유가족은 토론회에 앞서 이날 오전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와 이태원 현장을 방문했다.

A3면

윤 대통령, 일 재계와 만나 “미래”만 7회…‘과거’는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한·일 양국의 정·재계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강조했다.일본의 명시적 사과와 배상 없이 강제동원 문제 ‘종결'을 선언한 뒤 협력 강화 메시지에 집중하는 모습이다.윤 대통령은 방일 마지막 날인 이날 도쿄 일본 경제단체연합회 회관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어제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만나 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발전에 뜻을 같이했다"고 하면서 “다양한 글로벌 어젠다에 공동으로 협력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오대 찾은 윤 대통령 “미래 위해 용기 내자”…청년 교류 지원 약속도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방일 마지막 일정으로 일본 대학생들을 만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내기 위해 조금 더 용기를 내자"고 말했다.윤 대통령은 “미래세대가 바로 한·일 양국의 미래"라며 청년층 교류 확산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윤 대통령은 1998년 발표된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언급하며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1998년 도쿄에서 50년도 안 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에 걸친 협력의 역사를 무의미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고 말했다.

A4면

화이트리스트 복원도 적반하장…일본 “한국 자세에 달렸다”

12년 만에 열린 한·일 정상회담을 두고 일본 정부는 관계 정상화를 통한 안보·경제 협력에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한국인 강제동원 문제 등 과거사에 대한 사죄와 배상에 대해선 함구했다.한국 여당 간부가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일본을 비밀리 방문해 일본 집권당 유력 정치인들에게 기시다 총리가 일제강점기 역사와 관련된 ‘사과'와 ‘반성'을 언급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지지통신은 윤 대통령과 가까운 여당 간부가 지난주 일본을 찾아 집권 자민당 유력자들과 접촉해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의 입에서 직접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라는 과거 한·일 공동선언 문구를 언급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한·일 정상회담 지지…3자 협력 강화로 이어져야”

미국 백악관은 16일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에 대해 지지 입장을 밝히면서 한·미·일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커비 조정관은 “바이든 정부는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억지력과 평화 증진을 위한 양자 간 국방·안보 동맹을 강화하고자 노력해왔다"며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상호 협력을 증진하고 한·미·일 3자 파트너십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지원해왔다"고 말했다.커비 조정관은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두 차례 한·미·일 정상회담을 열었고, 특히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정상회담에서 안보·경제·기술 분야에서 3국의 긴밀한 관계 구축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시민단체·노동계 “주권·국익·국민 모두 내동댕이쳐” 일제히 비판

시민사회와 노동계가 17일 한·일 정상회담 결과를 비판하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정의연은 “하나를 내주면 또 다른 하나를 요구하는 게 일본"이라며 " 일제의 한반도 불법 강점도 합법이라 해주고, 2015년 위안부 합의도 정당화해주고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도 눈감아주고 마침내 독도까지 내줄 참이냐"고 했다.강제징용 피해자를 지원해온 민족문제연구소도 이날 성명을 내고 “기시다 총리는 아베가 만든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라는 근본도 없는 용어를 의도적으로 사용해 강제징용의 역사를 부정했다"며 “일본이 계승한다는 역사 인식은 아베의 역사부정론이라는 것이 명백히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ICBM ‘화성-17형’ 발사 참관한 김정은 “핵에는 핵”…정면대결 엄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시험발사를 참관하고 ‘커다란 만족'을 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김 위원장은 지난 13일부터 11일간 진행되는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를 겨냥해 “미국과 남조선에 무모성을 인식시킬 것"이라며 비례적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통신은 “당 중앙군사위원회는 16일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발사 훈련을 단행했다"며 “최대 정점 고도 6045㎞까지 상승하며 거리 1000.2㎞를 4151s간 비행하여 조선동해 공해상에 탄착됐다"고 보도했다.

