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면

“MZ 노동자 위한다면서요, ‘여기 우리’는 예외인가요?”

“머리를 자르고 오니 뒷머리에 손을 넣고 뒤로 잡아당겨요. 충북 청원의 반도체 전기검사 전문업체 테스트테크에서 일하는 김민희씨가 회사 관리자에게 머리채를 잡힌 경험을 털어놓았습니다. 중소기업인 테스트테크는 현장 직원 대부분이 20~30대 청년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이곳이 첫 직장인데,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으로 시작해 입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김씨도 고등학교 선생님의 소개로 테스트테크에 들어왔습니다.김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전북 완주 일진하이솔루스 앞에서 민주노총 금속노조 주최로 열린 ‘제조업에도 MZ 노동자가 있습니다: 호명되지 못한 다양한 청년노동자 이야기마당'에 참여해 정부와 미디어에 대한 서운함을 털어놓았습니다.정부·언론이 말하는 이른바 ‘MZ 노동자'에 김씨 자신 같은 청년들이 포함돼 있냐는 겁니다.

선관위·감사원 ‘직무감찰’ 정면충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일 간부 자녀 특혜채용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최종 거부했다.선관위는 정부과천청사에서 노태악 선관위원장 주재로 위원회를 개최한 후 “헌법 제97조에 따른 행정기관이 아닌 선관위는 직무감찰 대상이 아니며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인사감사 대상도 아니므로 감사원 감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에 위원들 모두의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또한 “국가기관 간 견제와 균형으로 선관위가 직무감찰을 받지 않았던 것이 헌법적 관행"이라고 밝혔다.

법원 “깡통전세 중개인, 피해 세입자 손실액 60% 책임”

임대차 보증금 액수가 실질 매매대금을 웃도는 이른바 ‘깡통전세'를 중개한 부동산 중개업자가 임차인 손실액의 60%를 책임져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그간 법원은 깡통전세를 중개한 중개업자의 책임 범위를 20~30%만 인정해왔다.2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전주지법 민사11단독은 지난 4월 임차인 A씨가 부동산 중개인 B씨와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임차인에게 108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A2면

‘팬데믹 영웅’ 불렸던 간호사 “소모품 취급, 바뀐 게 없어요”

지역병원에서는 간호사 1명당 환자를 30명 넘게 보는 일도 있었다.김 간호사는 “코로나 초기 2년 동안 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서울의료원에서 사직한 간호사 수만 500명에 달한다. 평소의 2배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했다.김 간호사는 간호사 처우가 코로나 이전보다 나아진 게 없다는 사실에 허탈감을 느꼈다.

아이 낳아도 맡길 어린이집 없어…“농촌 뜹니다”

얼마 전까지 전북 부안군 변산면에 살았던 A씨의 하소연이다.맞벌이하는 A씨 부부는 출산 이후 아내의 복직을 앞두고 변산면에 단 하나뿐인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길 계획이었다.전국 농어촌 지역의 어린이집 폐원이 잇따르면서 ‘보육 인프라'가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

A3면

감사원 ‘권한’ 선관위 ‘위상’ 대결…배경엔 ‘정치적 불신’

감사원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직무감찰 권한이 있는지를 두고 두 헌법기관이 정면충돌하고 있다.지난해 대선 사전투표에서 불거진 이른바 ‘소쿠리 투표’ 논란 때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감사원은 직무감찰을 주장했지만 선관위가 거부한 바 있다.감사원이 선관위에 대한 직무감찰 권한이 있다는 근거로 든 조항은 감사원법 24조 3항이다.

