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면
장마 코앞 반지하 주민들 “물막이판도 불안한데 그마저도 없다”
25일부터 전국적으로 장마가 동시에 시작될 것으로 예고되면서 반지하 거주민들의 얼굴에 수심이 드리우고 있다.혼자 사는 김씨는 “올봄에 구청에서 물막이판 신청 여부를 물어보길래 해주면 좋겠다고 했는데 언제까지 해주겠다는 말은 못 들었다"고 했다.반지하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황모씨는 동주민센터에 물막이판 설치를 신청한 지 한 달이 다 됐지만 아직 소식이 없다고 했다.
A2면
“어려운 지문 대신 어려운 문제”…학원은 ‘수능 난이도 유지’ 장담
지난 22일 서울 강남 지역의 한 유명 입시학원 상담에서 만난 학원 관계자는 ‘킬러 문항'이 없어지면 학습 부담이 줄어들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정치적 여론몰이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상담에서 학원 관계자들은 최상위권 학생들을 변별하기 위해 고난도 문제가 필요하다는 현실은 바뀌지 않았고, 어떻게든 대통령이 이야기한 방침을 피해 가면서 어려운 문제를 낼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설명을 이어갔다.학원 관계자는 " 실수를 하나만 해도 바로 재수·삼수를 하게 돼 구조적으로 망가지고 공무원들도 다 그걸 아는데 그런 짓을 하겠느냐"며 “국어는 융합 이런 거 안 한다고 했으니 통합과학과 통합사회에서 열심히 찾을 거고, 지문은 익숙하지만 어려운 문제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독재자 한 명 아닌 만명의 사람이 자유로워지는 것, 그게 역사”
23일 별세한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가 늘 강조한 말이다.그는 역사의 진보를 믿는 역사학자였다.강 명예교수는 2017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 때도 “헤겔이 말한 대로 역사는 한 사람만이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 자유로운 사회에서 만명의 사람이 자유로운 시대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A3면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면직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이 23일 기각됐다.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는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을 상대로 낸 면직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재판부는 “면직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 한 전 위원장으로 하여금 방통위원장 직무를 계속 수행하도록 할 경우 방통위 심의·의결 과정과 결과에 대한 사회적 신뢰뿐 아니라 공무집행의 공정성과 이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저해될 구체적인 위험이 발생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법원이 23일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면직 처분 효력정지 신청을 기각함에 따라 방통위가 추진하는 TV 수신료 분리징수 시행령 개정 절차에는 장애물이 거의 남지 않게 됐다.시행령 개정안의 골자는 KBS가 지정하는 자가 자신의 고유 업무와 관련한 고지행위와 결합해 수신료를 고지, 징수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이번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는 행정절차법 내 관련 규정이 개정된 이래, 방통위의 ‘최단기간'임에도 이날 오후 3시까지 3219건의 입법의견이 제출됐다.
A4면
베트남을 국빈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과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베트남에 풍부한 희토류와 관련해 ‘핵심광물 공급망 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윤 대통령은 “베트남에 풍부한 희토류 개발과 관련해 양국 간 협력 잠재력이 크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핵심광물 공급망 센터'를 만들어 협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희토류는 스마트폰과 전기차 등 첨단 전자기기 제조에 필수적인 물질로 베트남은 중국에 이어 매장량 세계 2위다.
한국·베트남 기업 간 MOU 체결 ‘111건’···방산·에너지·자원 등 교역 확대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베트남 기업들이 정상 순방 성과 중 역대 최대 규모인 111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두산에너지와 SK E&S도 친환경 연료 전환과 관련해 베트남 기업들과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에너지 분야 공조는 온실가스 국외 이전 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한·베트남 파리협정 제6조 이행에 관한 MOU’ 체결로 탄력을 받게 됐다.
기득권부터 손보는 김은경 혁신위 “민주당,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하라”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는 23일 민주당 소속 의원 167명 전원에게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 제출을 요구했다.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2일 “민주당에 조금이라도 혁신의 의지가 있다면 오늘 중으로라도 만나서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에 함께 서명하자"고 말했다.국민의힘은 소속 의원 113명 중 101명의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를 받으며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A5면
타이태닉 후손들 “그곳은 비극의 묘지…디즈니랜드가 아냐”
111년 전 침몰한 타이태닉호는 호화 유람선을 덮친 끔찍한 비극, 그 속에서 피어난 사랑과 인류애로 많은 모험가와 역사가, 영화제작자에게 끊임없는 호기심과 영감의 원천이 됐다.어릴 때 어머니에게 타이태닉호에서 살아남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는 마크 페터루티도 “할머니는 평생 동안 다시는 배를 타지 못하는 트라우마로 고통받았다"면서 “타이태닉 잔해가 있는 곳은 거대한 묘지인데, 이제는 모든 사람이 보러 내려가는 디즈니랜드가 된 것 같다"고 데일리비스트에 말했다.타이태닉호 사고로 증조부를 잃은 숀 마허도 “잠수정 사고로 탑승자들이 목숨을 잃었다면 매우 슬픈 일이지만, 애초에 그들은 그곳에 가면 안 됐다"고 했다.