A5면

여 “한·일 새 미래 발판” 야 “일방 양보한 망국적 야합”

국민의힘은 17일 한·일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양국 새 미래의 발판"이라고 추켜세웠다.민주당과 정의당은 이날 한·일 정상회담을 “망국적 야합"으로 규정하고 총력투쟁을 다짐했다.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은 우리 외교사에서 가장 부끄럽고 참담한 순간이었다"며 “영업사원이 결국 나라를 판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윤건영, 윤 정부 제3자 변제안에 “문 정부 때 일본의 제안보다 후퇴”

일본 정부가 문재인 정부 시절 강제동원 피해 해법과 관련해 한·일 기업이 참여하는 제3자 변제 방식을 수차례 비공식 제안했다고 당시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밝혔다.윤 의원은 17일 MBC 라디오에서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는 피해자 중심 원칙에 따라 협상에 임하다 보니 일본이 지금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제안보다 훨씬 더 나은 제안을 비공식적으로 한 적도 있지만 받을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윤 의원은 일본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제시한 안에 대해 “일본 정부가 초기에 제안했던 건 가해기업, 즉 일본의 전범기업들이 한국의 대법원 판결을 이행하고, 그 돈을 한·일 기업들이 보전해 주자는 안이었다"고 설명했다.

‘국회의장 3개 안’ 놓고 의원 전원 선거제 개편 토론한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정치관계법개선소위원회는 17일 국회 전원위원회에 올릴 3가지 선거제도 개편안을 담은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을 의결했다.두 번째 안은 소선거구제와 권역별 비례는 첫 번째 안과 같은데, 비례대표를 지역구 선거 결과에 일부 연동하는 준연동형으로 하는 안이다.두 가지 안은 지역구를 253석으로 유지한 채 비례대표를 47석에서 97석으로 늘려 의원 정수가 300석에서 350석으로 증가한다.

노무현재단 “이인규 회고록, 정치공작 산물…고인·유가족 2차 가해”

노무현재단은 17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책임자였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의 회고록을 두고 “고인과 유가족을 향한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노무현재단은 “노 전 대통령 서거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정치검사가 정치공작의 산물이며 완성되지도 않았던 검찰 조사를 각색해 출판한 것"이라며 “정치수사 가해자인 이인규씨에게 2차 가해 공작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이 전 부장은 오는 20일 출간하는 저서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 -누가 노무현을 죽였나>에서 노 전 대통령 뇌물 혐의가 모두 사실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A6면

마크롱, 하원 건너뛰고 연금개혁 강행…불타오르는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6일 연금개혁 법안과 관련해 의회 표결 없이 정부가 강행처리할 수 있도록 한 헌법 49조3항을 발동했다.마크롱 대통령은 연금개혁 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재정적·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다"며 특별 헌법 권한 발동의 이유를 밝혔다.당초 마크롱 대통령은 우파 야당인 공화당을 설득해 표결로 법안을 통과시키려 했으나 표 계산 결과 하원 통과가 불확실한 것으로 나오자 특별 헌법 권한을 발동하기로 결정했다.

유럽중앙은행 ‘빅스텝’…미 연준도 인상 유력

유럽중앙은행이 크레디트스위스의 유동성 위기에도 ‘빅스텝'을 단행하자, 미국 연방준비제도 역시 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ECB의 빅스텝은 시장에 연준도 오는 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추가 인상할 수 있다는 신호가 됐다.당초 시장은 연준의 빅스텝 가능성도 점쳤지만 지난 10일 미 실리콘밸리은행의 폐쇄 사태 이후 중소 은행으로 유동성 위기가 빠르게 번지자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중국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인류 전체 위협”

중국 정부가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을 강력히 비판했다.쑨샤오보 외교부 군축국장은 지난 16일 베이징 인터내셔널클럽에서 한 브리핑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에 대한 중국 정부 입장을 설명하며 “일본이 방사능 오염수 문제로 인류 전체에 위험을 전가하고 있다"고 밝혔다.쑨 국장은 “2021년 4월 일본 측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기로 결정했을 때 중국은 심각한 우려와 결연한 반대를 표명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A8면

