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면
가상통화를 둘러싼 납치·살인 사건, 미성년 학생과 부모를 노린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 아파트 경비원 갑질 사망 사건.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강남에서 사업을 벌일 정도로 자본과 인프라가 있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고, 인력 충원에도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며 “투자자를 모으는 데 유리한 곳"이라고 말했다.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강남은 계층 상승을 원하는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이라며 “다양한 계층의 욕망이 뒤섞여 상호작용을 하는 과정에서 사기 등 범죄에 취약한 여건이 마련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에 그치며 14년 만에 1조원대 이하로 내려갔다.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존 원칙을 깨고 반도체 감산을 공식화했다.증권업계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60~70%를 차지해온 반도체 담당 디바이스솔루션 부문에서 4조원 안팎의 적자가 난 것으로 추정한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 소속 의원 109명의 무기명 투표 결과 65표로 44표를 얻은 김학용 의원을 제치고 원내대표에 당선됐다.김 대표가 판사, 윤 원내대표와 이철규 사무총장이 경찰, 김재원 수석최고위원과 유상범 수석대변인이 검사 출신이다.윤 원내대표는 영남 일색 지도부가 구성된 것에 대해 “중도층의 민심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지역별로 분리해서 대책을 세우기는 쉽지 않다"며 “정책의 방향이나 정치 지향을 생각하면서 고민해야 하지 않나 한다"고 말했다.
초미세먼지에 황사까지…“외출할 때 마스크 잊지 마세요”[포토뉴스]
대전·충남·광주·전남·전북 등 5개 시·도에서 초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7일 서울 남산을 찾은 시민이 미세먼지로 뿌연 도심을 바라보고 있다.
A2면
코인판의 ‘다단계 구조’, 강남 납치·살인에서도 보인다
강남 납치·살인사건 수사가 진척을 보이면서 범행이 기획단계에서부터 실행에 이르기까지 ‘다단계 피라미드식'으로 이뤄진 정황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유씨는 전국에 다단계 인력망을 쥐고 코인 가격을 띄우는 ‘펌핑’ 역할을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한 관계자는 “업계에서 A씨는 중수이고, 유씨 부부가 고수로 통했다"며 “유씨 부부가 세력을 동원해 자금 30억원을 모았고, 이 돈으로 코인 가격을 ‘가두리 펌핑'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를 떠들썩하게 만든 일명 ‘마약 음료수’ 사건 이후 경찰과 교육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교육부는 법무부 및 마약퇴치운동본부 등과 협조해 각 학교에 마약 예방교육 전문 강사를 지원할 예정이다.앞서 교육부는 지난 2월22일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신학기 안전한 학교 추진 방안'을 발표하면서 학교 마약 예방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권경애 ‘소송 불출석’ 기간 동안 SNS 정치비평은 ‘열심’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의 소송을 대리하면서 재판 불출석으로 소송을 물거품으로 만든 권경애 변호사가 재판에 출석하지 않은 기간 동안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다양한 형태의 정치비평 글을 게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권 변호사는 ‘9000만원을 3년에 걸쳐 유족에게 갚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쓴 것으로 전해졌다.9000만원은 유족 의사와 무관하게 권 변호사가 일방적으로 통보한 금액인 것으로 전해졌다.
A3면
중상 입은 경상수지, 11년 만에 ‘두 달 연속 적자’
올 2월 경상수지가 11년 만에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또 해외여행 증가 및 운송수입 감소로 서비스수지 적자가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당분간 경상수지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경상수지 통계를 보면 올 2월 경상수지는 5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지난 1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적자를 보였다.