침몰 타이태닉 488m 옆에 잠수정 잔해…“탑승자 전원 사망”
111년 전 침몰한 타이태닉호를 보기 위해 대서양 심해로 내려갔다가 실종된 관광용 잠수정 ‘타이탄'의 잔해가 타이태닉호 침몰 지점 인근에서 발견돼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해안경비대가 22일 밝혔다.미 해안경비대는 대서양 해저 약 4000m 심해에 가라앉은 타이태닉호 뱃머리로부터 488m 떨어진 지점에서 잠수정의 잔해물 5개가 발견돼 이같이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해안경비대는 해저에서 잠수정의 압력을 관리하는 압력실이 손상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A6면
바이든·모디, 인권의 가치보다 ‘중국 견제’ 공통의 이익에 밀착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찾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미국과의 기술·국방 협력을 손에 쥐었다.인도와 미국은 민주주의·인권 같은 ‘공통 가치'가 아닌 대중국 견제라는 ‘공통 이익'을 앞세워 긴밀하게 밀착했다.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의 소수자 탄압은 간과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인도와 미국은 둘 다 민주주의 국가로서 서로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한전 핵심 업무 담당 미래전략본부장에 전문성 논란 ‘여권 실세 지인’ 내정
전력시장 운영과 전기요금 설계 등 한국전력의 핵심 업무를 담당하는 자리에 관련 경력이 미미한 인사가 발탁돼 논란이 일고 있다.23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오는 26일 주주총회를 열고 부사장급인 미래전략기획본부장에 서근배 성장사업개발처 전문위원을 선임할 예정이다.한전 미래전략기획본부장은 7명의 상임이사 중 1명으로 전력시장 운영과 전기요금 설계, 예산 편성, 경영 평가 등을 담당하는 핵심 보직이다.
SK이노, 1조1800억 유상증자…그린 사업 투자 재원 ‘수혈’
SK이노베이션이 유상증자로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해 미래 신성장사업 등에 투입한다.이번 유상증자는 미래 신성장사업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추진됐다.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인 김준 부회장은 “그린사업 전환 가속화를 위한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 수소·암모니아 등 신사업 개발을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5일 누리호에 실려 발사됐던 초소형위성 ‘도요샛 3호기'가 예정대로 우주에 분리되지 못한 건 누리호 3단 로켓에 달린 사출관 문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현재 도요샛 3호기를 품은 채 지구궤도를 돌고 있는 누리호 3단 로켓의 실물을 확인할 수 없는 만큼 사출관 문이 열리지 않은 정확한 원인은 알아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한편 과기정통부는 박창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박사가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단장'에 선임됐다고 이날 밝혔다.
테슬라와 트위터의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와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가 난데없이 격투기 대결을 예고해 관심을 끌고 있다.한 누리꾼이 지난 21일 메타가 트위터의 대항마로 ‘스레드'란 SNS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한다는 소식을 머스크에게 전하자, 그는 “전 지구가 조만간 아무 대안도 없이 저커버그 손가락에 지배당하겠다"며 이를 비웃었다.그러자 또 다른 누리꾼이 “그가 주짓수를 한다는데 조심하라"고 했고, 머스크는 “나는 철창 싸움을 할 준비가 돼있다"고 적었다.
A8면
3년 소송 끝에 풀리는 ‘검찰 지출내역서’ 1만6735장
검찰이 그간 한 번도 공개한 적 없었던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 업무추진비 내역을 법원 판결에 따라 시민사회단체에 공개했다.6796쪽에 달하는 자료를 받아본 하 변호사도 “중앙지검이 낸 특활비·업추비 자료와 견주어 봐도 3개월치밖에 안 되는 특경비 증빙서류가 더 많았다"고 했다.하 변호사는 “특활비의 경우 대검과 중앙지검의 서류 형식이 달랐다"고 했다.