‘김문기 몰랐다’ 진위 놓고 이재명·검찰 날선 공방

검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는 이 대표 발언의 진위를 놓고 17일 법정에서 열띤 공방을 벌였다.이 대표 측 변호인은 “검찰이 이 대표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김 처장은 기억할 것이라고 말하는데, 이게 무슨 근거인지 모르겠다"며 “이 대표를 주로 보좌한 것은 유 전 본부장이고, 김 처장은 유 전 본부장을 보좌하러 왔던 사람"이라고 했다.이 대표 측은 김 처장과 이 대표가 사적으로 골프를 치는 등 친분 관계였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서도 “이 대표가 김 처장, 유 전 본부장과 골프를 친 일이 있었는지는 객관적 사실의 영역이고, 골프를 친 적이 없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피고인은 골프를 함께 친 사람이 김문기였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 것 같다"고 반박했다.

전두환 손자, 유튜브 생방송 중 약물 투약…횡설수설 ‘환각 증세’

전직 대통령 고 전두환씨 일가의 비자금 은닉 의혹과 관련한 폭로성 발언을 이어가던 손자 전우원씨가 16일 미국 뉴욕에서 유튜브 생방송을 하던 중 마약을 투약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전씨는 이후 신고를 받아 출동한 현지 당국에 의해 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다.전씨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모든 걸 자수하겠다"고 예고한 뒤 유튜브 생방송을 시작했다.

집 아래 GTX-A, 법원 “문제없다”…청담 주민들 패소

서울 강남구 청담동 주민들이 소음과 진동 피해가 우려된다며 수도권광역급행철도 A노선 사업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청담동 주민들은 집 아래 터널이 건설되고 전철이 지나가면 지반 침하와 건물 균열 등으로 거주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반발하며 소송을 냈다.주민들은 국토부가 측정한 지역 아파트에 대한 진동은 57.2데시벨이지만 실제 예측 진동은 94㏈로 허용 기준을 초과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생활방역 강화 “대중교통 내 마스크 출퇴근길 착용 권고”

서울시는 오는 20일 지하철 열차와 시내버스 내부 등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맞춰 생활 방역을 강화한다고 17일 밝혔다.일반약국을 포함해 감염취약시설 중 입소형 시설과 의료기관은 마스크 착용 지침을 이용자들에게 안내할 의무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마스크 착용 의무 시설·장소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다.

오늘의 부고 - 2023년 3월 18일

오늘의 부고 - 2023년 3월 18일

체포된 전장연 대표 “장애인 차별 사회 돌아봐 달라”

경찰이 17일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에 대해 전날 발부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민원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박 대표를 경찰서로 압송해 조사를 벌였다.박 상임대표는 체포영장 집행에 앞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됐으니 잘 조사받고 오겠다"며 “경찰이 영장에 38건의 범죄사실을 명시했는데 우리는 불법을 저지른 게 아니라 지속해서 장애인을 차별해왔던 사회에 저항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2023년 3월 18일 대체로 흐리고 낮 포근[오늘의 날씨]

2023년 3월 18일 대체로 흐리고 낮 포근 [오늘의 날씨

A10면

주류세계, 주류가 달라졌다...MZ는 하이볼![주식(酒食)탐구생활⑥]

오랫동안 유지됐던 이 안정적인 페어링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최근 몇 년 새 젊은층의 입맛과 트렌드를 사로잡고 있는 ‘하이볼’ 때문이다.서구식으로 위스키와 소다를 조합한 하이볼은 일본의 중상류층을 중심으로 1970년대까지 사랑받았지만 이후 하이볼은 맥주와 사케를 비롯해 다양한 주류가 인기를 얻으면서 뒤로 밀려났다.

A11면

‘질문 없는 사회’의 해답, 챗GPT에 물어도 될까[인스피아]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책이 있는데요.뇌과학자 김대식 교수와 챗GPT의 ‘대담'집 <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입니다.이런 질문은 제가 ‘챗GPT와의 대담집'을 읽으며 이번 기회에 새로 떠올리게 된 질문들입니다.

