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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말 한마디에…수능 ‘대혼란’

대통령실이 16일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쉬운 수능, 어려운 수능을 얘기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이 부총리로부터 교육개혁 및 현안 추진 사항을 보고받고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이 부총리가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수능 관련 내용은 보고 의제가 아니었지만 윤 대통령이 따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공기관 평가 ‘인사조치’ 대상 17명 중 16명이 전 정부 임명자

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재무성과 비중을 늘리면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에너지 공기업의 지난해 평가 등급이 대부분 하락했다.정부는 ‘E'나 2년 연속 ‘D’ 등급을 받은 9개 기관 중 해임된 한국철도공사 사장 등을 제외한 기관장 5명에게는 해임 건의 조치를 내렸다.정부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5명이나 되는 기관장에게 해임 건의 조치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7일 여의도 ‘보랏빛 불꽃’

방탄소년단 10주년 페스타가 개최되는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 최대 75만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17일 오후 8시30분부터 30분간 이어지는 BTS 데뷔 10주년 불꽃쇼를 전후로 가장 가까운 5호선 여의나루역은 혼잡도에 따라 무정차 통과시키거나 출입구를 임시 폐쇄할 방침이다.지하철공사는 여의나루역 무정차 통과는 낮 12시~오후 8시, 출입구 임시 폐쇄는 행사 종료 시점에 맞춰 오후 9~11시 탄력적으로 조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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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발언 주워담기에…“도대체 문제 어떻게 내겠다는 거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5개월 앞두고 대통령으로서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수능 출제 방향에 관한 발언을 내놓자 수험생과 학부모, 입시 관계자 등은 촉각을 곤두세우며 들썩였다.윤 대통령의 발언은 금세 ‘물수능’ 논란으로 번졌고, 대통령실은 16일 이를 진화하는 추가 설명을 내놨지만 교육현장은 도리어 “도대체 문제를 어떻게 내겠다는 거냐"며 혼란에 빠져드는 분위기다.윤 대통령이 전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지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부터 대입 수험생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에서는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대입 담당’ 국장 경질…평가원 감사 예고

윤석열 대통령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두고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는 수능에서 배제하라"고 지시한 지 하루 만에 교육부가 대입 담당 국장을 경질하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2022년 통합수능 도입 후 국어와 수학 간 표준점수 차이 때문에 이과생이 문과생보다 고득점에 유리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교육당국은 이 문제를 해소하는 데 주력해왔다.특히 지난해는 국어가 비교적 평이하고 수학이 어렵게 출제돼 이과생들이 높은 수능 점수를 기반으로 인문사회계열 학과에 교차지원하는 이른바 ‘문과 침공’ 현상이 문제가 됐다.

이동관 “87년 민주화투쟁 이후 왜곡된 법의식 사회 기저에 깔려”

차기 방송통신위원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이 2019년 공저자로 출간한 저서에서 “민주화투쟁 과정에서 심어진 ‘법 좀 무시하면 어떠냐'는 왜곡된 법의식이 사회 기저에 깔려 있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이 특보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한홍구 성공회대 교양학부 교수는 “법의식이 왜곡됐다는 발상 자체가 왜곡된 것"이라고 비판했다.한 교수는 “당시에는 법 자체가 권력의 도구가 됐기 때문에 투박한 방식의 저항이 나올 수밖에 없던 상황"이라면서 “경찰에 맞아 죽은 사람이 얼마나 많았는데, 방뇨 사례 하나를 가져와 그런 말을 하나"라고 말했다.

A3면

만 5세 입학·주 69시간 이어…정책 혼란 낳는 ‘즉흥 발언’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대학수학능력시험 관련 지시 외에도 정책이 무르익지 않은 상황에서 즉흥적 발언으로 정책 혼란을 가중한 사례가 여럿 있었다.윤 대통령이 정책추진 방식을 수정하지 않으면 남은 4년의 임기 동안 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대통령의 발언은 어떤 정책과 관련된 최종적인 발표 성격이 강한데, 윤 대통령이 여과·정제되지 않은,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발언을 하는 일이 많다"며 “집권 초엔 국민이 시행착오로 이해할 수 있는데, 2년차에도 그러면 아직도 그러느냐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출제 지침 불이행…이권 카르텔 증거”

대통령실은 16일 교육부의 대학 입시 담당 국장을 전격 교체한 것과 관련해 “강력한 이권 카르텔의 증거로 오늘 경질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 기획관 경질에 대해 " 유착 등 불법행위에 관한 사항은 없었다"며 “6월 모의고사 출제 관련 미흡한 점이 있다고 판단해 문책 인사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윤 대통령은 전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교육개혁 관련 내용을 보고받으며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며 “교육당국과 사교육 산업이 한편이란 말인가"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민주당 “대통령이 ‘감 놔라 배 놔라’ 해”…정의당 “잘 모르면서 폭탄 해체 나서나”