전현희 “감사위서 책임 ‘불문’…사실상 무혐의”, 감사원 “의결 마쳐…후속 조치 후 곧 결과 공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2일 본인에 대한 감사원의 특별감사 결과와 관련해 “감사위원 6인 전원에 의한 만장일치로 권익위원장 개인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는 ‘불문’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전 위원장은 “감사원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유권해석 건’ ‘위원장 근태 관련 사안’ ‘권익위 직원 갑질 사건 탄원서 건’ ‘감사방해 건’ 등 4가지 사안에 대해 위법 부당의혹 있다는 감사 결과로 감사위원회에 회부했고 이 쟁점들에 대해 지난 1일 감사위원회가 위법부당함이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감사원은 보도자료에서 “전 위원장에 대한 감사 결과가 최종 부결됐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낮은 지지율에 ‘야당·언론 탓’한 국정기획수석

“언론의 기울어진 운동장” 때문이라고 말했다.이 수석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워크숍’ 특강에서 “취임 1년차 지지도를 비교해 보면 별로 좋은 편은 아니었다"며 “요즘 대선 때 받은 전 국민 지지를 다시 회복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그는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저희를 지지하지 않은 진보층이 여전히 안티세력화돼 있고 거대 야당이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 또 언론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4면

물가 상승 부담 ‘60세 이상·소득 중위층’이 가장 컸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에 따른 부담은 청년층보다 고령층이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지출 비중이 높은 항목의 물가가 크게 오를수록 가구의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라가는 셈이다.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1%였던 점을 고려하면 60세 이상 고령층 가구의 물가 부담이 전체 평균 가구보다 컸다는 뜻이다.

5월 물가 상승률 3.3% ‘둔화 지속’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19개월 만에 가장 낮은 3%대 초반까지 내려왔다.경유는 24.0%, 휘발유는 16.5%,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는 13.1% 각각 하락했다.농축수산물도 전년 동월 대비 0.3% 하락하면서 물가상승률을 0.03%포인트 낮추는 요인이 됐다.

1분기 성장률 겨우 ‘플러스’…실질 총소득 2년 반 만에 최고

코로나19 거리 두기 조치가 대부분 사라지자 민간소비가 늘면서 지난 1분기 한국 경제가 0.3% 성장했다.1분기 성장률에 대한 민간소비의 기여도는 0.3%포인트다.그만큼 민간소비가 1분기 성장률을 높였다는 뜻이다.

A5면

가정·가게에서 전기 아껴 쓰면 kWh당 1300원 돌려받는다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으로 국민들의 가계 부담이 늘어난 것을 고려해 에너지를 절약할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에너지 절감 프로그램을 확대한다.수요관리 사업자가 원격으로 가입한 주택고객 등에 조명 조도 조절, 에어컨 전원을 차단해 전력소비자가 편리하게 에너지 절감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이전까지는 국민DR이 발령되면 고객이 수동으로 일일이 전력 사용량을 줄여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미국 정부 디폴트 우려 ‘소멸’

미국 연방상원이 1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의 연방정부 부채한도 합의안을 통과시켰다.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긴밀하게 법안 표결 절차를 논의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공화당 온건파로 분류되는 미트 롬니,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 등이 찬성했다.바이든 대통령은 법안이 상원에서 가결된 직후 성명을 내고 “부채한도 법안을 신속하게 통과시킨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와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며 “이 초당적 합의는 우리 경제를 위한 큰 승리"라고 밝혔다.

미국발 훈풍에…코스피 2600선 회복

미국 부채한도 합의안이 미국 연방상원을 통과했다는 소식에 코스피가 1% 넘게 올라 약 1년 만에 2600선을 회복했다.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부채한도 합의안 통과와 미국의 6월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기대감에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회복됐다"고 분석했다.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인사들의 발언으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것 또한 이날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같은 값으로 데이터 최대 2배…이통 3사, 청년 맞춤 ‘5G 요금제’ 잇단 출시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청년을 위한 5세대 요금제를 잇달아 출시한다.통신사들이 지난 3월 내놓은 5G 중간요금제 신설의 후속 조치로, 같은 값으로 최대 2배 많은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2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1일 가장 먼저 ‘0 청년요금제'를 내놓았다.