A12면

‘나는 신이다’ JMS편, 선정성 논란을 넘어 미투 운동 윤리로 다시보기[위근우의 리플레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1~3화인 JMS 에피소드 방영 후 벌어진 논의는 조지 레이코프의 유명한 책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를 비틀어 인용하면 ‘선정성은 생각하지 마'로 요약할 수 있을 듯하다.<나는 신이다>는 JMS, 오대양, 아가동산, 만민중앙교회로 구성되어 있는데, JMS 편 다음 에피소드들로 사이비 교단이 아닌 정치권을 비롯해 미투 운동으로 밝혀진 다른 권력형 성범죄 사례로 채웠다면 어땠을까.상상이지만 어떠한 위화감도 없었을 것이며 정명석의 성범죄 행각은 다른 사이비 교단 지도자들의 엽기적 범죄와의 유사성보다는 권력과 위계에 의한 여타 성범죄와의 유사성 안에서 해석되었을 것 같다.

아무리 불러도 응답 없는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금주의 B컷]

‘탄소중립'과 ‘녹색성장'이라는 언뜻 보면 어울리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함께 쓸 수 있는 단어인가 갸우뚱하게 되는 이름의 국가기관이 있다.탄녹위를 비판하는 문구를 적은 손팻말도 붙였다.‘탄소중립'은 뒷전이고 ‘녹색성장'이란 허울 좋은 문구로 기후위기를 가속하는 산업계를 대변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A13면

자카트와 사다카 문화…왜 튀르키예 지진 기부행렬이 안 멈추는지 알겠다[다른 삶]

아부다비는 북미 국가들처럼 팁 문화가 정착된 곳은 아니지만 팁을 주고받는 것이 꽤나 자연스럽다.그래서 자카트를 간혹 ‘이슬람세'로 번역하기도 한다.UAE에서는 강제 사항은 아니지만 알라의 축복을 받을 수 있는 신성한 기회이며 이를 통해 자신의 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기준을 충족한 무슬림이라면 누구나 자카트를 낸다.

마음이 편해지는 방법은 뭘까요?[도대체 작가의 토요툰]

A15면

‘황인 분장’한 백인 배우···조롱·혐오를 넘어 BTS·양쯔충이 있기까지[책과 삶]

지난해엔 <오징어 게임>의 배우 이정재가 아시아인 최초로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아시아 문화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권 도처에서, 동시에 무대의 중심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19세기엔 미국의 어떤 무대에서도 아시아인을 찾아볼 수 없었다.

‘자기애성 성격 장애’ 공격에 서로의 ‘파수꾼’이 되어 단호히 맞서라[안주연의 래빗홀]

가정폭력과 학대를 그린 드라마, 현장에서 열심히 지도한 교사들이 부당하게 아동학대로 처벌된 사례를 보도한 시사 프로그램이 화제에 오르고, 사람들은 이와 관련된 기억과 감정을 나누고 있어요.특별대우를 요구하고, 원칙과 한계를 넘는 행동을 하며, 상대를 조종하려 하는 행태에 대한 사람들의 고통이 임계점 가까이 도달한 느낌입니다.어떤 행동양식이나 사회현상을 심리학으로만 설명하는 것을 자제하는 편이지만, 많은 이들을 힘들게 하는 경계침범 행동들이 나르시시즘, 왜곡된 자기애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이야기는 이 3월에 꼭 필요하다고 느껴 용기를 내봅니다.

A16면

폭격기를 몬 ‘밤의 마녀들’은 역사에서 지워졌다···쉽지만 냉혹하게 쓴 전쟁사[책과 삶]

‘전쟁'이라는 단어만큼 현대인들에게 멀리 있어 보이지만 사실 가까운 말도 없다.저자는 우주 전쟁, 사이버 전쟁 등 전쟁의 영역이 넓어지는 시점에서 ‘전쟁'에서 시선을 돌리지 말고 “그 어느 때보다 전쟁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여전히 휴전 국가에서 살고 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을 넘긴 시점에서 생각해볼 대목이 많은 책이다.