야당은 16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관련 지시 사항이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윤 대통령의 ‘교육과정 범위 밖 수능 출제 배제’ 지시에 수능 시험을 5개월 앞둔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일대 혼란에 빠졌다"며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감 놔라 배 놔라’ 하며 수능 난이도나 출제 범위를 지시할 수 없다. 문제 출제 과정에서 그 누구의 관여도 없어야 수능의 공정성이 담보될 수 있다"고 밝혔다.김 원내대변인은 교육부 대입 담당 국장이 경질되고 교육부 차관이 수능 출제기관 감사를 발표한 것을 두고 " 모의고사가 어려웠다고 공무원이 경질되고 감사받는 게 정상이냐"며 “아무런 고려 없이 경솔하게 꺼낸 지시라면 지시를 철회하고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을 불러온 데 대해 사과하라"고 말했다.

A4면

3단 로켓의 2단체…길이 12m에 ‘천마’ 글씨·그림 뚜렷

군이 북한의 신형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의 2단체 일부를 인양하는 데 성공했다.합동참모본부는 16일 “군은 15일 오후 8시50분쯤 ‘북한 주장 우주발사체'의 일부를 인양했다"며 잔해의 사진과 실물을 모두 공개했다.군은 지난달 31일 북한이 천리마 1형을 발사하자 이지스구축함과 그린파인 레이더 등을 동원해 발사체를 추적했고 총 180여개의 잔해가 해상에 떨어진 것도 포착했다.

기습타격 가능…미 핵추진 잠수함 ‘미시간함’ 부산 입항

미국 오하이오급핵추진 순항유도탄잠수함 미시간함이 16일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국방부 관계자는 “미시간함도 SSBN과 같은 급이고 강력한 무기를 탑재한 전략자산"이라며 “정례적 가시성 제고 합의에 다 포함된다고 보시면 된다"고 했다.SSGN 방한은 전날 북한의 SRBM 발사에 대한 경고 차원으로 해석된다.

‘김은경 혁신위’ 닻 올려도…민주당, 계파 따라 ‘다른 길’

더불어민주당이 혁신기구 출범을 결의한 지 한 달 만에 김은경 혁신위원장을 인선하며 혁신위가 본격 가동을 눈앞에 뒀다.반면 비명계 고민정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내 민주화를 이루는 것도 필요하지만 민주당이 어떤 야당으로 자리매김해야 할까가 훨씬 중요하다"며 “국민은 민주당에 무엇을 원하나, 어떤 탈바꿈을 해야 사랑받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 답을 얻고자 혁신위를 띄운 것"이라고 했다.이 대표가 공언한 대로 혁신위가 전권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를 두고도 당내에서는 의견이 갈렸다.

A5면

‘머무는 시간 늘려라’ 네이버·카카오 변신 중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일부 서비스를 개편해 이용자 이탈 막기에 나섰다.네이버는 16일 서비스 이용 시 복잡한 인증 과정을 거쳐야 했던 절차를 간소화하는 기능을 지난달 도입, 변경된 개인정보 처리 방침 등이 오는 22일부터 적용된다고 밝혔다.그동안 네이버페이·네이버멤버십·네이버쇼핑을 비롯한 커머스와 웹툰, 오픈톡 등 나이 확인이 필요한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번번이 번거로운 실명 인증 과정을 거쳐야 했다.

“경영 효율성만 과도하게 강조…윤 정부, 공공성·노동권 파괴”

노동계는 윤석열 정부의 첫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두고 “재무성과 비중을 확대하면서 경영 효율성을 과도하게 강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김철 공공운수노조 사회공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공성 내팽개친 윤석열 정부의 첫 공공기관 경영평가’ 보고서에서 “경영평가가 지나치게 재무적 효율성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지적에 따라 문재인 정부는 사회적 가치, 공공성 중심으로 경영평가제도를 전면 개편해 사회적 가치 배점을 확대하고, 재무 관련 배점을 축소했는데 5년 만에 과거로 회귀한 것"이라고 말했다.공공운수노조는 “더 심각한 문제는 지난해 7월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서 강조한 공공부문 기능의 민간 이전, 즉 민영화 정책을 경영평가를 통해 강요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비용절감과 재무건전성 강제는 공공서비스 제공과 기관 운영에 필요한 업무 중 일부 또는 전부를 외주화·민영화하도록 압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BIE 총회 앞두고…LG, 파리서 부산엑스포 응원

LG가 국제박람회기구 총회가 열리는 프랑스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에 나섰다.LG는 15일부터 한 달간 파리 샤를드골 국제공항 인근의 대형 광고판에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응원하는 광고를 게재한다고 16일 밝혔다.이번 BIE 총회는 오는 11월 개최지가 선정되는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에 중요한 기회로 평가된다.

