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면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미국 국방부 기밀 유출 용의자가 13일 미 매사추세츠주 노스다 이튼에서 체포됐다.다만 그는 유출된 기밀의 진위 등 “문서 자체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게 매우 제한적"이라며 “국가안보는 물론 우리 직원과 동맹 및 파트너들의 안전과 안보에 대한 잠재적인 영향으로 인해 기밀 정보를 확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용의자가 체포되면서 유출된 기밀문건들이 미 국방부의 내부 자료라는 점은 명확해졌다.
프랑스 헌법위원회가 정년을 기존 62세에서 64세로 늘린 연금개혁 법안 조항을 합헌이라고 판단했다.한국의 헌법재판소 격인 프랑스 헌법위원회는 14일 오후 6시쯤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가 정부를 대표해 제출한 연금개혁 심사 결과 6개 조항을 제외한 항목이 헌법에 합치된다는 판단을 내놓았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헌법위원회는 연금개혁 법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정년을 기존 62세에서 64세로 연장한다는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인정했다.
윤 대통령 지지율, 5개월 만에 20%대로…국정 리더십 ‘상시 위기’
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이 27%로 5개월 만에 다시 20%대를 기록했다.박근혜 정부에선 국정농단 의혹이 증폭되던 시기에 대통령 지지율이 25%를 기록했다.윤 대통령의 경우 취임 석 달째인 지난해 7월 말 처음으로 20%대 지지율을 기록했으며, 이후에도 20~30%대를 벗어나지 못해 낮은 지지율이 상수로 굳어졌다.
앞으로는 정신건강검진을 신체건강검진처럼 2년에 한 번씩 받을 수 있다.정부는 앞으로 정신건강검진 주기를 2년으로 대폭 단축하고 검사대상 질환에 조현병을 포함하기로 했다.검진 결과 위험군으로 판단되면 정신건강의학과 등으로 연계해 조기 진단·치료를 받도록 한다.
A2면
14일 오전 10시25분 카카오톡 알림이 울렸다.190여명이 참여한 단체 대화방 ‘거지방'에서였다.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기성세대는 자신을 지칭할 때 ‘거지'라는 말을 기피한다. 하지만 청년들은 솔직하고 겸손하게 자신의 상황을 해학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며 “지출을 아끼는 게 사실은 힘든 일이지만, ‘거지방'에서는 절약을 실천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애환을 나누고 연대 의식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 ‘2050 탄소중립’처럼 시점 정한 목표, 생태전환을 시한부 행동처럼 오해”
창비와 세교연구소가 14일 심포지엄 ‘대전환의 한국 사회, 과제와 전략: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를 서울 창비서교빌딩에서 열었다.압축성장을 이끌었던 ‘목표-계획-실행-달성'의 선형적 사고방식으로는 참상을 해결할 수 없다며 새로운 사고방식을 제시한 게 사회생태 전환이다.조 교수는 ‘2050 탄소중립'처럼 시점을 정해놓고 목표를 제시하는 방식 때문에 사회생태 전환을 시한부 행동처럼 오해하게 된 측면이 있다는 점부터 지적했다.
A3면
미 내부 유출 드러나자…슬그머니 “도청 알 수 없다”는 정부
미국 국방부 기밀문서 유출이 내부자의 소행임이 명확히 드러난 13일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정부도 확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미국의 도청이 없었다는 의미인가"라고 묻자 “상대방이 우리에 대해 정보 활동을 할 수 있는 개연성은 어느 나라나 있다. 우리도 그런 활동을 안 한다고 보장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현재까지 도청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가 없으므로, 악의적 행동이 없었던 것으로 간주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이 당국자는 이 같은 판단의 근거가 한국 정부의 자체적 판단인지 미국으로부터 설명을 들은 결과인지를 묻자 “미국은 조사가 끝난 뒤 확실히 설명할 것이고, 우리는 지금도 진행 중이지만 현재까지 어떤 것도 확정해서 미국의 행동이라고 드러난 게 없다"고 말했다.
현역으로 배치된 지 2년도 안 된 미군 ‘일병'까지 1급 군사기밀에 접근이 가능한 미군의 허술한 기밀 취급 시스템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뉴욕타임스는 13일 “잭 테이세이라가 체포되면서 정부가 1급 기밀로 분류하는 국가 보안 문서를 열람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드러났다"면서 “이 사건은 ‘일급 기밀'이라는 용어가 실제로 비밀인지, 국가안보기관이 민감한 자료를 방치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광범위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NYT에 따르면 미 국방부 당국자들은 1급 비밀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수만명까지는 아니더라도 수천명은 될 것으로 본다.