자유주의와 그 불만 外[새책]

우리의 디지털 행위가 지구 환경을 파괴한다[책과 삶]

스마트폰 한 대를 만들려면 희토류 같은 금속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어떤 파괴가 일어나는지, 온라인 세상을 유지하기 위해 케이블이 바닷속을 어떻게 도배하고 있는지 보여준다.책이 후반부로 접어들면 디지털 인프라와 영유권을 둘러싼 세계 각국의 움직임으로 논의는 넓어진다.저자는 중국 정부가 디지털 기술 패권을 위해 추진하는 일명 ‘디지털 실크로드'와 이를 막으려는 미국 등 서구 국가의 대립을 통해 ‘좋아요'가 그저 환경 문제만은 아님을 보여준다.

소비자가 아닌 시민에 의한…샌델이 다시 꺼내든 “정치경제학”[책과 삶]

경제 정책이 이슈가 될 때면 “경제 문제에 정치 논리를 개입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당신이 모르는 민주주의>에서 샌델이 강조하는 건 ‘정치경제학'이다.정치경제학은 경제에 미치는 정치의 영향력에 주목한다.

덕후들을 위한 ‘구름 예찬’[이미지로 여는 책]

구름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책 전반에 구름의 멋짐을 독자에게 이해시키고 싶어 안달하는 프레터피니의 열정이 묻어난다.구름감상협회 회원들이 세계 곳곳에서 보내온 구름 사진들을 함께 책에 담았다.

A17면

아들뻘 남자와의 사랑, 달리 말해 나의 발견[책과 삶]

그는 소설 출간 뒤 어느 인터뷰에서 젊은 남자를 자신의 ‘사회적 몸'으로 표현하기도 했다.나이 든 여자와 젊은 남자의 “사회 규범을 위반하는” 관계를 두곤 소설에서 “우리가 사회의 시선 속에서 이 이야기를 살아가고 있음을, 그 이야기를 내가 관습을 바꾸기 위한 도전처럼 받아들였다는 사실을 잊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서술한다.아니 에르노가 2022년 노벨 문학상 수상 열흘 뒤 모습을 드러낸 곳은 프랑스 파리 거리다.

실로 작은 타임머신 ‘책’[책과 책 사이]

작가나 애서가라면 책과 독서를 두고 정의를 내리기 마련이다.<서평가의 독서법> 저자 미치코 가쿠타니는 “종이, 잉크, 접착제, 실, 판지, 천 또는 가죽으로 만들어진 벽돌 크기의 이 마술 같은 물건은 실로 작은 타임머신"이라고 말한다.책은 “우리를 과거로 데려가 역사의 교훈"을 배우게 해준다.

영원한 가설 外[새책]

세상은 이토록 낭패하고 비정하여…[책과 삶]

담임은 “다른 아이의 글을 보냈더라도 그 정도 상은 받았을 것"이라며 소화기를 학교에 기증하라고 권했다.손보미는 “내게 주어진 것이 다른 누군가의 변덕스러운 선택에 의해 가능했다는 낭패감과 그러므로 내가 받은 무언가를 마땅히 내줘야 한다는 세상의 비정한 이치"를 느꼈다고 한다.

“연어가 멸종되면 지구 또한 종말”[책과 삶]

지구상에서 연어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저자는 “연어는 해양생태학과 지구생태학 사이 명확한 연관성을 제공"하며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한다.연어의 감소가 연어를 먹는 왜가리, 바다표범 같은 포식자 때문은 아닐까.