전 세계 이달 역대급 고온…올해 ‘가장 뜨거운 해’ 되나

이달 전 세계 기온이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하면서 올해가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뜨거운 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가디언은 15일 유럽연합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의 발표를 인용해 이달 들어 지구온난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전 세계 평균기온이 1979년 6월 최고기온보다 1도가량 높다고 전했다.C3S는 이달 초 며칠 동안 전 세계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시대보다 1.5도 높은 수준이었다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은 산업화 이후 처음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서 또 한인 상대 ‘총기 난사’…교민 사회 공포·충격

미국 텍사스주 쇼핑몰에서 발생한 총기난사로 한인 일가족 3명이 참변을 당한 지 한 달여 만에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한인 부부가 ‘묻지마 총격'을 당해 만삭인 아내와 태아가 숨지면서 한인사회가 또 한번 충격에 빠졌다.지난 1월에도 시애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던 한인이 괴한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지난 5월에는 텍사스주 댈러스 교외 쇼핑몰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나 한인교포 일가족 3명이 숨졌다.

A6면

“천일염 없다” 판매 중단에도…정부 또 “사재기 없다”

천일염을 대량 유통하는 염전과 농협이 판매를 중단하기 시작한 15일에도 정부는 “천일염 사재기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송상근 해양수산부 차관은 이날 열린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브리핑에서 “여러 차례 현장을 확인한 결과 가공·유통 업계 차원에서 발생하는 천일염 사재기 징후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소매가 늘긴 했지만 중도매인들의 ‘매점매석'은 없다는 설명이다.

벌써 30도 ‘훌쩍’ 주말 내내 무더위

당분간 내륙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30도 이상으로 올라 더울 것으로 보인다는 예보가 나왔다.17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16~23도, 낮 최고기온은 27~34도 분포를 보이겠다.일요일인 18일 아침 최저기온은 17~24도, 낮 최고기온은 25~34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 의대 ‘지역인재 선발’ 40%서 더 높일 것”

보건복지부가 지역 간 의료 불균형을 완화하고자 지방 의과대학의 지역인재전형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복지부는 의대 정원 확대 규모를 논의하기 위해 오는 27일 의사인력 추계 전문가 포럼을 열 예정이다.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16일 오후 KBS 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지역 간, 과목 간 불균형이 심각한 게 사실"이라며 “비수도권 의대는 지역고교 졸업생 40% 이상 선발을 의무화했는데 이 비율을 높여볼까 한다"고 말했다.

“프리랜서도 광주방송 노동자…퇴직금 줘야”

KBC광주방송에서 일하던 프리랜서 AD가 광주방송 노동자이기 때문에 회사가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광주지법은 A씨를 주 15시간 이상 일한 노동자로 보고 회사가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최근 A씨처럼 방송사에서 프리랜서로 일했지만 법적 대응을 통해 노동자성을 인정받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2023년 6월 17일 대체로 맑고 낮 불볕더위[오늘의 날씨]

2023년 6월 17일 대체로 맑고 낮 불볕더위 [오늘의 날씨

점점 어려지는 마약사범…10대 2배 급증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마약류 범죄를 집중 단속해 3670명을 검거하고 이들 중 909명을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연령대별로는 특히 10대 청소년 마약 사범의 증가가 눈에 띈다.집중 단속 기간 붙잡힌 마약 사범 가운데 10대는 212명으로 전년 동기 검거 인원의 2.2배에 이르렀다.

오늘의 부고 - 2023년 6월 17일

오늘의 부고 - 2023년 6월 17일

“아이 시원해”[포토뉴스]

대구 32도, 경기 여주시 금사면이 34.5도까지 오르는 등 내륙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30도 이상을 기록한 16일 김포시 한강중앙공원 물놀이장에서 어린이들이 놀고 있다.

소설가 오정희, 서울국제도서전 홍보대사 사퇴

소설가 오정희씨가 논란 끝에 서울국제도서전 홍보대사에서 사퇴했다.이들 단체는 당시 기자회견과 성명서에서 “오정희 소설가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이자 위원장 직무대행으로서 이미 명백하게 진상규명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들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라며 “그는 지금까지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와 관련하여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는 고사하고 어떠한 성찰적 태도조차 보여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이어 “문화체육관광부와 출협이 대한민국 문학과 도서출판을 대표하는 국제행사의 홍보대사로 ‘블랙리스트 실행자'를 선택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며 오 작가의 사퇴를 주장했다.