대통령실이 미국의 한국 국가안보실 도청 의혹과 관련한 한국 언론 보도를 두고 14일 “국익과 국익이 부딪치는 문제라면 언론은 자국의 국익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옳은 길"이라고 밝혔다.사실보도와 권력감시를 책무로 삼는 언론에 ‘국익 보호’ 역할을 부여하면서 뒤틀린 언론관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불가피하다.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언론 자유라는 것이 늘 국익과 일치하지는 않습니다만"이라고 전제하며 이같이 말했다.
A4면
북한이 지난 13일 고체연료를 사용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8형'을 시험발사했다고 14일 발표했다.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실장은 “북한이 콜드론치를 ICBM에 채택한 것은 처음"이라며 “고체연료와 TEL, 콜드론치 등을 결합해 ICBM 운용 효용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라고 했다.북한은 고체연료 고도화와 단 분리 기술 정교화 등을 위해 화성-18형 미사일의 추가 시험발사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한반도 비핵화 → 북한 비핵화로’ 윤석열 정부 첫 ‘통일백서’ 발간
윤석열 정부에서 발간된 첫 <통일백서>가 한반도 정세의 책임이 북한의 핵 위협과 군사 도발에 있다고 적시했다.제1장인 ‘윤석열 정부의 통일·대북정책'에서 “북한은 우리와 미국에 대한 강경 입장을 고수하였고, 만성적인 경제난 속에서도 핵·미사일 위협과 도발을 지속하면서 한반도의 안보 불안을 가중시켰다"고 했다.제3장인 ‘개방과 소통을 통한 동질성 회복'에서도 “2022년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는 가운데 북한의 계속되는 군사적 위협과 도발로 남북 간 교류협력은 이뤄지지 못했다"고 했다.
A5면
이정근, 청탁자에 “송영길한테 전화 한 통 해보라 안 했겠나”
검찰이 수사 중인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불법 정치자금 의혹의 핵심 단초인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 대해 법원이 ‘로비스트, 정치브로커'와 같은 역할을 했다고 판결문에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실제 이 전 부총장은 2021년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가 당대표에 오른 직후 부총장에 임명됐으며, 이듬해 3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서울 서초갑 민주당 후보로 공천을 받았다.전당대회 당시 송 전 대표 캠프에서 뛴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검찰의 칼끝이 곧바로 송 전 대표 쪽으로 향할 수 있어 민주당 전·현직 대표가 수사·재판을 동시에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에서 돈봉투가 배포된 정황이 검찰 수사에서 속속 드러나면서 민주당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윤 의원이 자신이 돈봉투를 전달한 정황이 담긴 녹취가 공개되자 ‘짜깁기'라고 반박한 데 대해서도 “연일 언론을 통해 생생한 육성이 나오고 있다. ‘짜깁기한 것, 조작한 것'이라는 식으로 하면 더더욱 코너로 몰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전재수 의원도 BBS 라디오에서 “검찰이 송 전 대표를 소환하면 당연히 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방송 3법’ 헌재의 판단 구한 여당…야당의 직회부 법안 무력화 시도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본회의에 직회부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 개정안 등 ‘방송 3법'에 대해 14일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소관 상임위원회인 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 다수 의석을 활용해 방송 3법을 통과시켰고, 지난달 21일엔 방송법 개정안의 본회의 부의 요구안을 의결했다.국민의힘 소속 법제사법위원인 유상범 의원 등 6명은 이날 헌법재판소에 ‘방송법 본회의 직회부 부의 요구의 건'과 관련한 권한쟁의심판 청구서를 제출했다.
의전비서관에 김승희 선임행정관…김건희 여사와 대학원 동기
대통령실이 공석인 의전비서관에 김승희 선임행정관을 정식 임명하기로 했다.김 선임행정관은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대학원 동기다.14일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달 사퇴한 김일범 전 의전비서관 후임에 김 선임행정관을 임명하기로 했다.