“이주는 자연의 생존 전략, 생명의 본질”[토요일의 문장]

“이주는 자연의 생존 전략, 생명의 본질”

A18면

인판티노 FIFA 회장 연임 확정, 단독 드리블 ‘축구 대통령’…재집권 ‘골인’

명암이 뚜렷한 인물이지만, 그 외에는 답이 없었다.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 회장이 연임을 확정했다.인판티노 회장은 16일 르완다 키갈리에서 열린 제73차 FIFA 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에드먼 “도쿄돔 경기 매우 멋진 경험…WBC, 새 시즌 준비 큰 도움”

한국 선수들과 호흡을 맞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1라운드 탈락을 맛봤다.그리고 일본 도쿄에서 팀 스프링트레이닝 장소인 미국 플로리다 주피터까지 꼬박 20시간 동안 이동했다.에드먼은 “내가 본 것 중 가장 멋진 건 일본 선수들마다 팬들이 만든 등장곡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곳은 경기를 하기 좋은 환경이었다. 거기서 보내는 모든 시간을 정말 즐겼다"고 말했다.

김연경, 정규리그 MVP ‘찜’

2022~2023시즌 V리그 여자부 최우수선수는 이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공수의 부족함을 채운 김연경의 활약으로 흥국생명은 모든 기록에서 급반등하며 지난 시즌 6위에서 정규리그 1위로 도약하는 드라마를 썼다.V리그도 올 시즌 김연경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창원 LG ‘우승 탐나지만…’ 무리했다간 ‘NG’

창원LG가 한 고비를 넘었는데, ‘이틀 연속 경기'라는 험난한 일정과 다시 마주한다.KGC는 18일 수원 KT와 경기를 갖는데, LG가 2연전을 모두 쓸어담는다면 KGC가 KT를 잡아도 차이는 1경기로 줄어든다.KGC가 패하면 격차는 0.5경기로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다.

도로공사, 준PO 없이 ‘봄 배구’

여자배구 한국도로공사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했다.도로공사는 17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원정경기에서 GS칼텍스에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했다.도로공사는 이미 3위를 확정하며 ‘봄 배구'를 확정한 상태였지만, 이날 승리가 꼭 필요했다.

김민재의 나폴리, 챔스 8강 AC밀란과 맞붙는다

한국 축구대표팀 김민재가 유럽축구 ‘별들의 잔치'에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김민재가 뛰는 나폴리가 창단 이후 첫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 도전에 있어 나쁘지 않은 대진을 받아들었다.나폴리는 17일 스위스 니옹에서 끝난 2022~2023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조 추첨 행사 결과, AC밀란과 준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A19면

2023년 3월 18·19일[TV하이라이트]

특히 세계 4위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는 떠오르는 ‘아세안의 거인'으로 주목받고 있다.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니켈 매장량과 생산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이기 때문이다.현대차를 비롯한 전 세계 전기차 업계가 인도네시아에 앞다퉈 진출하며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하고 있다.

2023년 3월 18·19일[볼만한 주말영화]

시네마 <내 아내의 모든 것> = 두현은 남들이 보기엔 모든 것을 갖췄지만, 입만 열면 독설을 쏟아내는 아내 정인 때문에 괴롭다.두현은 성기에게 자신의 아내를 유혹해 달라고 부탁한다.일요시네마 <트위스터> = 1969년, 어린 조는 아버지가 거대한 토네이도에 휩쓸려 날아가는 것을 목격한다.

A20면

의사 1명당 환자 60명…‘마음 치료’가 될까[건강한 정신, 행복한 마음]

고도성장기 중증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들을 격리해 수용하던 정신의료시스템은 당시에는 비인가 시설보다 나았을지 모르겠지만, 더 이상 대한민국에 어울리지 않는다.조기에 발견하고 빨리 치료할수록 중증정신질환도 낫는다.당사자와 부모들의 간절함에 화답하여 정신응급시스템이 필수의료로서 우리나라에서도 빨리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AI 기술 적용한 ‘해상도 4배’ 혈관조영장비…더 빠르고 정확한 시술 가능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뇌혈관센터가 최첨단 양방향 혈관조영장비 ‘아티스 아이코노 바이플랜'을 도입해 가동에 들어갔다.이번에 도입한 혈관조영장비는 인공지능 기반의 영상 획득 관련 기술이 적용되어 기존보다 3~4배의 고해상도 실시간 영상을 얻을 수 있다.매우 정확하고 빠른 시술이 가능하다.