A8면

‘강함’은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며, 여성에게 은폐의 대상도 아니다[이진송의 아니 근데]

2021년 온라인을 휩쓸고 지금까지 회자되는 문장이 있다.이것은 디시인사이드 유도 갤러리에 올라온 글로, 체격이 큰 여성들에게 유도를 ‘영업'한다.편견과 편향적 조명은 실존하는 다양한 직업군과 몸의 여성들을 지우고, 대상화된 아름다움 외에 어떤 가치가 있는지 체험할 기회를 박탈했다.

‘내몰기 바쁠 뿐…노점상을 위한 법은 없다’ 팔다 남은 과일·채소처럼 시들어가는 삶[금주의 B컷]

고령의 상인들이 저마다 손에 채소와 과일이 담긴 바구니를 든 채 선두에 섰다.앞서 서울시의회 앞에서 전국노점상대회를 연 상인들은 ‘노점 말살 조례 추진 중단'을 요구하며 시의회 의원회관까지 느리게 행진했다.노점상들은 이날 집회 참석으로 팔지 못한 채소와 과일을 규탄의 의미로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A10면

‘좋아요’ 하다가 큰일 납니다… 소셜미디어 부모 지침서

현대인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는 일상의 희로애락을 담는 도구다.특히 아이의 성장 과정을 온라인에 기록하는 디지털 세대 부모들에게 SNS는 저장의 공간을 넘어 정보 공유와 소통의 채널로 자리매김했다.세이브더칠드런 측은 “다수의 아이가 어린 나이부터 보호자가 올린 사진으로 디지털 세상에 신고식을 치른다. SNS에서는 아이가 우는 모습이나 배변 훈련을 하는 모습, 목욕하는 모습 등 아동이 성장했을 때 부끄러워하거나 감추고 싶어 할 만한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이런 게시물은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해가는 아동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또래 친구들에게 놀림거리가 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A11면

드디어 찾았다! 눈이 번쩍 뜨이는 ‘시장표 보물’[지극히 味적인 시장]

김치냉장고에 있는 김장배추라면 몰라도 새로 담근 여름 배추김치는 맛이 별로다.누가 담그든, 어찌 담그든 재료인 배추 자체에 맛이라는 것이 없다.여름이 오면 김치를 가끔 담근다.

A12면

자가용으로 국경 넘어 달리는 짜릿한 가족 여행…이게 유럽에 사는 맛[다른 삶]

유럽에 사는 큰 장점 중 하나는 육로여행의 편의성이다.5일간 3개국을 거치는 여행인 만큼 긴 이동 시간이 걱정되었지만 사는 곳에서 1~2시간 거리에 있는 장소들은 평소에도 자주 다니곤 했으니, 한 번에 큰 걸음으로, 최대한 멀리 이동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사실 장거리 자동차 여행은 아이만큼이나 어른에게도 힘들다.

행복하다고 느낀다면 행복한 것이겠죠[도대체 작가의 토요툰]

행복하다고 느낀다면 행복한 것이겠죠 [도대체 작가의 토요툰

A13면

용·괴물 등 신기한 것들 보여준 ‘자연의 극장’…지식체계를 넓히다[이은수의 아이겐밸류 - 인간의 고유함을 되묻다]

이 원고가 발행되는 이번 주말, 독자들은 ‘그리스가 로마에게, 로마가 그리스에게'라는 제목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이 오스트리아 빈 미술사 박물관과 공동 기획해 4년간 진행하는 상설전시를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신대륙의 발견으로 인해 새로운 식물들에 대한 지식이 유입돼도, 그리스도교의 선교적 노력의 결과로 그들에게 낯선 토속적 문화의 산물들과 접하게 된 때에도, 낯선 사물들의 수집은 그들의 지식체계가 새로운 사물들에 대해 더 포괄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었다.적어도 말과 사물의 구분에 있어서 초기 자연주의자들의 사물 수집은, 말의 수집이 구축해 놓은, 한동안 완벽했던 지식체계를 전복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지는 않았다.

A14면

흙·물·풀·꽃 세상으로…‘곰곰곰곰 곰이 왔어요~’[포토다큐]

곰숲은 곰들을 위한 방사장이기도 하지만 곰과 사람이 안전하게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곰들이 나무를 타고 넘지 못하도록 울타리 주변 나무들의 가지치기를 했고, 폐쇄회로TV를 달아 곰의 행동을 관찰한다.방사장에서 노는 곰들의 표정과 행동은 다양했다.