A6면
이창용 “한국서 SVB 사태 땐 뱅크런 100배 빠를 것”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에서 실리콘밸리은행 같은 은행 파산 사태가 벌어지면 미국보다 예금 인출 속도가 “100배는 빠를 것"이라고 밝혔다.주요 20개국 중앙은행 총재 회의, 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그룹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에 머물고 있는 이 총재는 14일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유럽 은행권 혼란과 관련한 질문에 “이번 사태는 우리에게 많은 숙제를 줬다"며 이 같은 예상을 내놓았다.이 총재는 “젊은층의 디지털뱅킹이 한국에서 훨씬 더 많이 발달했고 예금 인출 속도도 빠른 만큼, 이런 디지털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리아, 아랍연맹 복귀 가능성...알아사드 면죄부 주나
시리아의 국제무대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주요국은 14일 대표단 회의를 열고 시리아의 아랍연맹 재가입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아랍연맹이 시리아를 받아들일 경우 이는 ‘최악의 전쟁범죄자’ 중 한 명이라는 비판을 받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에 대한 면죄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독일이 15일 현재 운영 중인 원전 3곳의 가동을 완전 중단하고 탈원전 시대를 연다.원전은 현재 독일 전체 에너지 가운데 6%를 차지하고 있다.또 임시방편이라고는 하나 독일 정부가 에너지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석탄발전소 가동을 늘리기로 하면서 ‘2030년 탈석탄'과 ‘2045년 탄소중립 달성’ 목표와 배치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소통 앞장선 이재용 “일할 땐 열정적으로, 쉴 땐 편안하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현장 소통 행보의 일환으로 지난 13일 삼성증권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며 덕담을 건넸다.이 회장은 쌍둥이를 포함해 아들만 4명을 키우는 사내 커플 직원에게는 “키우기 쉽지 않았겠다"며 “딸도 추가로 가지면 행복해지지 않겠냐"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이 회장은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국내외 계열사 주요 사업장을 방문해 임직원을 격려하고 직원들과 간담회를 여는 등 현장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노르웨이가 13일 스파이 활동 혐의로 러시아 외교관 15명을 추방한다고 밝혔다.노르웨이의 발표 후 러시아는 한때 바렌츠해 상공에 전투기를 출격시키며 신경전을 벌였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노르웨이 외교부는 오슬로 주재 러시아대사관에서 일하며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러시아 외교관 15명을 추방한다고 발표했다.
룰라 만난 시진핑 “광범위한 공통 이익 갖고 있어”…중국·브라질 ‘더 밀착’
미국과의 체제 경쟁에서 우군을 얻기 위해 개발도상국을 공략하고 있는 중국과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을 되찾으려는 브라질이 손을 잡았다.시 주석은 이날 “중국과 브라질은 동·서반구의 가장 큰 개발도상국이자 주요 신흥시장국으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로서 광범위한 공통 이익을 갖고 있다"며 “룰라 대통령과 전략적 높이에서 협력해 신시대 중국·브라질 관계의 미래를 이끌며 양국 국민에 더 많은 복지를 가져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룰라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미주 이외 지역 국가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중국은 국제사회 각 영역에서 중요한 역량을 지니고 있다고 화답했다.
A8면
14일 오후 1시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고은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경찰이 음주운전 단속을 실시했다.윤 청장은 “얼마 전 대전에서 어린이 보호구역을 지나던 어린이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희생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음주운전을 포함해 스쿨존에서 불법 주정차나 보행자 보호 위반 등 교통법규 위반에 대해 강력하게 단속하겠다"고 말했다.전국 15개 시·도경찰청이 이날 오후 1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전국 431곳에 교통경찰 1642명을 투입해 음주운전 일제 단속을 벌인 결과, 총 55건이 적발됐다.
불법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가 14일 0시에 서비스를 종료했다.여기에 문화체육관광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누누티비 대응 태스크포스'가 경찰을 비롯해 인터폴, 미국 국토안보수사국 등과 협력해 수사망을 좁혔다.이에 누누티비 측이 자진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김포공항~개화역 ‘지옥철’ 해소 위해 버스전용차로 추진
서울시가 ‘지옥철'로 불리는 김포도시철도 혼잡도 완화를 위해 개화역~김포공항 구간에 버스전용차로를 조속히 추진하기로 했다.김포골드라인은 서울교통공사 자회사가 위탁 운영 중이다.서울시는 최근 김포라인 개선 문제가 시급해짐에 따라 역사 혼잡도 관리와 버스 증차, 버스전용차로 신설 등 즉시 적용 사항들을 추진하겠다고 14일 밝혔다.