초등생 머릿니, 요즘도 있어요

한국건강관리협회 메디체크연구소가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전국 초등학생의 머릿니 감염 유병률 추이 관찰’ 주제로 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메디체크연구소는 이번 연구를 통해 “머릿니 감염은 과거보다 많이 감소했지만 여전히 집단생활을 하는 국내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들에게 건강 및 위생 문제로 남아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또한 머릿니 감염을 성공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보건 종사자, 가정, 학교와 정부가 협력하여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A21면

나른한 날은…잘 쉬고, 잘 먹고, 잘 걷자

정승기정형외과 정승기 원장은 “평소에 올바른 자세를 갖고 지속해서 스트레칭 등을 하면 목·어깨의 근육 뭉침 해소뿐 아니라 혈액순환도 좋아져 춘곤증 완화뿐 아니라 어깨·목 질환 예방 및 증상 완화에도 큰 도움을 준다"고 조언했다.식사 후에 10~20분 정도 쉬었다가 약간 빠른 걸음으로 20~30분 산책을 하면 소화도 잘되고 춘곤증 해소뿐 아니라 비만 개선과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그러나 협심증 증세가 있거나 심근경색을 경험한 환자는 식후 바로 운동을 해서는 안 되며 1시간 정도 지난 후에 걸어야 심장에 부담이 덜 간다.

국립암센터·대한암예방학회, 21일 ‘암예방의날’ 심포지엄

국립암센터와 대한암예방학회는 오는 21일 오전 9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한국인 암 예방을 위한 주요 요인의 정책 현황과 발전 발향’ 주제로 암예방의날 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한다.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흡연·음주·식사 조절과 관련된 우리나라 암 예방 정책과 문제점 및 대안에 관한 집중 토론을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암 예방을 위한 차별화된 사업 방향을 제시하는 등 정책 제언을 하게 된다.흡연은 이강숙 가톨릭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음주는 이해국 가톨릭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식사 관련은 김초일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객원교수가 발제를 맡는다.

뼈마디 끊어내야 했던 ‘손발톱 흑색종’, 두께 0.8㎜ 넘지 않을 땐 보존 치료 가능

손발톱 흑색종 두께가 0.8㎜를 넘지 않으면 발생 부위를 절단할 필요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하지만 어느 정도의 두께가 재발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기능적 보존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 기준은 없었다.연구팀은 먼저 절단술이나 보존적 수술 치료를 받은 손발톱 흑색종 환자 140명을 대상으로 치료 후 흑색종이 재발하거나 사망한 경우를 분석했다.

치아 빠졌다면 우유에 담근 채 30분 내 치과로[톡톡! 30초 건강학]

치아가 손상 없이 뿌리째 빠졌을 때 30분 이내에 치과로 가져오면 신경 치료 후 빠진 부위에 다시 심어 고정치료를 시행, 대개 살릴 수 있다.치료 후에는 치아 변색이 생기므로 포세린관을 해줘야 한다.빠진 치아는 생리식염수나 우유에 담가오는 것이 좋다.

A22면

[사유와 성찰] 희망은 과거로부터 온다

“노인들이라고 해서 너무 얕보지 말고, 잘못한 사람은 따로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동냥해서 그런 식으로 하면 사람이 아니지. " 94세인 양금덕 할머니의 담담하지만 단호한 선언이다.자기 속에 있는 한계와 모순을 자각하는 이들은 다른 사람들을 함부로 정죄하거나 배제할 수 없다.창녀에게서 태어난 길르앗 사람 입다는 본처의 자식들에게 쫓겨나 세상을 떠도는 신세가 되었다.

[여적] ‘에코 백래시’

동성애를 19세기에 이미 비범죄화했고, 동성결혼과 안락사를 세계 최초로 합법화했으며, 대마초 소비도 일찌감치 허용해 변화하는 정책의 풍향계로도 손꼽힌다.그런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에코 백래시'는 향후 기후변화 대응에서 벌어질 첨예한 사회갈등의 예고편이기에 심상치 않다.전 세계 노동인구 25%가 기후변화로 일자리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고 한다.