“치킨게임 끝났다. 반도체 업황 개선”…투자자들 기대감, 삼전 주가는 상승
‘어닝쇼크’ 수준의 1분기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주가가 4% 넘게 상승했다.증권가는 삼성전자의 감산으로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봤다.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감산이 향후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며 “본격적 실적 반등이 올해 3분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인위적 감산에 돌입한 것은 재고 증가와 가격 하락에 따른 적자 확대를 더는 지켜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지난해 말부터 감산에 나선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이어 삼성전자도 감산 행렬에 동참하면서 반도체 수급 개선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삼성전자의 감산 발표는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겠지만 하락폭은 D램 -1%, 낸드 -1%로 개선되고 메모리 재고도 2분기부터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A4면
‘야당과 협상력’ 기대감 높여…‘친윤 영남 지도부’ 한계 넘어야
7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서 대구·경북 출신 윤재옥 의원이 경기 안성이 지역구인 김학용 의원을 비교적 큰 표 차로 이긴 데는 김 의원의 ‘수도권 원내사령탑론'보다 ‘거대 야당 상대 협상력'을 내세운 윤 원내대표에게 의원들이 손을 들어준 결과로 분석된다.특히 김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될 경우 원내수석부대표로 유력 거론되던 친윤계 핵심 의원에 대한 반발 심리가 표심에 작용했다는 주장이 여럿 제기됐다.선거 때면 물갈이 위협에 시달리는 영남권 의원들의 불안감을 윤 원내대표가 잘 분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에 체류 중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장인상을 치르러 잠시 귀국한다.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치적 활동보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이낙연계 의원들이 대거 빈소를 찾을 예정인 만큼 정치권에서는 추후 이 전 대표와 측근 의원들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남북연락사무소·군 통신선, 북과 통화 안 돼…의도적 무응답 가능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등을 통한 남북 간 정례 통화가 7일 오전과 오후 모두 이뤄지지 않았다.오전 통화가 안 된 경우는 종종 있었으나 오후 통화까지 불발된 것은 2021년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된 후 처음이다.통일부는 “오늘 오전 9시 연락사무소 업무개시 통화에 이어 오후 5시 마감통화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향후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A5면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 대만 착륙…중국은 보복조치 쏟아내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연방 하원의장의 미국 본토 회동으로 대만해협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미 하원 외교위원장이 대만을 방문했다.매콜 위원장 등의 대만 방문은 차이 총통과 매카시 의장 회동 직후 이뤄져 중국의 반발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중국은 이날 대만의 주미대사 역할을 하는 샤오메이친 주미 타이베이경제문화대표부 대표와 대만 학술단체 등 2곳을 제재하고, 차이 총통 방미와 연관된 미 기관 2곳에도 제재를 가했다.
오피스텔 담보대출, 한도 늘어난다…주담대와 같은 DSR 방식 적용
앞으로 오피스텔 담보대출에도 아파트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방식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산정 방식이 적용돼 대출 한도가 늘어난다.DSR은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소득으로 나눠서 계산하는데, 오피스텔 담보대출은 실제 약정만기가 더 길더라도 만기가 8년으로 고정돼 있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크게 잡혔기 때문이다.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는 오피스텔 담보대출도 주담대와 마찬가지로 DSR을 산정할 때 약정만기가 적용된다.
트럼프 SNS ‘좌표 찍기’…기소 검사 이어 판사도 신변 위협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기소한 검사에 이어 재판을 담당하는 판사 역시 최근 신변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머천 판사는 지난 4일 ‘성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인부절차를 진행하는 등 이번 사건을 담당하고 있다.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정 출석 전 SNS에 머천 판사가 “매우 당파적인 판사"라며 그의 가족들을 향해서도 “트럼프를 증오하는 이들"이라고 비난했다.
추경호 “상반기 세수 부진”…올해 예상치 미달 가능성 시인
정부가 올해 세수 상황에 대해 당초 잡아 놓은 세입예산보다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고 공식적으로 진단했다.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기자들과 만나 세수 부족에 대해 “당초 세입 예산을 잡았던 것보다 부족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올해 걷히는 세수가 지난해 세출 예산을 편성하면서 추정한 올해 세입 전망치 400조5000억원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을 시인한 것이다.
시진핑 “우크라 대통령과 통화 용의”, 마크롱 회담서 밝혀…실현은 미지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과의 회담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이날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시 주석과의 3자 회동에 참석하고 별도 회담도 가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도 " 조건과 시간이 적절할 때 대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재확인한 것이 흥미로웠다"며 시 주석의 발언 내용을 확인했다.시 주석은 앞서 마크롱 대통령과의 회담이 끝난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핵무기 사용에 반대하며 조속히 평화 회담을 재개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A6면
양대노총 소속 청년노동자들이 공개 토론회를 열고 정부에 ‘근로시간 제도개편 방안'을 폐지하라고 촉구했다.이들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부 개편안과 관련해 일부 청년의 의견만 듣고 양대노총 청년노동자는 만나지 않는 등 ‘선택적 소통'을 한다고 규탄했다.청년노동자들은 이 장관을 토론회에 초청했지만 이 장관은 불참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외교부 1차관에 장호진 전 주러시아대사, 주미대사에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을 내정했다.이들은 국무회의에서 심의를 거친 뒤 공식 임명될 예정이다.장 외교부 1차관 내정자는 제16회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교부 북미국장, 청와대 외교비서관 등을 지냈다.