극심한 불안·우울에…정순신 아들 학폭 피해자, 수업 들은 날 ‘2년 동안 단 이틀’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에게 학교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고등학교에 재학한 2년 동안 단 이틀만 정상적으로 수업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민족사관고에서 제출받아 14일 국회 청문회에서 공개한 ‘정순신 아들 학폭 피해학생 출결현황’ 자료를 보면 피해자는 정 변호사 아들 등에게 학교폭력 피해를 본 뒤 극심한 불안과 우울 증세 등을 겪으며 병원 치료를 받았고 2018년 2월12일부터 등교하지 않았다.이날부터 2019년 연말까지 피해자가 정상적으로 학교수업을 들은 날은 2일뿐이었다.
오늘의 부고 - 2023년 4월 15일
2023년 4월 15일 전국 흙먼지 씻는 단비[오늘의 날씨]
2023년 4월 15일 전국 흙먼지 씻는 단비 [오늘의 날씨
A12면
‘리바운드’ 이전에 ‘가비지타임’이 있었다[위근우의 리플레이]
그는 농구를 계속해 프로가 되겠다는 거의 불가능한 꿈과 농구를 그만두더라도 대학에 쉽게 입학할 수 있는 현실 사이에서 꿈을 고집한다.냉철한 현실주의자인 신유고 감독은 그를 만류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엔 전 NBA 선수 스티브 커 사례를 들며 체격과 운동능력의 한계를 넘어 프로가 되려면 슛 연습을 하라고 조언한다.농구를 그만두더라도 대학에 진학하는 게 신우를 위한 길이라던 그의 신념도 옳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할 수 없는 아이에게 그 작은 가능성을 위한 첫걸음을 가르치는 것도 옳다.
화마의 상처 안고 재회…“얼마나 뜨거웠을까”[금주의 B컷]
지난 11일 강원 강릉시 난곡동 일대에서 시작된 산불은 순간 최대풍속 30m를 타고 불과 8시간만에 축구장 면적 530배에 달하는 379㏊의 토지와 주택과 펜션 등 154곳을 집어삼켰다.흔적만 남은 집터에서 소방관들은 잔불을 정리하고 있었다.산불이 강풍을 타고 도깨비불처럼 날아다니던 시간, 이씨는 집에서 키우던 소 3마리를 묶었던 끈을 낫으로 끊은 뒤 우사의 문만 열어 놓은 채 몸만 피할 수밖에 없었다.
A13면
낯선 두바이에서 마주한 ‘서울대 병원’…이 편안함을 어찌 표현하리[다른 삶]
모니터 너머로 보이는 엄마의 얼굴에 마침내 화색이 돌았다.10여년 전 그곳에서 뇌 수술을 받고 건강한 일상을 되찾은 엄마에게 서울대학교 병원은 이름만으로도 베드로의 기적이 일어나는 곳이다.‘이런 곳에 병원이 있구나'라며 입구에 다다르자 마주한 서울대학교 병원 마크를 보니 고국에라도 돌아간 기분에 괜스레 마음이 웅장해졌다.
휴일 계획 요정님! 어디 계세요?[도대체 작가의 토요툰]
A15면
600명 사상에 책임 없다?···JR을 바꾼 10년의 싸움[책과 삶]
지금으로부터 18년 전인 2005년 4월25일 아침, 일본 효고현 아마가사키시에서 곡선 선로를 주행하던 쾌속열차가 철로로부터 5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아파트로 돌진했다.<궤도 이탈>은 2005년 JR 후쿠치야마선 탈선 사고의 원인을 밝히고 잘못된 시스템을 고치기 위해 10년간 싸워온 아사노와 유가족들의 싸움에 대한 기록이다.책은 아사노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JR 후쿠치야마선 탈선 사고의 지난한 진상규명 과정과 JR 서일본의 안전 시스템 개선 과정을 추적해나간다.
언젠가부터 삐딱한 농담만 하는 열네 살 애비는 차라리 축구를 하고 싶어하고, 과묵한 크리스토퍼는 이런 것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합니다.저는 모임 사람들이 왜 ‘상실의 별에 갇혔다'는 표현을 쓰는지 알 것 같습니다.상실을 겪는 사람은 그 부재에 압도되어 꼼짝도 할 수 없는 상태로 얼어붙기도 하고, 그리움, 슬픔, 우울, 분노, 죄책감 같은 감정들이 복잡하게 다가와 고립되는데, 세상은 이들에게 슬퍼하되 집착하지 말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훌훌 털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라고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A16면
에어컨 버튼을 누를 때마다···기억해야 할 것들[책과 삶]
한여름 낮 동안 달구어진 방이 밤까지 식지 않을 때면 에어컨 리모컨 버튼을 누르며 생각한다.저자는 고대 자연형 냉방부터 20세기 초 최초의 냉방 시스템 발명, 1930년대 냉매 발명, 중앙식 냉방 시스템이 백인 중산층 주거지의 표준 규격으로 자리 잡은 1950년대, 프레온의 유해성이 발견돼 생산이 중단된 1980년대를 거쳐 2020년대 현재까지 꼼꼼하게 소개한다.흥미로운 것은 냉각과 냉매가 과학이나 기술 외에도 사회, 정치, 문화, 환경과 깊숙하게 연결돼있다는 점이다.