“AI 드론, 미 공군 가상훈련서 ‘임무 방해’ 판단 조종자 공격”

미국 공군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진행한 가상 무인기 훈련에서 AI가 최종 결정권자인 인간을 ‘임무 수행 방해물'로 판단하고 공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하지만 훈련 과정에서 AI 드론은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선 인간의 ‘공격 금지’ 결정이 더 중요한 임무를 방해한다고 판단하고 조종자를 공격했다.더 나아가 미 공군은 AI 드론에 “조종자를 죽이지 말라. 그것은 나쁜 일이다. 그렇게 하면 점수를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AI는 조종자와 드론이 교신하는 데 사용되는 통신탑을 파괴했다.

대반격 서막인가…러시아 본토·접경지 동시다발 피폭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본토 곳곳이 2일 동시다발 공격을 받았다.이 단체는 지난달 22~23일에도 벨고로드주에 침투해 러시아군과 교전을 벌였다고 주장한 바 있다.러시아자유군단 정치 부문 대변인인 알렉세이 바라노프스키는 로이터통신에 “우리의 전술 목표는 러시아군을 우크라이나의 다른 전선에서 끌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6면

“노조 때리기 코드 맞춘 경찰, 과잉진압 도 넘었다”

노동·시민단체들이 2일 ‘노동조합에 대한 경찰의 과잉·폭력 진압이 도를 넘었다'며 연이어 경찰과 정부 규탄에 나섰다.이들은 경찰이 윤석열 정부의 ‘노조 때리기’ 기조에 맞춰 집회·시위·농성을 진압하기 위해 공권력을 폭력적으로 휘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왼팔에 깁스를 한 건설노동자 최진호씨는 이날 건설노조와 302개 시민단체가 모인 ‘양회동 열사 투쟁 노동시민사회종교문화단체 공동행동'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연 ‘양회동 열사 시민분향소 불법침탈, 반인권 패륜 폭력경찰 규탄 및 불법행위 고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고려대·성균관대 자연계열 합격점수, 서울대보다 높았다

지난해 서울대 자연계열 정시모집의 합격점수가 처음으로 고려대·성균관대보다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2일 종로학원이 2023학년도 정시모집 자연계열 합격생의 국어·수학·탐구영역 백분위 평균 70% 합격점수를 비교한 결과, 서울대가 고려대와 성균관대보다 각각 0.8점, 0.2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서울대의 자연계열 정시 합격선이 고려대와 성균관대보다 뒤처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훈부 초대 장관 박민식…재외동포청장에 이기철

윤석열 대통령은 국가보훈부와 재외동포청 초대 수장으로 각각 박민식 현 국가보훈처장과 이기철 전 외교부 재외동포영사대사를 인선했다.윤 대통령은 오는 5일자로 국가보훈부 장관에 박 처장, 차관급인 재외동포청장에 이 전 대사를 임명한다고 대통령실이 2일 언론 공지를 통해 밝혔다.국가보훈부 승격과 재외동포청 신설은 지난 대선 윤 대통령 공약이었다.

서초동 공사장 추락사 “안전 방치 탓”…검찰, 서울서 첫 중대재해법 위반 기소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건물 신축공사 현장에서 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검찰이 업체 대표이사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는 서울 은평구 소재의 건설업체 A사 대표이사 이모씨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A사에 대해서도 중대재해법 위반·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했다.

국민 10명 중 6명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국민 10명 중 6명은 지난 2월 환경부가 허가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보호지역 내에서의 개발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많은 경우, 국가정책 사업이라고 해도 재검토가 필요"한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93.1%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했다.또 “설악산에 산악관광 활성화를 위한 케이블카 설치 등의 개발사업이 추진되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서는 ‘반대’ 58.1%, ‘찬성’ 41.9%의 비율이 나왔다.