A15면

이 세상 끝까지 ‘봄’이 올 때···세상은 끝난다[책과 삶]

벤 롤런스의 <지구의 마지막 숲을 걷다>는 스코틀랜드, 노르웨이, 시베리아, 알래스카, 캐나다, 그린란드 등 북부 지방 여섯 곳을 찾아 지구 최북단 숲 북부한대수림에서 기후변화를 목격한 4년여의 여정을 담았다.그는 나무, 숲, 기후, 영구동토대를 연구하는 과학자들, 북극권에서 오래전부터 뿌리내리고 살아온 토착민을 만나며 지구온난화가 그 어느 곳보다 격렬한 변화를 일으키는 극지에서 인류의 위태로운 미래를 감지한다.저자의 여정은 벌목으로 숲이 파괴돼버린 스코틀랜드를 시작으로 툰드라가 녹아내리는 노르웨이 핀마르크 고원을 거쳐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숲인 러시아의 타이가, 지구에서 나무가 자라는 가장 북쪽 지역인 아리마스로 이어진다.

인간의 무료함이 빚어낸 생각·마음 그리고 소설[이종산의 장르를 읽다]

한 달 전쯤 한 책방에서 에도가와 란포의 단편선을 한 권 샀다.얇은 책에 세 개의 짧은 소설이 실려 있어서 부담 없이 작가의 세계를 알아보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책에 수록된 옮긴이의 말에 따르면 에도가와 란포는 성인에게 자극을 주는 잔혹한 소설도 많이 썼지만, 어린이 잡지에 ‘괴인 20면상'이라는 추리소설을 연재할 때는 권총과 칼 같은 무기를 등장시키지 않았고, 누군가를 죽이거나 다치게 하는 장면도 없었으며, 심지어 돈을 훔치는 장면도 넣지 않았다.

A16면

성적 욕망이 누구나 있다는 편견…지배 도구가 된 ‘섹슈얼리티 통제’[책과 삶]

대부분의 사람은 사랑에 성적 끌림이 따라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일부 페미니스트는 자유로운 성관계를 하지 않는다면 가부장적 사회에서 해방되지 못한 여성이라고 무성애자를 억압하기도 한다.장애인 공동체의 경우 ‘장애인은 성욕이 없다'는 편견과 싸우기 때문에 성적 끌림을 느끼지 않는 장애인 무성애자의 존재를 불편해하고, 무성애자 공동체는 ‘무성애는 병'이라는 편견과 싸우기 때문에 병을 가진 장애인 무성애자의 존재를 불편해한다.

당신의 몸이 아름다운 건, 당신의 이야기를 품고 있기 때문이죠[그림책]

어린 손자는 왜 그런 흉터가 있는지 묻는다.할아버지는 손자의 손을 잡고 에펠탑으로 가면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흔적에 대해 말해준다.

여성, 아내, 엄마‘~다움’의 불평등[책과 삶]

‘여성의 유리천장은 왜 여전할까’ ‘아이 키우는 여성의 경력단절과 독박육아는 왜 해결되지 않는가’. 경제학자인 저자가 내놓은 대답은 ‘규범'이다.프랑스에서도 여성은 남성보다 평균 14.57% 적은 임금을 받는다.여성은 첫아이 출산 1년 뒤에는 이전보다 80% 적은 임금을 받는다.

크리스틴 델피 가부장제의 정치경제학 外[새책]

크리스틴 델피 가부장제의 정치경제학 外[새책

A17면

파리의 마약상·이중스파이가 바라본 이념·국가·인종[책과삶]

우리는 당신을 도와야 해요"라는 말에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현시대 갖은 문제를 환기하는 소설은 남성 가부장제와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 착취 문제도 신랄하게 풍자한다. 미국에서 주인공 ‘나'가 만에게 전달할 메시지를 당고모한테 보낼 때 사용한 암호 책 중 하나가 소설 속 가상 지식인인 리처드 헤드의 <아시아의 공산주의와 동양적인 파괴 방식>이다. 이 책에서 인용한 이들은 한나 아렌트 말고는 다 남자다. “누구를 인용해야 할까요"라는 나의 질문에 당고모는 이렇게 말한다.어느 작품이든 전작을 먼저 읽어야 후속작의 재미가 배가되는 건 말할 필요가 없다.다만, 응우옌은 후속작을 먼저 읽을 독자들을 고려한 듯 <동조자>에 나온 주요 인물들에 대한 배경 설명을 <헌신자> 중간중간에 녹였다.