현대사회 기본 ‘가족’ “폐지를” 도발적 주장[책과 삶]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정부는 시민에게 “자택에 머물고 외출하지 말라"고 당부했다.자가격리가 가능한 집이 없거나 돌봐줄 가족이 없는 ‘취약계층'은 방역 시스템 밖으로 밀려났다.루이스는 가족을 사유재산 유지 수단이라고 비판한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 사회적 사랑을 주장한 알렉산드라 콜론타이, 혁명적 페미니즘을 주장한 슐라미스 파이어스톤 등을 소개한다.
일·놀이 함께하는 ‘일상의 직업화’…취미·흥미가 ‘수익화’되는 오늘의 노동[책과 삶]
<노동의 상실>은 “일이 점점 나아지리라는 마음 편한 진보의 서사가 있다"라며 서문을 시작한다.사무실에서 닌텐도 스위치를 할 수 있고, 맥주 파티를 여는 직장은 일부 유망한 스타트업뿐이다.반면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진 이들의 사무실과 집을 청소하는 노동자들은 “일은 실제로 재미있는 부분이 거의 없을 때에도 재미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요받는다는 게 저자의 지적이다.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어요”…한 장 한 장 넘기다 알게 되는 수수께끼[그림책]
책은 1인칭 주인공이 알쏭달쏭한 수수께끼를 던지면서 시작한다.언어학자인 빅터 D O 산토스는 인간이 쌓은 세계 모든 문화와 언어의 아름다움을 전하며, 그 가치를 존중받고 지켜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그는 작가의 말을 통해 “세계에는 7168가지 언어가 있는데 2100년쯤이면 그중 적어도 절반이 사라진다고 한다. 언어 하나가 소멸되면, 문화 하나도 역시 소멸된다"면서 “세계 모든 언어, 쓰기 체계, 문화가 수놓은 아름다운 자수에 소박하게나마 이바지하는 바가 있기를 바라며 만들었다"고 했다.
A17면
딸과 엄마는 아빠를 오랜 시간 간병했다.모녀는 더 가난해졌고, 아주 지쳤다.엄마와 딸이 나오는 단편 세 편이 이어진다.
<이토록 굉장한 세계> 서문은 인상적인 비유를 소개한다.코끼리, 생쥐, 유럽울새, 박쥐, 방울뱀, 거미, 모기, 해바라기, 그리고 인간이 있는 방이 있다.이 책은 냄새, 맛, 빛, 열, 소리, 전기장, 자기장 등 온갖 감각으로 가득 찬 세상을 각자의 방식으로 이해하는 생명의 세계를 그린다.
버려진 식물들이 말을 걸었다···“함께 살아보자”고[토요일의 문장]
‘이 식물들은 재개발 공사가 시작되면 어디로 가지?’ 의식하자 재개발 단지의 식물들이 더 많이 보였다.이렇게 즉흥적으로 시작된 ‘공덕동 식물유치원'의 유기식물 구조 프로젝트.이 프로젝트는 사실 식물들이 시작하게 만든 것이다.
‘SF 거장’ 하인리히는 ‘여성혐오자’였을까[책과 책 사이]
10권짜리 <로버트 A. 하인라인 중단편 전집>이 최근 나왔다.그중 하나는 여성혐오와 성차별주의에 관한 것이다.지식공유 사이트인 쿼라에 ‘하인라인은 여성 혐오주의자인가'라는 제목의 글이 올랐다.
A18면
이천웅 ‘불법도박’ 뒤통수…LG 선수 관리 또 ‘NG’
2023년 프로야구를 덮친 먹구름이 다시 짙어졌다.외야수 이천웅의 인터넷 불법 도박 사실이 드러났다.LG 구단은 불법 도박 제보가 있었다는 사실이 보도된 뒤 해당 선수가 이천웅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천웅을 버젓이 개막 엔트리에 포함했다.