오늘의 부고 - 2023년 6월 3일

오늘의 부고 - 2023년 6월 3일

2023년 6월 3일 가끔 구름 많음[오늘의 날씨]

2023년 6월 3일 가끔 구름 많음 [오늘의 날씨

A8면

드라마 <나쁜엄마>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 “이건, 하늘이 주신 기회야”[이진송의 아니 근데]

<나쁜 엄마>에서 영순은 사고로 지능이 7세 때로 돌아간 아들 강호에게 말한다.공부에 집착한 영순은 배부르면 졸린다는 이유로 성장기의 강호에게 밥 한 번 마음 편히 먹지 못하게 감시하고, 검사가 된 강호는 집 앞에 찾아온 어머니를 얼굴 한 번 보지 않고 돌려보낸다.이후 7세의 지능으로 돌아간 강호는 식사를 거부하며 영순의 애를 바짝 태운다.

시위 진압용 ‘캡사이신 최루액’ 재등장…다음 순서는 ‘물대포’가 될 수도 있다[금주의 B컷]

경찰의 시위 진압용 캡사이신 최루액이 6년 만에 다시 등장했다.경찰은 집회 참가자 4명을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체포했다.앞서 이날 오전 윤희근 경찰청장은 “부득이 사용이 필요하다면 현장 지휘관의 판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했다"며 캡사이신 사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A11면

5월의 시장엔 주인공이 없다? 굳이 꼽자면 ‘마늘쫑’이 있다[지극히 味적인 시장]

5월 말의 시장에서 주인공은 따로 없었다.그저 일상에 필요한 식재료를 사고팔고 있었다.시장에서 주인공이 따로 있나, 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A12면

운명적 만남의 해피엔딩…“고통의 이유를 아는 만큼 사랑할 수 있다”[우당탕탕 귤엔터]

얼마 전 제주 MBC에서 촬영이 있었다.‘귤엔터테인먼트의 하루'라는 콘셉트로 리포터가 오렌지의 일일 매니저로 하루를 함께하는 것이었다.평소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카페나 집에서 쉬는 귀엽고 예쁜 모습을 보는 것도 항상 반가웠지만, 영상 속 모습을 보면서 실제로 개와 일상을 살아가며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일상을 보낼 수 있을지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하는 기분이라 왠지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모든 것이 ‘1만원’ 인 세상[도대체 작가의 토요툰]

모든 것이 ‘1만원’ 인 세상[도대체 작가의 토요툰

A13면

격변·전쟁에 곳곳으로 흩어진 지식들…‘고대 문예 부흥’ 꿈꾸며 되찾다[이은수의 아이겐밸류 - 인간의 고유함을 되묻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와 인문주의의 부흥에 관심을 갖는 많은 학자들이 특별하게 여기는 날이다.그래서 페트라르카를 필두로 한 초기의 인문주의자들이 지식 수집에 착수했을 때,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어딘가에서 먼지가 쌓이고 곰팡이가 슨 채로 오래도록 잊혀져버린 비참한 상태의 책들이었다.그러므로 고대 문예의 부흥을 꿈꿨던 인문주의자들에게 있어 지식의 수집 작업은 결국 잃어버린 지식을 복원한다는 의미를 갖게 됐다.

A14면

윌리엄 클라인의 뉴욕 뉴욕[김창길의 사진공책]

윌리엄 클라인이 찍은 뉴욕의 하늘은 프랭크 시나트라의 노래 ‘Theme from New York, New York'처럼 장밋빛은 아니었다.사진가의 고향이 뉴욕이라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었을까?윌리엄 클라인을 후원했던 패션잡지 보그 편집자들은 그의 사진을 혹평했다.

A15면

일본보다 크고 애플보다 알찬···원자재 검은 커넥션[책과 삶]

석유 중개 업계의 거물 비톨이 반군에 연료유를 공급하겠다고 나선 것이다.세계 3위 천연가스 매장량을 자랑하는 카타르는 리비아 반군을 지원하고 있었고, 비톨에 연료유 공급을 요청했다.비톨의 중개인 이안 테일러는 포탄이 오가는 벵가지를 향한다.