꽃샘추위가 찾아오면서 주말 내내 쌀쌀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8일 미세먼지 농도는 전국이 보통 수준으로 예상되지만 수도권·강원권·충청권·경북은 오후에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으로 올라가겠다.9일도 미세먼지 농도는 전국이 보통 수준이겠지만 경기 남부·충북·전북은 오후에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으로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직 대통령 고 전두환씨 일가 땅의 공매대금을 추징하는 데 반발해 신탁사가 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세무당국이 전씨가 체납한 세금을 받아내기 위해 2014·2015년 해당 땅을 공매에 넘겼고 공매대금 배분 결정이 나오자 교보자산신탁은 불복해 3필지에 대해 취소소송을 냈다.별도로 교보자산신탁은 검찰의 압류 처분이 무효라며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은 압류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확정했다.
중부 내륙 서리·얼음 [오늘의 날씨
경찰, ‘정자교 붕괴’ 관련 성남시청·분당구청 압수수색
경기 성남시 분당 정자교 보행로 붕괴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7일 현장 합동 감식에 이어 성남시청과 분당구청 등을 압수수색했다.경기도는 C등급 이하 교량을 전수 점검한다.경기남부경찰청 분당 정자교 붕괴 사고 수사 전담팀은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성남시청과 분당구청, 교량 점검 관련 외부업체 5곳 등 7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한동훈, 본인 풍자 웹툰에 “민주당이 내게 관심 많은 것 신기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최근 자신의 화법을 풍자한 웹툰이 정치권에서 화제가 된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에 날을 세웠다.한 장관은 “과거에는 정치권에서 이런 거 왜곡해서 만들어 돌리고 하면 국민들이 그것만 보시고 판단하셨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생생하게 유튜브로 질문과 답변 전 과정을 다 본다"며 “오히려 이런 게 나와서 국민들이 대화 전 과정을 다시 한번 찾아보실 수 있을 것 같아서 저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최근 ‘편의점에 간 한동훈'이라는 제목의 웹툰은 사회관계망서비스와 정치권 등에서 화제가 됐다.
오늘의 부고 - 2023년 4월 8일
A8면
야생동물을 가두는 것 자체가 코미디…인간의 재미를 위해 소비되는 동물들[이진송의 아니 근데]
얼룩말의 정체는 근처의 서울 어린이대공원을 탈출한 얼룩말 ‘세로’. 3시간 정도 근처를 돌아다니다 포획되어 동물원으로 돌아갔다.소원은 까만코가 동물원에서 태어났을 때부터 ‘체험'의 형태로 까만코와 함께했고, 그 행복한 기억을 발판 삼아 사육사가 되었다.정형행동을 보이는 까만코를 외국의 보호센터에 보낼 기회가 있었을 때 소원은 자신이 까만코를 ‘치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화마가 휩쓸고 간 검은 숲, 그을린 나뭇가지에 맺힌 빗방울… 다시 푸른 잎이 돋아나길 소망한다[금주의 B컷]
서울에서 난 산불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라고 합니다.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2~4일 전국에서 총 53건의 산불이 났고, 이 중 100㏊ 이상 피해를 낸 대형 산불은 5건으로 1986년 산불 통계 작성 이후 최단 기간에 가장 많이 발생했습니다.전국의 산불은 지난 4일 오후 일제히 진화됐습니다.
A11면
봄, 화사하게 달고 순수하게 쓰다[지극히 味적인 시장]
심심한 포장 두부만 먹다가 재래시장 등에서 사는 두부를 맛보면 눈이 번쩍 뜨인다.대기업 두부가 기술로 생산성을 높인다면 상대적으로 그런 기술이 떨어진 오일장 두부는 덜 나온 수량만큼 맛이 진하다.오일장에서 꼭 사야 하는 것이 막 만들어 낸 두부다.