축구 대표팀 세대교체의 기수들로 꼽히는 ‘젊은 피'가 유럽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벨기에 주필러 프로리그 헨트 소속 홍현석은 14일 웨스트햄과의 2022~2023 유럽축구연맹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8강 1차전 홈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해 64분 동안 뛰었다.헨트는 전반 추가시간 선제골을 내줬지만 만회골을 넣으며 1-1로 비겼다.
자유계약선수 시장에 나온 거물, ‘월드스타’ 김연경의 거취가 원소속팀 흥국생명 잔류로 정리되는 분위기다.김연경은 지난 12일 흥국생명 관계자와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과 만났고, 아본단자 감독은 이 자리에서 더 적극적으로 잔류를 설득했다.흥국생명 관계자는 “FA 협상은 도장을 찍을 때까지 모른다"고 말을 아끼면서 “김연경과는 시즌이 끝난 뒤부터 꾸준히 접촉했다. 김연경이 현재 지방에 내려가 있는 상황인데, 최대한 빨리 만나 계약을 마무리 짓고 싶은 게 구단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서요섭, 연이틀 버디 ‘쏙쏙’…KPGA 개막전 ‘순항’
한국 남자골프의 간판 서요섭이 이틀 연속 선두를 지키며 시즌 개막전 우승을 향해 달렸다.서요섭은 14일 강원 춘천 라비에벨CC 올드코스에서 열린 2023 한국프로골프 투어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2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쳤다.첫날 5타를 줄이며 5명의 공동선두로 출발한 서요섭은 이틀 합계 10언더파 134타를 기록, 이날 6타를 줄이며 따라붙은 전성현과 리더보드 맨 위를 지켰다.
탬파베이 13연승 ‘개막 최다 연승 타이’
프로농구 최강 ‘창과 방패'의 맞대결에서 ‘창’ 서울 SK가 먼저 웃었다.역대 4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건 50회 중 39회나 된다.두 팀의 정규리그 상대 전적은 3승3패로 호각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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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포자기 상태인 듀드를 조롱하던 조가 동전을 쓰레기 그릇에 던져넣는다.그러자 듀드는 그 돈으로 술을 마시고자 자존심도 버린 채 쓰레기 그릇 곁으로 간다.이 광경을 보다 못한 찬스가 그릇을 발로 걷어차 버린다.
그중 크기가 큰 멍게는 활어차에 실어 전국에 있는 횟집으로 보내는데, 멍게를 약 50kg씩 쉴 새 없이 옮겨 담다 보면 어느새 5t에 이르는 활어차를 가득 채운다.스카우트 시즌4 = 청소년들을 위한 ‘슬기로운 진로 직업 탐구생활’ <스카우트>가 네 번째 시즌을 맞아 크게 탈바꿈하여 ‘얼리어잡터'라는 부제를 달고서 돌아온다.봄철 개편을 맞아 처음으로 방송될 <스카우트 시즌4>는 새로운 제품 정보를 다른 사람보다 먼저 접하고 구매하는 ‘얼리어답터'처럼 또래보다 먼저 직업의 세계에 도전장을 내민 ‘얼리어잡터’ 전문계 고등학교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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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여드름주사학회는 여드름과 주사질환 등과 관련한 연구 및 학술 활동뿐 아니라 이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높이는 일에도 적극적이다.박미연 여드름주사학회장은 14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초기 여드름의 경우 기능성 화장품으로 치료가 충분하다고 오인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일명 ‘여드름 화장품'이 바르는 약과 먹는 약을 대체할 수 있다는 설문 문항의 오답률이 각각 약 55%, 45%로 나타나는 등 화장품을 여드름의 치료제로 잘못 생각하거나 이에 대해 잘 모르는 비율이 높다"고 지적했다.대한접촉피부염 및 피부알레르기학회 회장과 대한화장품의학회 회장 등을 역임한 박 회장은 여드름 및 주사, 색소질환 레이저 치료 등의 권위자로 꼽힌다.