누군가를 향해 간절하게 안부를 묻는다[김소연의 논픽션 권하기]

나는 <우연의 질병, 필연의 죽음>을 처음 다 읽고 책을 덮었을 때, 투병 중인 누군가에게 선물로 건네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그 구체적인 얼굴을 떠올리기까지 했다.나의 부족한 능력보다는 이 책에 담긴 내용들이 더 깊이 있는 대화가 되리란 점 때문이었다.그런데 누군가가 아프고 그리하여 종내는 죽음에 이르는 이야기를, 픽션이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논픽션의 이야기를 선물로 건네는 것은 현실 속에서 실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A16면

미사일 '쾅'·다리 '와르르'···수학 실수가 만든 시대의 대참사들[책과 삶]

<세상에서 수학이 사라진다면>은 실수 혹은 오류로 인해 수학이 부재하는 상황이 벌어진 세계의 대참사를 이야기 보따리를 풀듯 조근조근 설명한다.1991년 1차 걸프전 당시 적의 미사일을 파괴하는 패트리엇 시스템이 10분의 1초를 변환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작은 실수로 적의 미사일을 막지 못한 사건, 캐나다의 퀘벡 다리를 건설할 때 다리의 설계안을 당초 490m에서 550m로 변경하고 다리가 받을 힘을 다시 계산하지 않아 다리 위에서 근무하던 86명 중 75명이 사망한 일 등.저자는 “온 시대를 통틀어 선별한 수학 실수 모음집"이라고도 표현했다.

‘감정 좋아지면 위험 줄어든다’는 건 오해·편견…자살 위험만 더 키운다[책과 삶]

우울증으로 병원에서 치료받는 환자 중 자살에 이르는 이는 5% 미만이다.누군가 안위가 걱정될 때 자살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직접 물어보면 그 사람에게 필요한 도움과 지원을 줄 수 있다.감정 상태가 좋아지면 자살 위험이 줄어든다는 말은 귀담아들으면 안 된다.

리더의 언어사전 外[새책]

나의 과거, 나의 몸과 화해하는 과정 ‘타투’[이미지로 여는 책]

영원한 건 절대 없다고들 하지만 ‘나의 영원'이라면 말이 다르다.류한경은 “타투와 몸의 관계는 여러모로 사진과 사진집의 관계와 비슷했다"며 “하나씩 볼 수도 있지만 여러 개를 연결 지어 이해할 수 있기도 하다. 떨어져 있는 것들을 투명한 선으로 잇다 보면 더 커다란 무언가가 나타난다. 사진뿐 아니라 사진집이 드러나고, 타투뿐 아니라 타투를 새긴 사람이 드러난다"고 썼다.한 사람이 가진 타투들뿐 아니라 여러 사람의 타투가 겹쳐지며 새로운 의미가 드러난다.

A17면

‘멸종의 시대’ 원양어선을 탄 환경론자[책과 삶]

소설 배경은 야생동물들이 대부분 멸종한 가까운 미래다.프래니는 “무자비한 배에 바다를 더럽히는 사람들과 함께 올라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몸서리"를 쳤지만, 선택의 여지도, 시간도 없었다.‘사가니'호 선장 에니스에게 먹이를 찾으려는 북극제비갈매기를 따라가면 만선을 이룰 것이라고 설득한 뒤 승선한다.

피부색 넘어 재능과 노력으로 다시 쓰는 ‘신데렐라’[책과 책 사이]

하얀 피부의 인어공주 에리얼에게 익숙한 이들에게 짙은 피부의 에리얼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을까?디즈니 왕국의 ‘공주'들만큼이나 인종의 벽이 높은 곳이 있다.발레는 ‘하얗게 칠해진’ 장르였으며 인종차별이 심했다.