A12면
마취총 맞고 깨자마자 남친 삼식이 찾아간 ‘순정 들개’ 햇님이[우당탕탕 귤엔터]
유기견 연습생들의 반려견 데뷔 성공신화를 기록하며 길거리 캐스팅의 명가로 거듭난 귤엔터가 사실 창립 이전에 먼저 구조했던 개가 있었다.동네 사람들은 해수욕장 입구에 누워있는 햇님이에게 저리 가라고 소리를 치기도 하고, 주민센터에 신고를 하기도 했다.해수욕장 개장 안내 현수막을 붙이러 온 주민회 사람은 근처에 엎드려 쉬고 있는 햇님이에게 돌을 던지기도 했다.
인간의 치유 능력은 대단하죠 [도대체 작가의 토요툰
A13면
망원경·현미경으로 마주한 미지의 세계…인간, 경외심과 겸손 깨닫다[이은수의 아이겐밸류 - 인간의 고유함을 되묻다]
자연 속에 숨겨진 신의 흔적을 찾는 희열의 결과로 굵직한 발견들이 하나둘씩 쌓여나가면서 인간이 찾을 수 있는 새로운 지식들도 그 발견의 속도가 점점 느려지기 시작한다.전체 우주 속 극히 일부의 별들을 보았을 뿐 앞으로 관찰해야 할 무수히 많은 별들을 헤아려보며 겸손했던 갈릴레오처럼, 이제 막 선보이기 시작한 인공지능의 성과에 대해 성급히 과장할 필요도, 또 애써 무시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총 3회에 걸쳐 ‘발견하다'라는 말을 자연세계의 비밀을 찾는 희열, 낯선 세계를 만나는 욕구, 볼 수 없는 세계를 보게 된 경외감 등 여러 의미들로 재서술한 이유는 우리가 마주한 인공지능이 이 중 어떤 의미를 어떻게 계승할 수 있을지, 또 어떤 새로운 의미를 덧붙이게 될지 가늠해 보기 위해서였다.
A14면
가자지구를 제외한 가나안을 기록해 달라고 요청받은 이방의 사진작가들은 그곳을 ‘이곳'이라고 부르기로 결정했다.사진 공동 프로젝트 ‘이곳'에 발을 들여놓은 작가는 12명이다.이스라엘 민족의 시조인 아브라함을 비롯한 12명의 족장이 다스리던 곳, 동정녀 마리아를 통해 육신으로 인간의 땅을 밟았던 예수님의 제자도 12명이었던 이곳에 12명의 사진가들이 모인 것이다.
A15면
흙탕물 같은 머릿속, 잠시라도 정화하고 싶을 때 ‘복용하듯’ 읽기[김소연의 논픽션 권하기]
감사하다는 마음이 차오를 때를 행복하다고 인지하는 걸지도 모른다는 걸 구분해내자, 우산에 타닥타닥 와닿는 빗방울에 대한 생각이 더 명료해졌다.나는 행복을 모르므로 감사가 언제나 행복으로 위장하며 나를 둘러싼 것이다.행복한 마음이 들 때에도 세상을 둘러보다 불현듯 염치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때가 있다.
A16면
인간은 왜 인간이고 초파리는 왜 초파리인가 外[새책
개발이익에 밟힌 생존 빈민의 ‘집다운 집’은[책과 삶]
그런 쪽방촌 주민들도 곧 ‘집다운 집'에 살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에 부풀었던 때가 있다.2021년 2월, 국토교통부·서울시·용산구가 이곳 주민 모두를 수용하는 임대주택을 짓겠다는 ‘서울역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공공주택 및 도시재생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했을 때다.쪽방 주민의 주거권이나 공동체를 해치지 않으려는 노력이 보였다.
반복되는 투기 광풍, 그 동력은 서로를 끌어들이는 사회적 압력[책과 삶]
<투자 권하는 사회>는 일단, ‘부자 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다.10명의 연구자들이 오늘날 사회를 ‘대중투자사회'라고 진단한다.누구나 주식 앱 하나 정도는 휴대전화에 깔려 있고, 펀드에 너무나 쉽게 진입할 수 있으며, 부동산 투자·투기의 광풍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공고하던 나의 세계 안에 ‘너’를 들여놓는다는 것[그림책]
달씨의 규칙이 개에게 통할 리 없다.다른 존재와 함께 살면서 자신의 공간을 고스란히 지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다.달씨는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일상을 잃었다.