실명 위험 높은 습성 황반변성, 4가지 위험인자 찾았다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조한주 전문의팀은 습성 황반변성 환자에서 망막내액이 잘 생기는 주요 위험인자를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연구팀은 김안과병원에서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단받고, 주사치료를 받은 환자 중 24개월 이상 추적관찰이 가능했던 425명을 대상으로 빛간섭단층촬영 분석 및 연구를 진행해 이를 밝혀냈다.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부에 있는 신경조직인 황반에 노폐물이 쌓이고 성질이 변하면서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비뇨의학회도 국가배뇨감염관리센터를 제안하며 협진체계 부족, 요양병원 적정성 평가에 맞추기 위한 단순 기저귀 사용 선호, 요양병원 정액수가제 문제점 등을 지적했다.국가배뇨감염관리센터는 상당수 노인 환자들이 배뇨와 관련한 문제를 겪고 있고 이로 인한 합병증도 늘어가고 있지만 대학병원 등에 내원하기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만큼 지역별로 센터를 만들어 이에 대응하려는 방안이다.노인의 배뇨 및 요실금 문제에 관한 관심을 제고하고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한국의 발달한 정보기술 산업과 잘 연계한다면 새로운 의료한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이 기존 도수치료실을 포함한 재활의학과를 확대, 새롭게 스포츠재활센터를 열었다.환자중심 비수술적 재활치료와 최신 장비를 활용한 일대일 맞춤 도수치료를 강화해 근골격계 손상 환자, 수술 후 재활이 필요한 환자, 운동 부상 환자, 종목별 스포츠 선수 등에 대한 통증 완화와 빠른 신체 기능 회복을 돕게 된다.이준철 센터장은 “전문화, 차별화된 재활치료와 신체 기능 회복, 질환 재발 방지를 위한 맞춤 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환자 회복과 운동능력 향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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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클러스터 사업으로 인천국제공항과 가깝고 대학병원부터 전문병원까지 다양한 의료기관을 갖춘 지역 특성을 살려 외국인 의료관광객의 발걸음을 인천으로 이끌겠다는 목표를 세웠다.이를 위해 외국인 의료관광객 맞춤형 수용 태세를 강화하고 인천 의료관광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한다.국제기구, 재외 공관, 해외 지사와 인천시 자매도시를 중심으로 국내외 공공기관 교류 확대를 통해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를 위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은 오는 18~19일 병원 본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조혈모세포 이식 1만례를 기념해 공개강좌를 연다.1983년 3월 국내 첫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에 성공한 혈액병원은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로 조혈모세포 이식 1만례를 달성했다.18일 강좌는 ‘혈액암 환자의 영양관리’, ‘알기 쉬운 림프종’, ‘급성백혈병의 최신 치료: 조혈모세포 이식과 CAR-T’ 순으로 진행된다.
감정 변화로 생기는 안면홍조, “교감신경 절제술 효과적이다”
안면홍조는 얼굴이 수시로 붉어지고 화끈거리며 괴로움을 유발해 삶의 질을 저하하는 질환이다.현 교수는 수술 후 안면홍조 유형에 따른 개선 정도와 보상성 다한증 발생 여부 등을 고려해 수술 효과와 전체적인 만족도를 조사 분석했다.전체 안면홍조 수술 환자의 77%가 수술 효과에 만족했으며, 특히 감정에 의한 안면홍조 환자의 55%는 수술 후 홍조가 완전히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필립스 소닉케어와 구강보건협회가 ‘치아뿐 아니라 잇몸까지 관리하는 올바른 양치 습관 형성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대한민국 양치혁신 캠페인을 전개한다.구강보건협회 박용덕 회장은 “치아 세정 중심의 양치법을 고수하는 다수의 국민을 위해 잇몸 중심으로 양치하는 표준잇몸양치법과 함께 ‘0-1-2-3 양치 습관'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표준잇몸양치법은 칫솔모를 잇몸선에 45도 각도로 위치시키고, 제자리에서 5~10회 미세한 진동을 준 뒤 손목을 사용해 잇몸에서 치아 방향으로 회전시켜 쓸어내듯이 양치하는 방법을 말한다.