범도 1·2 外[새책]

‘다정한 여정’ 끝엔 치유와 성장[책과 삶]

우재는 대학 시절 해미가 “이모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했던 것을 기억해낸다.해미는 청소년기 2년 정도 독일에 살면서 만난 ‘이모들'을 떠올린다.그곳에는 해미의 친이모를 비롯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혹은 자유로운 삶을 찾기 위해 독일로 떠나온 간호사 이모들의 공동체가 있었다.

‘없는 존재’를 위한 명랑한 위로[책과 삶]

‘없는 층'에서 ‘없는 사람'인 것처럼 산다.김멜라의 장편소설 <없는 층의 하이쎈스>는 두 여성 주인공을 통해 세상으로부터 존재를 인정받지 못한 사람들의 삶을 위로한다.실제 하숙집을 운영한 김멜라의 외갓집과 ‘조국 통일'을 위해 학생운동을 하다 옥살이를 한 삼촌이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됐다.

110년 지나도…노동자들 얼굴엔 ‘구슬픈 빗물’[토요일의 문장]

<꽃을 피우는 사과나무에 대한 감격> 중.베르톨트 브레히트 시 선집 중 ‘노동자들'이란 제목의 시 일부다.브레히트는 비를 맞으며 헛간 같은 집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는 노동자들의 얼굴에 밴 “구슬픈 빗물"을 확인한다.

A19면

2023년 6월 3·4일[TV 하이라이트]

생존게임 코드레드 = 각자 다른 자리에서 평온한 일상을 보내던 6명에게 살아남기 위해 생존 게임을 벌이는 ‘코드레드'로 향하는 초대장이 도착한다.박세리는 동료들을 데리고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향한다.상상이 현실이 되는 할리우드를 비롯한 수많은 명소를 지나 도착한 곳은 역시 박세리답게 골프장이다.

2023년 6월 3·4일[볼만한 주말영화]

일요시네마 <대탈주> =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삼엄한 감시로 악명 높은 독일군 포로수용소에 연합군 포로들이 끌려온다.이들은 이미 여러 차례 탈출을 시도하다가 붙잡혀온 문제 인물들로, 독일군은 골치 아픈 포로들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한곳에 불러 모았다.적게는 서너 번에서 많게는 수십 차례 탈출을 시도한 바 있는 연합군 포로들은 신분증 위조·땅굴 파기·소매치기·공구 제작·물품 조달 같은 전문 분야를 각자 맡아 대규모 탈출 계획을 세운다.

A20면

‘머릿속 시한폭탄’ 무조건 칼 대진 않는다

뇌동맥류는 조기 진단과 함께 진단 후 즉시 치료를 할 것인지 또는 추적관찰을 할 것인지에 대한 신중하면서도 빠른 결정이 중요하다.권정택 중앙대병원 뇌혈관센터 신경외과 교수는 “뇌동맥류로 진단되었다 하더라도 모두가 파열되지는 않고 위치, 모양, 크기, 환자의 연령, 건강 상태에 따라 파열 위험이 다르다"고 말했다.같은 센터의 남택균 교수도 “뇌동맥류가 진단됐다고 해서 무조건 치료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뇌동맥류의 크기, 위치 등을 고려해 코일 색전술이나 클립 결찰술 등을 받을지 결정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폐암 진단 조직검사 더 안전한 시술 개발

충남대병원은 박동일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가 국내 최초로 기관지내시경 초음파를 이용한 세침흡인술과 폐냉동생검의 병합 시술에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검사로 채취하는 조직의 양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기존의 문제도 해결 가능해졌다.박동일 교수는 “최근 폐암 신약이 속속 도입되면서 최선의 치료제를 선택하기 위해 조직 양이 많이 요구되고 있다"며 “이번 국내 최초 시술 성공을 통해 위험성을 감소시켜 환자를 보호하고 세포 구조가 보전된 큰 검체를 얻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종류 따라 발병 시간 다른 식중독…수분 섭취로 ‘탈수 방지’ 급선무