[김지연의 미술소환] 자유낙하

오래전인데도, 처음 스카이다이빙을 했던 날, 내 몸이 경험한 낙하의 순간에 대한 기억은 꽤 생생하게 남아 있다.거스를 수 없는 중력의 지배를 받는 가운데, 잠시 누릴 수 있었던 비행은 세상의 모든 틀에서 벗어난 것 같은 일종의 해방감과 비슷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오랜 세월 육체를 매개로 다양한 질문을 이어왔던 키키 스미스가 자신의 나체 사진을 소재로 제작한 작품을 ‘자유낙하'라고 명명한 바탕에는, 고착된 세상의 구조로부터 한발 떨어져 나오고 싶은 작가의 욕망이 있지 않았을까 짐작해본다.

[시선] “여성 여러분”

내 주변 여성 중 자신의 어머니를 ‘엄마’ 대신 이름을 부르는 이들이 있다.별별 생각이 다 들지만, 여성의 사회적 맥락을 지우거나 사소한 것으로 여기며 남성을 ‘기본값'으로 설정해온 지긋지긋한 무시와 무례의 역사가 이 사건에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딸들이 엄마의 이름을 애써 부르는 이유나 김혜자가 딸이자 누이이자 엄마였을 이들에게 편지를 쓴 이유와 같고, 양자경이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여성 여러분"이라고 굳이 붙인 이유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A23면

[이범의 불편한 진실] AI가 열어젖힌 육체노동 전성시대

전문가들은 건축이나 인테리어 공사 현장의 주요 직무 가운데 조적과 같은 비교적 단순한 일을 제외하면 한 세대 안에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은 낮다고 예측한다.<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그는 주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이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고 말한다.

[사설] 가해자에 ‘면죄부’ 준 윤 대통령, 외교참사 어찌 책임질 텐가

윤석열 대통령이 1박2일 일본 방문을 마무리했다.윤 대통령의 이번 방일을 통해 한국이 얻은 것은 별로 없고 잃은 것은 너무 많다.윤 대통령은 일본의 식민지배 당시 불법적 강제동원에 면죄부를 주면서도 성의 있는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사설] 국회 전원위 가는 선거제 개편, 민의 반영해 합의 도출하길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정치관계법개선소위원회가 17일 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도 개편 방안으로 ‘소선거구제와 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소선거구제와 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와 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등 3가지를 추렸다.소위는 소선거구제 방식을 유지할 경우 비례대표를 현행 47명에서 97명으로 늘려 의원 정수를 350명으로 확대하도록 했다.도농복합형일 경우 의원 정수는 유지하면서 지역구 의석수를 줄여 비례대표를 늘리도록 했다.

[사설] 윤곽 드러낸 EU 핵심원자재법, 공급망 다각화에 속도 내야

유럽연합이 유럽판 인플레이션감축법으로 불리는 핵심원자재법 초안을 발표했다.이대로라면 한국 기업들의 유럽 수출에 적신호가 켜지게 된다.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지난해부터 미국·호주·칠레 등으로 공급망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이번 발표를 계기로 그 작업에 한층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

[숨] ‘방목형 부모노릇하기’의 부상

대중매체는 올바른 부모노릇에 대한 인식을 구성하는 주요한 부분으로, 지난 몇 년만 돌이켜보더라도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이 올바른 부모노릇을 제안해왔다.오은영 박사가 출연하는 상담 리얼리티 쇼부터 <스카이캐슬>이나 <일타스캔들> 같은 드라마까지, 장르는 다르지만 모두 대중들이 마주하는 부모노릇에 대한 걱정과 불안을 연료로 성공한 미디어 상품이다.부모노릇하기에 대한 강조와 불안은 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외국에서도 주요한 대중적·학술적 주제로 활발히 논의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