‘덕질’로 보는 사랑의 다양한 형태[책과 삶]

목소리를 잃은 청소부 엘라이자와 비밀 실험실에 갇힌 괴생명체의 사랑을 그린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의 부제는 ‘사랑의 모양'이다.담기는 그릇이나 온도 같은 조건에 따라 그 모양을 바꾸는 물처럼, 모양이 달라져도 물은 물인 것처럼, 사랑에도 다양한 형태가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이렇게 생각하면 ‘나'가 ‘최애'를 사랑하는 마음 역시 사랑이 아니라고 할 수 없지 않을까.

사유재산이 많을수록 사회적 선불금도 커진다[토요일의 문장]

아버지가 베르푸스에게 남긴 것은 빚과 델몬트 바나나 종이 상자에 담긴 유품이다.상자에서 나온 건 청구서 같은 빚의 흔적이다.베르푸스는 이 상자에서 “폭넓게 대물림"되는 “선택하지 않은 태생적 조건"인 가족과 상속에 관한 문제를 고찰한다.

피맛골에 내려온 남산의 토끼 外[새책]

피맛골에 내려온 남산의 토끼 外[새책

일제강점기 경성 백화점의 ‘잇템’은?[책과 삶]

격언은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고 한다.<경성 백화점 상품 박물지>는 반대로 ‘나무'를 하나하나 살피고, 그 나무를 통해 숲을 그려보는 책이다.책은 1920~1930년대 일제강점기 경성의 여러 백화점에서 발행한 층별 안내도를 바탕으로 비슷한 점을 모아 당시 백화점에서 팔았을 법한 물건들의 역사와 사회적 맥락을 다뤘다.

유대인 여성 레지스탕스, 반란을 일으킨 흑인 여성 노예…기억하는 것도 ‘투쟁’이다[책과 책 사이]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후손으로서 유대인 여성사에 관심이 있던 주디 버탤리언은 자료를 조사하던 중 도서관에서 1946년 출간된 이디시어 책 <게토의 여자들>을 발견한다.홀은 흑인 여성 역사를 알고자 하지만 기록된 것은 거의 없었다.자료를 찾던 중 그는 흑인 여성 노예들의 반란에 대해 접하게 된다.

A19면

2023년 6월 17·18일[TV 하이라이트]

훅 까놓고 말해서 = 노래를 들을 때 가장 귀에 꽂히는 가사 한 줄을 ‘훅'이라고 한다.살을 빼기 위해선 탄수화물을 먹지 말아야 할까.이제는 탄수화물에 대해 제대로 알고 먹어야 할 때다.

2023년 6월 17·18일[볼만한 주말영화]

하지만 밤비노는 진짜 보안관이 아니고, 사실 그는 감옥에서 탈출한 뒤 진짜 보안관의 다리를 부러뜨려 죽게 했다.캘리포니아로 도망가기 위해 보안관인 척 지내던 밤비노는 위기에 봉착한다.

A20면

피부암, 같은 듯 달라요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 악성 흑색종은 흔히 3대 피부암으로 불린다.전이가 드문 기저세포암은 조직 형태, 병변 위치 등을 고려해 치료를 결정하지만 보통 외과적 절제술로 종양 주위 정상 피부를 포함해 제거한다.종양의 경계부를 확인해 최소한의 피부조직을 절제하는 ‘모즈미세도식’ 수술은 미용이나 기능 면에서 장점이 있다.

보전 치료로 호전 가능한 ‘무지외반증’ 증상 심하면 돌출 부위 깎는 수술 필요

또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발가락뿐 아니라 발 전체와 허리의 통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무지외반증은 외관상 발가락 변형이 심하더라도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 불편함 정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증상에 따라 치료를 달리한다.통증과 불편함이 심하지 않다면 변형을 악화시키는 신발 대신 볼이 넓고 부드러운 신발을 착용하게 하고, 돌출부위 등이 자극받지 않게 신발에 교정 깔창을 넣기도 한다.

‘안구건조증’ 240만 시대 눈도 환경도 촉촉하게[ 톡톡 30초 건강학 ]

우리 눈은 항상 촉촉하게 젖어 있어야 눈을 깜빡거리고 움직일 때 불편함이 없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안구건조증 환자는 243만8000여명이었다.안구건조증이 생기면 눈을 깜빡이거나 움직일 때 뻑뻑함과 무거움, 피로감을 느끼고, 모래가 들어간 것 같은 이물감과 함께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전방십자인대 재건술, 확공기 쓰니 효과적