기온이 오르는 초여름에 접어들면서 주의해야 할 질환 중 하나가 식중독이다.식중독은 상한 음식을 먹어 복통, 설사, 구토 같은 급성 위장관 증세가 생기는 질환으로, 주로 세균에 의해 발생한다.식중독은 상한 음식을 먹은 후 72시간 이내에 발생하며, 그 이후에 비슷한 증세가 나타날 때는 다른 원인에 의한 감염으로 볼 수 있다.

“헬리코박터 제균, 관상동맥 질환에 효과”

위암 등 위장질환의 예방·치료법인 헬리코박터균 제균치료가 관상동맥 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분당서울대병원은 김나영 소화기내과 교수팀이 관상동맥 질환이 없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자 4765명 중 제균치료를 받은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의 관상동맥 질환 누적 발병 여부를 장기간 추적관찰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헬리코박터'에 최근 게재했다고 2일 밝혔다.연구 결과 제균치료를 받아 헬리코박터균이 박멸된 환자들의 관상동맥 질환 누적 발병률이 비제균 그룹보다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질환 착각 쉬운 과다수면장애[의술 인술]

과다수면장애는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시간 동안 잠을 자고 나서도 주간에 졸린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즉, 과다수면장애에 의한 증상으로 낮에 졸리고, 피곤하며 무기력하고 예민해지며, 공부할 때 집중이 잘 안 되고, 반대로 밤에는 잠이 잘 오지 않는 것이다.이런 청소년 환자들이 과다수면장애를 진단받고 본인과 가족이 증상의 원인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고, 치료를 받아 일상생활을 회복해 가는 과정을 흔히 목격할 수 있다.

A21면

원팀, 원더골, 원더풀…U-20 한국 축구, 에콰도르 3 대 2 격파

‘골짜기 세대'의 반란은 멈추는 법을 모른다.하나로 똘똘 뭉친 김은중호가 20세 이하 월드컵 8강에 올라 ‘어게인 2019'를 외쳤다.이영준과 배준호, 최석현의 릴레이 골로 웃은 한국은 결승까지 진출했던 2019년 폴란드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8강에 올랐다.

KIA 양현종, 롯데 불방망이에 프로 데뷔 최다 ‘9실점’

롯데가 KIA 에이스 양현종에게 데뷔 후 한 경기 최다인 9실점을 안기며 기세를 올렸다.2.29였던 양현종의 평균자책은 3.74로 치솟았다.롯데 선발 댄 스트레일리는 올 시즌 최다인 7이닝을 던지며 8안타 8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고 시즌 3승째를 거뒀다.

농구 코트, 바람 잘 날 없네

시즌을 마친 뒤에도 프로농구에는 바람 잘 날이 없다.구단을 각각 인수해 재창단한 고양 데이원과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중심에 있다.구단 인수 1년 만에 매각에 나선 데이원의 생존 여부는 프로농구 전체의 시선을 잡고 있다.

우리가 알던 손아섭이 돌아왔다

3할은 쉽게 치는 정교한 타격에 매년 2루타 30개는 가뿐히 넘기는 능력까지.손아섭은 1일 현재 타율 0.301을 기록 중이다.손아섭은 “볼넷을 생각보다 많이 못 골라내서, 1번타자로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다만 2루타가 많아진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홈런이 나오지 않고 있어도 2루타가 많아서 그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A22면

[사유와 성찰] 산사에서 맞는 엔데믹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대로변에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외국인들까지 한데 어우러져 연등 행렬에 동참한다.얼마 만에 맛보는 편안함인지를 느끼고, 또 어찌 보면 당연한 모습인데 마스크 하나 쓰지 않는 것으로도 행복감을 맛보게 된다.그래도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자리에 앉아 있는 몇몇 분들의 모습이 모두가 겪은 지난 시간의 아픔을 일깨워 주기도 한다.