A17면
형태만 봐서는 ‘책'이라고 부르기 망설여진다.푸르스름한 PVC 케이스 안에 앤 카슨이 지은 글 22편과 서지 정보, 차례, 옮긴이의 말 등이 팸플릿 형태로 들어 있다.앤 카슨은 캐나다의 시인, 고전학자, 번역가다.
위대한 작가의 여행기를 읽는 것은 즐겁다.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유럽의 지성'으로도 불린 스테판 츠바이크의 여행기를 엮은 책이다.1902년 이탈리아 베네치아부터 1946년 오스트리아 빈까지 40여년에 걸쳐 그가 여행지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이 담겼다.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가 지난 2일 별세했다.사카모토의 음악과 삶, 생각들을 한눈에 볼 수 있기에 그의 음악을 들으며 읽기 좋은 책이다.사카모토는 일본의 대표적 학생운동인 전공투 세대의 일원이었다.
이것은 시의 형상을 한 ‘약자의 목소리’다[토요일의 문장]
“무희가 밤과 겨울의 끝에서 웃으며/ 완전한 박탈의 춤을 춘다/ 그녀가 몰아내려는 것은 이 세상/ 사랑하고 증오하고 웃으며 서로를 죽이는 이 세상/ 피를 수확할 이 땅/ 밤 새우며 폭음폭식하는 자들의 이 밤/ 집 없는 자들의 이 고통”.
A19면
시네마 <명당> =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지관’ 박재상은 명당을 이용해 나라를 지배하려는 장동 김씨 가문의 계획을 막다 가족을 잃는다.그로부터 13년 후, 복수를 꿈꾸는 박재상 앞에 세상을 뒤집고 싶은 몰락한 왕족 흥선군이 나타나 함께 장동 김씨 세력을 몰아낼 것을 제안한다.그렇게 뜻을 함께하여 피도 눈물도 없는 권신 김좌근에게 접근한 박재상과 흥선군은 두 명의 왕이 나올 천하명당의 존재를 알게 되고, 서로 다른 뜻을 품는다.
공책을 보니 엄마는 과거 ‘바이올렛'이라 불린 특수 요원이었다.엄마가 속했던 첩보국 ‘MSG'의 비밀과 엄마의 정체에 놀랄 새도 없이 파랑은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자세히 알지도 못하는 30년 전 과거로 갑작스레 시간 여행을 떠나게 된다.어마어마한 위협이 드리운 과거의 세상에서, 파랑은 소중한 사람들을 지켜낼 수 있을까.
A20면
병원 안에만 머물던 의술이 이제는 다양한 산업, 기술과의 융·복합을 통해 빠르게 발전하며 우리의 일상 속으로 영역을 넓혀오고 있다.송정한 분당서울대병원장은 7일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면서 “미래 의료에 표준이 될 만한 모델을 제시함과 동시에, 필수의료와 공공의료 등의 분야에도 힘쓰겠다"면서 “국민이 기댈 수 있는 사회의 안전망 역할을 하는 것이 분당서울대병원의 사명"이라고 말했다.송 원장은 “병원이 중심이 되는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의 중심지로서 역량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고려대 구로병원 고위험산모·신생아통합치료센터는 오는 11월까지 건강한 출산과 이른둥이 관리를 주제로 총 8회에 걸쳐 ‘2023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산모교실'을 개최한다.지난달 29일 진행된 1회차 분만은 어떻게 진행되나요에 이어 2회차 성공적인 모유수유를 위한 첫걸음, 3회차 분기별 산전 체크리스트, 4회차 신생아 육아, 똑똑한 초보맘 되기가 이어진다.
연세대 의료원이 금년 상반기에 시작하는 중입자치료의 첫 치료는 전립선암이 될 것이라고 7일 밝혔다.중입자치료 경험이 풍부한 일본에서는 치료 대상의 25~30%가 전립선암 환자다.또 일본에서 중입자치료로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두 번째 암종일 정도로 전립선암에 대한 중입자치료 효과는 매우 잘 알려져 있다.