건국대병원은 이동원 정형외과 교수팀이 무릎 전방십자인대를 재건하는 수술에서 휘어지는 확공기를 사용해 힘줄을 이식한 60명의 3D 컴퓨터단층촬영 사진을 분석한 결과, 모두 대퇴골 터널이 정확한 위치에 만들어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휘어지는 확공기를 사용한 결과 수술로 이식한 힘줄의 방향도 정상 전방십자인대와 비슷한 각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이 교수는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재수술 건수도 늘고 있다"며 “첫 수술 시 정확한 위치로 대퇴 터널을 만드는 것이 재수술을 피하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남성에 더 위험 알려진 ‘알포트 증후군’…여성도 예외 아니었다

여성 ‘알포트 증후군’ 환자도 50세 무렵 말기신부전에 이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신장 기능을 떨어뜨리는 유전병인 알포트 증후군은 남성 환자에게서 병세가 진행되는 속도가 더 빨랐던 탓에 그간 여성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위험성은 간과됐다.분당서울대병원은 김지현 소아청소년과 교수 연구팀이 유전성 희귀 신장질환인 ‘X염색체 연관 알포트 증후군'을 앓는 여성 환자도 약 50세에 말기신부전까지 이른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A21면

클린스만의 공수 실험, 한 방 부족에 ‘첫 승 맛’ 못 봤다

공수의 핵 손흥민과 김민재의 빈자리는 컸다.대표팀은 수비에 약점을 노출하면서 결국 전반 10분 만에 페루에 선제골을 내줬다.페루 스트라이커 파올로 게레로는 한국 수비수들이 자신을 막기 위해 오른쪽으로 쏠린 사이 박스 왼쪽에 서 있던 윙어 브리안 레이나에게 로빙 패스를 했고, 레이나는 오른쪽 골대 상단을 보고 강하게 차 골망을 흔들었다.

‘선수단 임금 체불’ 데이원, 프로농구 초유의 구단 퇴출

프로농구가 사상 초유의 구단 퇴출 사태를 맞았다.KBL은 16일 이사회를 열고 데이원 구단을 제명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김희옥 KBL 총재는 “KBL 정관 규정에 따라 데이원스포츠를 회원사에서 제명했다. 정상적으로 구단을 운영할 의사와 능력이 없다고 최종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요동치는 김민재 영입전맨유 아닌 뮌헨으로 가나

축구 국가대표팀 부동의 센터백 김민재의 목적지가 요동치고 있다.김민재의 바이아웃 금액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하며 나폴리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했지만, 뮌헨이 더 높은 금액을 불렀다.맨유와 뮌헨 외에도 김민재를 노리는 팀은 여럿이다.

타격기계 재가동 OK 김현수를 깨운 3가지

LG 김현수는 지난 13일 잠실 삼성전에서 1-1로 맞선 8회말 무사 1루에서 번트를 댔다.오랫동안 중심타자로 뛰어온 김현수가 희생번트를 댄 것은 데뷔 후 딱 한 번 있었다.이후 무려 16년 만에 김현수가 번트를 기록했다.

버디만 7개 몰아친 마다솜 ‘깜짝 단독 선두’

국가대표 출신 프로 2년차 신예 마다솜이 국내 최고 권위 메이저대회 DB그룹 제37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서 하루 7타를 줄이고 공동 10위에서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마다솜은 16일 충북 음성 레인보우 힐스CC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잡고 합계 10언더파 134타를 기록, 첫날 공동선두였던 홍지원을 2타 차로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7언더파 65타는 데일리 베스트 기록이며, 2021년 박민지가 우승할 당시 3라운드에서 남긴 코스레코드 8언더파 64타에 1타 모자라는 뛰어난 성적이다.

SSG, 홈런 5방 ‘팡팡쇼’…최정 ‘스리런’ 14호포로 홈런 공동 1위

‘소년장사’ 최정이 개인 통산 4번째 홈런왕을 정조준한다.개인 통산 442홈런을 기록 중인 최정은 이승엽 두산 감독이 현역 시절 달성한 개인 통산 467홈런에도 근접하고 있다.최정은 “통산 기록은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이승엽 감독님 기록을 깨더라도 나는 그냥 ‘만년 2등'이라고 생각할 것 같다"며 “솔직히 올해 두 자릿수 홈런도 칠 수 있을까 걱정을 했다. 유일하게 목표했던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기 때문에 만족하고 타격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A22면

[김택근의 묵언] ‘민주화 역사의 기생충’이 될 것인가

이대로라면 정치권은 다시 적대적 공생을 할 것이다.그럴 경우 윤석열 열차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두 레일 위를 거침없이 폭주할 것이다.김욱이 표현한 대로 ‘민주화 역사의 기생충'이 될 것인가.