[여적] 휴일 문 닫는 ‘소화병원’

서울 용산구 서계동, 서울역 가까이에 있는 소화병원은 말 그대로 작은 꽃들을 위한 병원이다.어린이 병원의 상징이자 최후의 보루처럼 여겨진 병원마저 의사가 부족해 휴일 가동을 멈춘 것이 국내 소아청소년과 진료의 현주소다.동네 소아청소년과가 줄줄이 문 닫고 대학병원까지 진료를 접고 있는 어린이 의료체계 붕괴 위기가 극으로 치닫고 있다.

[오정은의 미술과 시선] 준비를 하라

지난 5월31일, 서울 지역에 ‘대피할 준비'를 하라는 경계경보 알림이 울렸다.손기환은 1985년 전시 <한국미술, 20대의 힘>을 기획했다가 경찰에 연행된 바 있다.현실을 드러내 풍자하거나 저항하는 미술이 박해받던 시기였다.

[시선] 입과 귀 사이의 방해물

어떤 방해가 생기든 이들은 말하기를 멈추지 않는다.적극적이고 주체적인 화자만큼이나 방해물을 치우고 화자의 메시지를 들으려는 주체적인 청자의 존재도 중요하다.화자의 말을 왜곡하지 않고, 다른 의도를 지니고 메시지를 편집하지 않으며 윤리적으로 듣기를 행하는 청자는 비로소 여태껏 듣지 못한 입이 없는 사람의 말하기를 들을 수 있게 된다.

A23면

[세상읽기] 남 탓의 심리학

책임 있는 사람의 남 탓은 결국 자신은 이 결과에 책임이 없으며 앞으로도 남에게 책임을 묻는 일 외에는 하지 않겠다는 선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인간 사회에는 개인의 성숙도와는 별개로 자기가 한 일에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가 있다.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이 그 자리를 맡는 편이 좋겠으나 만약 그렇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 책임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사설] 대통령 직속 감사원의 선관위 직무감찰은 신중해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일 자녀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 국회 국정조사,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경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감사원은 ‘국회·법원·헌법재판소를 제외한 행정기관의 사무와 그에 소속된 공무원 직무'를 감찰 대상으로 둔다는 감사원법 24조를 선관위 직무감사가 가능한 근거로 제시했다.선관위가 감사 제외 기관으로 명시되지 않아 직무감찰 대상이라는 것이다.

[사설] 여성 42%가 겪는 경력단절, 이래선 저출생 극복 못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25~54세 여성 10명 중 4명이 경력단절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자녀가 있는 기혼 여성이 경력단절을 겪은 비율은 58.4%로, 자녀가 없는 기혼 여성보다 2배 이상 높았다.코로나19 사태 이후 사람들이 대면 소비를 꺼리면서 여성 종사자가 많은 서비스업이 위축된 것도 경력단절 여성 비율이 높아진 이유가 됐다.

[사설] 역전세 대책 필요하나, ‘얌체 임대인’ 없게 정책 설계하길

전세가 하락으로 역전세가 급증하고 있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세계약 중 역전세 비중은 지난해 1월 25.9%에서 올 4월 52.4%로 2배가량 늘었다.올 1~4월 아파트 전세계약의 47%가 역전세였다는 분석도 있다.

[숨] 서점에 오시면 작가가 책을 드립니다

두 달 전 작은 서점을 열었다.북토크를 하면 2시간 정도 몇명의 사람들과 함께 진행하고, 그들의 책에 서명을 해주고 작가는 곧 떠날 것이었다.혹시 제가 절반, 작가님이 절반을 부담해, 1박2일 동안 서점에 오는 모든 사람에게 책을 사서 선물하고 서명도 해 드리고 원한다면 사진도 찍어 드리고 하면 어떻겠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