대한정신건강재단과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코로나19 이후 증가한 청년 우울증 극복 및 인식 개선을 위해 4월 한 달간 ‘마음의날’ 캠페인을 전개한다.마음 회복과 치유를 돕는 전시회, 우울과 불안으로 힘든 청년들을 위한 토크콘서트, 마음의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가곡콘서트 등을 개최한다.토크 콘서트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3인이 우울, 불안, 중독, 트라우마 등 4가지 주제로 청년 정신건강 문제를 짚어본다.
‘평생 관리’ 필요한 염증성 장 질환, 전문센터 확대로 치료 환경 개선[의술인술]
염증성 장 질환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여러 요인으로 위장관 내에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염증성 장 질환은 평생 지속하는 만성질환으로 장기간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고, 동반 질환의 관리까지 염두에 둬야 하므로, 최근에는 좀 더 전문적이고 통합적인 관리를 제공하는 염증성 장 질환 전문센터도 늘어나고 있다.전문센터는 질환 경과를 장기적으로 추적 관찰하면서 관리하기 쉽고, 소화기내과는 물론 류머티즘내과, 피부과, 안과, 항문외과, 영상의학과 등 질환과 관련한 다양한 진료과의 협진 체계를 구축해 동반 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도 이점이 있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이 개원 40주년을 맞아 오는 11일 오후 1시부터 병원 대강당에서 지역주민을 위한 건강 특별강좌를 진행한다.소아청소년과 채현욱 교수가 ‘저신장과 성조숙증의 치료와 관리'를, 정신건강의학과 석정호 교수가 ‘애착과 우울증'을 주제로 강의와 질의응답에 나선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은 오는 12일 낮 2시, 지하 1층 대강당에서 ‘발달장애아동의 진단·평가 및 재활치료에 대한 부모교실'을 개최한다.소아청소년과와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이해 및 발달장애 선별을 위한 진단·평가방법을 강의한다.또 전문 치료사가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문제양상별 운동기능, 언어발달을 촉진하는 재활치료법 등을 소개한다.
A21면
도로공사에 ‘챔프의 길’ 내주고 고개 숙였지만…오프시즌 핫이슈는 ‘갓연경’
2022~2023시즌 여자배구 V리그는 김연경으로 시작해, 김연경으로 끝났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비록 통합우승에는 실패했지만, 김연경의 압도적인 인기 속에 흥국생명은 시즌 7차례 홈 만원관중을 기록하는 등 역대급 관중 동원력으로 여자배구 흥행을 주도했다.김연경이 시즌 도중 은퇴 고민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첫 우승 바짝 다가선 이예원 “오늘처럼 또박또박 쳐야죠”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신인왕 이예원이 2023시즌 국내 개막전에서 2라운드 선두로 나서며 데뷔 첫 우승 각오를 다졌다.이예원은 7일 제주도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 제주CC에서 열린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치고 합계 9언더파 135타를 기록했다.첫날 노보기 플레이로 7언더파 65타를 기록, 선두와 1타차 2위로 출발한 이예원은 2위 박현경을 5타차로 여유있게 제치고 선두로 나섰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세계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한 한국야구는 세대교체의 숙제를 안았다.오는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은 야구 대표팀에 미래의 대표팀 간판선수들을 테스트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병역 혜택 등 선수 선발과 관련해 논란이 일자, 향후 아시안게임에 나설 대표팀은 23세, 프로 3년차 이하 선수로 선수단을 꾸리기로 했다.
EPL 30주년 ‘가장 위대한 팀’은 2011~2012시즌 맨시티
1992년 출범해 30번째 시즌을 맞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리그다.ESPN은 “1998~1999시즌은 트레블 때문에 축하를 받지만, 리그에서는 그 시대의 가장 지배적이지 않은 챔피언들 중 하나"라고 이유를 설명했다.같은 이유로 리그 무패 우승을 달성한 2003~2004시즌의 아스널도 공동 16위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역시 ‘역전의 명수’…SK, 16점차 뒤집고 4강 PO행
정규시즌 막판 극적인 역전승을 수차례 연출하며 ‘역전의 명수'라는 타이틀을 얻었던 서울 SK가 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2경기 연속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하며 4강 플레이오프에 올랐다.KCC의 에이스 허웅이 전반에만 15점을 넣었고, 라건아와 디온 탐슨은 SK의 주득점원인 자밀 워니를 전반 필드골 성공률 23%로 묶었다.SK가 3쿼터 시작과 함께 워니의 자유투 2득점으로 차이를 줄이는 듯했으나 곧바로 허웅에게 3점슛을 내주며 점수 차가 16점까지 벌어졌다.