[여적] 오염수와 소금

영국 음식칼럼니스트 제니 린퍼드는 ‘세계 7대 요리 불가사의’ 중 하나로 소금을 꼽았다.근래 들어 소금을 너무 많이 섭취하는 경향이 건강 이슈가 되고 있지만 소금 역사로 따지면 극히 최근의 일이다.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에 대한 시민 불안이 커지면서 시중에서 소금이 동나고 있다.

[시선] 나를 열어 남들에게 드러내기

중에 양심 없는 사람이 있는 건 사실인데?” 그 순간 논의는 엉망이 되고, ‘무자격자'를 색출하자는 여론이 갑자기 커진다. 정부는 전수조사를 해서 ‘낭비'를 막겠다고 달려들고, 사정이 있는 사람들은 더 숨죽인다. 그러다가 누군가 굶어 죽거나, 물에 빠져 죽어 발견되면 그제서야 사람들은 왜 ‘불쌍한’ 사람을 미리 찾아내지 못했냐고 한다. 이야기의 힘을 믿어서 글을 써왔다.그런데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이해의 틀이 있어야 감명 깊게 전달된다.한 편의 글로 모든 걸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상징적인 포인트를 건져내 잘 다듬어 엮는 게 이야기꾼의 자질이다.

[오정은의 미술과 시선] 슬픔

정제되지 않은 슬픔은 삶을 파괴하고 초토화시키나, 어떤 슬픔은 삶을 되새겨 정화한다.아리스토텔레스는 ‘카타르시스'라는 용어를 들어, 그런 감정 뒤 궁극의 상태를 설명한 바 있다.강철규의 회화는 슬픔으로 그려져 있다.

A23면

[오건영의 경제읽기] 아직 끝나지 않은 금리 인상 사이클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방준비제도는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이런 논리로 추가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매파 진영과 신중을 기하는 비둘기파 진영 간 충돌은 6월 기준금리 동결을 만들어낸 대신 이후 FOMC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 두게 됐다.6월 둘째 주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호주와 캐나다 중앙은행이 ‘깜짝’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했는데, 미국도 다시금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아직은 금리 인상 사이클의 종료를 논하기에 다소 이르다고 할 수 있다.

[사설] 김은경 혁신위 체제, 민주당 쇄신의 마지막 기회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5일 혁신위원장에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임명했다.혁신위 출범은 지난달 14일 의원총회에서 혁신기구 설치를 약속한 지 한 달 만이고,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위원장에 인선된 당일 물러난 지 9일 만이다.김 위원장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위기에 빠진 민주당의 쇄신작업을 지휘하게 된다.

[사설] 입시 혼란 키운 대통령 ‘쉬운 수능’ 발언, ‘즉흥 국정’ 멈춰야

윤석열 대통령의 ‘쉬운 수능’ 발언으로 대학 입시에 혼란이 일고 있다.수시·정시 모집 체계나 내신 반영 등 입시 전반에 대한 조정 없이 쉬운 수능만 강조하는 것은 공교육 시스템을 오히려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교육 분야 문외한인 윤 대통령이 쉬운 수능으로 사교육과 교육불평등 같은 난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사설] 대법원 판결에 대한 여당의 과도한 비판, 사법부 모독 아닌가

국민의힘이 ‘파업 손해배상 책임은 개별적으로 물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을 집중 공격했다.윤재옥 원내대표는 16일 “김명수 대법원장은 자신을 포함한 몇몇 대법관의 교체를 앞두고 ‘노란봉투법’ 알박기 판결을 한 것"이라며 “입법부 차원에서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윤 원내대표는 “이는 법률적 판결이라기보다 정치적 판결이며 입법과 사법의 분리라는 헌법원리에 대한 도전"이라고도 했다.

[숨] 음악을 발견하는 사람들

보통 서양음악 또는 클래식 음악을 다루는 이들은 18~19세기에서 작곡된 서유럽의 고전들을 자주 살펴보지만 내가 찾는 쪽은 그보다 더 이전이거나 이후거나 고전이 아닌 것들이다.말하자면 위대한 고전의 역사를 형성하는 데 그다지 기여하지 않은 음악, 누군가에게 계승되지 않은 채 반짝하고 사라졌던 장르, 이름을 남기지 않고 그저 떠돌았던 어떤 음악가들, 한 작곡가의 음악 중에서도 고전의 반열에 오른 대작이 아니라 채 1분이 되지 않는 짧은 소품들, 따라서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고전으로서의 서양음악 위상에서 살짝 벗어나는 음악에 가깝다.이런 어수선한 사례들을 되돌아보며 나는 명쾌한 고전의 역사가 아닌, 훨씬 흐릿하고 유연한 음악 전통으로서의 서양음악에 대해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