임신 중 태아에도 중요갑상선 호르몬 체크를[톡톡! 30초 건강학]
불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이란 혈중 갑상선호르몬은 정상이나 갑상선자극호르몬이 정상 범위보다 상승하여 있는 상태로, 대개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아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불리기도 한다.임신을 고려하지 않는 여성의 경우, 불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 치료는 갑상선자극호르몬의 상승 정도와 갑상선자가항체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갑상선자극호르몬 수치가 10mIU/L 이상일 때 갑상선호르몬 보충을 시작하게 되고, 갑상선자극호르몬이 4.5~10mIU/L 범위라도 임신을 준비하는 경우나 피로·변비·갑상선비대 등의 증상이 있거나 갑상선자가항체 양성이면 치료한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인공지능 조영증강기술'을 활용하면 기존의 간암 진단 CT검사에서 사용되던 조영제와 방사선량을 동시에 대폭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그 결과, AI 조영증강기술을 적용한 저용량 조영제 및 저선량 CT검사 그룹이 간암 진단에 높은 정확도와 안전성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즉 기존 방식의 CT보다 방사선량을 19.8% 낮추고, 조영제 사용량 또한 27% 줄인 검사에서도 AI 조영증강기술을 적용한 CT 영상의 대조도와 선명도가 더 높았을 뿐만 아니라 기존 CT촬영 결과보다 간 조직의 세부적인 구조와 혈관이 더 잘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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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빈자리를 통해, 이젠 함께할 수 없는 텅 빈 시간을 통해, 그가 생전에 좋아했거나 싫어했던 모든 것을 통해 우리는 후회한다.그 후회는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돼 꽤 오래 집요하게 우리 마음에 부활할 것이다.물론 어머니의 죽음이 후회와 상처로만 부활하는 것은 아니다.
1957년 서독의 저명한 과학자들이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만 동참하겠다는 ‘괴팅겐 선언'을 하면서 독일 내 원전건설의 시동이 걸렸다.건설기간만 10년에 달하고, 설계수명이 30~40년인 원전은 화력발전소에 비해 정책 전환이 더딜 수밖에 없다.미리 대비해야 할 텐데, 윤석열 정부는 원전 비중을 늘린 데다 친환경 에너지 정책은 안 보이고 화력발전은 확대하고 있으니 걱정이 크다.
먼산에 물결처럼 번지는 연초록 나뭇잎들의 바림을 황홀하게 바라본다.공동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세상에서 사람들을 지배하는 것은 각자도생의 원리이다.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는 부정적 확신은 삶의 안전장치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으로 밀어넣는다.
달큼한 과일과 신선한 야채의 향기가 광주비엔날레 전시장에 차오른다.에드가 칼렐의 작품 ‘고대 지식 형태의 메아리’ 덕분이다.서구적 의미의 예술이 존재하지 않는 마야의 후예에게 ‘예술'은 삶의 지혜와 지식,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에 둔 세계를 지향한다.
A23면
블라인드 채용은 능력주의에 충실한 선발 방식이다.그만큼 채용 시 출신 대학의 중요성은 줄어든다.블라인드 채용은 정기채용에서 수시채용으로, 스펙에서 전문성으로 변화하는 채용 트렌드를 더욱 급진화시키는 변속기어라고 할 수 있다.
[사설] 전대 ‘돈봉투’ 의혹 민주당, 스스로 진상규명해야
2021년 5월 송영길 의원이 당대표로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 파문이 커지고 있다.검찰은 지난 12일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9000만원대 불법자금이 오갔다고 보고 자금 제공자뿐 아니라 수수자까지 수사하겠다고 밝혔다.불법자금을 받은 당 관계자 40명 중 현직 의원 10여명이 연루됐다는 것이 검찰 주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27%로 급락해 다시 20%대로 내려앉았다는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가 14일 나왔다.윤 대통령과 여당은 ‘지지율 27%‘에 담긴 민심의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여론조사에서 눈에 띄는 건 국민의힘의 핵심 지지기반인 대구·경북에서도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웃돌았다는 점이다.
[사설] ICBM 완성 다가선 북, ‘강 대 강’ 악순환 벗어날 길 찾아야
북한이 전날 동해상으로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고체연료를 사용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8형이라고 14일 밝혔다.액체연료 기반의 이전 ICBM들과 달리 고체연료를 쓰면 미사일 발사 준비 시간이 단축되고, 은폐와 운반이 쉬워 사전 탐지가 어려워진다.미국은 아직 북한 미사일이 자국 본토를 위협할 능력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등의 불'로 보진 않을 수 있다.
내가 본 영상물에는 <핵과 사물들>이라는 제목이 달려 있었는데, 열 명이 넘는 학자들과 관련자들이 방사능 오염으로 폐기될 박물관 소장품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에 관해 토론하고 있었다.주요 내용은 소장품에 미친 보이지 않는 폭력의 영향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였다.예컨대 지진이나 화재로 인한 피해는 부서진 집이나 타고 남은 폐허 등으로 당시의 처참함을 기억하고 드러낼 수 있지만, 방사능이나 대기오염이 사물에 미친 보이지 않는 폭력은 그러기가 어렵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