유럽파 조소현·이금민 ‘멀티골’…여자축구, 잠비아에 대승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오는 7월 2023 국제축구연맹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서 만날 모로코를 대비해 마련한 아프리카 팀을 상대로 한 모의 평가전에서 대승을 거뒀다.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IFA 랭킹 77위 잠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조소현과 이금민의 멀티골, 박은선의 쐐기골을 더해 5-2 역전승을 거뒀다.한국은 여자 월드컵 H조에서 모로코, 콜롬비아, 독일과 16강을 다툰다.
A22면
오래전 고향을 떠나 출가했다고는 하지만 벚꽃이 활짝 필 무렵이면 항상 겹치는 기억들이 있다.내 고향 제주의 4·3에 얽힌 단상들이다.벚꽃과 더불어 유채꽃 향기가 바닷바람을 타고 한라산으로 퍼져 올라갈 무렵이면 당시를 살았던 제주 사람들은 또다시 과거의 쓰라린 기억들과 마주해야 한다.
아침 출근·등굣길에 한강 다리가 갑자기 무너졌다.수사당국도 설계·시공과 안전점검 과정의 부실 여부를 엄정히 밝혀야 한다.시민들이 다리를 건너거나 다리 아래를 지나기조차 불안해한다면 안전 사회를 입에 올릴 수 없다.
지난 4월1일 만우절에 나는 빨간 드레스를 입고 결혼했다.한국의 모든 결혼식이 만우절 장난처럼 여겨지는 것이 아니라 사실이 되는 날이 오길 바란다.만우절에 결혼한 나와 애인은 생활동반자법이 제정되어 부부에서 생활동반자가 될 날을 기다리고 있다.
1751년 겸재 정선은 소나기를 맞고 갠 인왕산의 절경을 감상하며 이를 그림으로 그렸다.화제를 모은 ‘이건희 컬렉션’ 중 하나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공개됐고, 광주에 이어 대구로 순회 전시되고 있기도 하다.이처럼 많은 관심 속에 있는 작품인데, 그 해석은 어떨까?
A23면
요즘 몇몇 방송에서 매향리를 매화향 가득한 동네로 소개하던데 적어도 바닷가 매향리들은 오랜 옛날 향을 묻었던 곳이다.미륵신앙은 삼국시대에 유행한 불교의 전통으로 미륵부처가 이 세상으로 와서 사람들을 구원하고 좋은 세상을 만들어 줄 거라는 믿음이다.삼국의 대립이 격화되는 과정에서 민초들의 삶은 피폐해졌고, 사람들은 암울한 현실에서 자신들을 구원할 미륵을 기다리게 된 것이다.
[사설] 삼성전자 ‘어닝쇼크’가 한국 경제에 던지는 과제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매출 63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7일 공시했다.삼성전자는 실적 악화 대응 차원에서 메모리 반도체 감산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공급을 줄여 반도체 가격 하락세를 진정시키면 삼성전자의 단기 수익성은 개선되지만 중·장기적 시장 지배력은 약해진다.
정부가 이승만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당시 박민식 보훈처장은 “진영을 떠나 이제는 후손들이 솔직하게 그리고 담담하게 건국 대통령 이승만의 업적을 재조명할 때"라고 말했다.이튿날 보훈처는 국가유공자 예우·지원 법률을 근거로 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설] 국민의힘 새 원내사령탑, 협치 복원에 앞장서야
여당인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에 3선의 윤재옥 의원이 선출됐다.원내대표 교체를 여당이 일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윤 원내대표는 대통령실과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숨] 국어교사모임 추천 도서지만 수업시간엔 읽을 수 없어요
어느 고등학교의 국어 교사가 학생들과 시 수업을 할 시인을 한 명 추천해 달라고 했다.언젠가는 집 인근의 학교 정문에서 학교폭력과 관련한 자신의 시를 학생과 교사들의 등교시간에 맞추어 낭송하고 있는 그를 보고, 그의 진정성이란 의심할 수 없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국어 교사는 나에게 취지도 참 좋고 기존 학교에서 좋은 반응도 있는 시인이시니 문제없을 것이라고, 특강을 부탁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