영아 2명을 살해한 뒤 냉장고에 보관한 30대 친모가 23일 구속됐다.차진석 수원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영아살해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차 부장판사는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이 있고 도주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여야는 영아 살해·유기가 잇따라 확인되고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동이 2000여명이나 된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까지 나오자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나섰다.의료기관이 출생 정보를 직접 등록하는 출생통보제, 위기 임신부가 의료기관에서 익명으로 출산한 아동을 지방자치단체가 보호하는 보호출산제 등을 도입하기 위한 입법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국민의힘은 23일 출생신고되지 않은 영아들이 사망한 사건에 대응해 국회에 계류 중인 의료기관 출생통보제와 보호출산제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2023년 6월 24일 주말 무더위…서울 낮 32도[오늘의 날씨]
2023년 6월 24일 주말 무더위… 서울 낮 32도[오늘의 날씨
오늘의 부고 - 2023년 6월 24일
기후변화 등으로 대형 산불이 잦아진 가운데 산불 피해 지역의 태아도 영향을 받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태아의 산불 노출 시기에 따라 임신 1분기 774명, 2분기 527명, 3분기 553명으로 분류했다.분석 결과 산불 연기에 노출된 임신부가 출산한 아이의 평균 체중은 산불 연기에 전혀 노출되지 않은 지역의 임신부가 낳은 아이보다 41.4g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경찰청이 23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고발 사건과 관련해 대구시청을 압수수색했다.경찰은 홍 시장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고발 사건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하는 것이라면서 퀴어축제와 관련한 보복수사라는 의혹을 일축했다.경찰 관계자는 “축제가 열리기 8일 전인 지난 9일 이미 대구지법에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이 16일 영장을 발부했다"며 “시기상으로도 맞지 않고,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 홍 시장 본인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A12면
입시 전문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추천합니다 - ‘젤다의 전설’[위근우의 리플레이]
지난 한 달간 글을 쓰기 어려웠다.지난 5월 중순, 게임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킹덤>이 발매됐기 때문이다.교육과정에 없는 내용에 대한 수능 출제를 배제하고, 다양한 응용이 필요한 융합형 문제도 내지 말라는 지시에서 볼 수 있듯, 그가 생각하는 시험에서의 문제 해결이란 아는 것, 즉 열심히 공부한 것을 재확인하는 과정처럼 보인다.
보이지 않는 곳… 박탈 당한 ‘안전’의 권리 “이들은 언제쯤 ‘좋은 옷’을 입을 수 있을까”[금주의 B컷]
경향신문 기획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 하시나요'를 통해 만난 노동자들의 일터에 조명을 설치했다.보이지 않는 곳에 존재하는 ‘필수노동'이지만 그곳에서 안전을 담보받지 못하고 있는 이들을 배경과 분리했다.작업복이지만 실상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옷을 밝혀 어딘가 어색한 느낌을 들게 했다.
A13면
한국의 저출생이 문제라고?…캐나다가 하는대로 배우면 돼![다른 삶]
요즘 토론토에서 일을 하다 보면 젊은 한국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된다.한국에서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6개월 관광비자를 가지고 캐나다로 건너온 그는 이곳에서 영어 공부를 하고 대학에 진학했다.대학 재학 중에 한국으로 건너가 군 복무를 마치고 다시 캐나다로 돌아와 복학을 했다.
군중 속의 고독[도대체 작가의 토요툰
A15면
동물성애자 이야기서 발견한 ‘대등한 관계’의 가능성[신새벽의 문체 탐구]
사회 비주류인 동물성애자들이 지키려는 것은 바로 대등한 관계의 가능성이다.하마노는 동물성애자들의 이야기를 끌어내고 삶에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그들과의 관계가 대등했다고 느낀다.동물과 인간의 차이는 끝까지 민감하게 의식되지만, 대등해지려는 노력이 마침내 ‘형태'가 있는 사랑을 거둔다.
A16면
연어 대신 열매 따먹는 회색곰···기후 위기 앞에 이기적 선택은 무죄[책과 삶]
인류의 화석연료로 초래된 기후변화, 그로 인해 진행 중인 ‘여섯번째 대멸종'에서 살아남으려 발버둥치는 생물들이다.회색곰=자연 다큐멘터리에서는 회색곰이 회귀하는 연어를 잡아 포식하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회색곰은 동면을 위해 체중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연어 중에서도 영양이 많은 뱃살, 뇌, 어란 등의 부위만 골라 먹기도 한다.
뚱뚱한 사람들에게 쏟아지는 사회적 폭력·차별 그리고 ‘정당화’[책과 삶]
마트에서 카트에 파스타면 한 박스를 넣었을 뿐인데 “그럴 만도 하지"라는 말을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듣는다면.저자는 ‘널리 퍼져 있는 법적인 체중 차별을 끝내기’ ‘뚱뚱한 사람들을 위한 의료 서비스 약속’ ‘공공장소 접근성 개선’ 등 구체적인 제안을 통해 뚱뚱한 몸에 대한 사회적 폭력을 중단하자고 제안한다.책은 우리 안에 자리잡은 ‘뚱뚱함'에 대한 차별적 시선을 제대로 짚어준다.
잠자는 공주를 깨운 이는 없다, 스스로 일어났을 뿐[그림책]
리베카 솔닛은 ‘다시 쓰는 동화’ 시리즈 전작인 <해방자 신데렐라>에서 신데렐라가 왕자와의 결혼 대신 주변인들을 해방시키는 식으로 플롯을 뒤집었던 것처럼, <깨어 있는 숲속의 공주>에서도 원작을 기반으로 새로운 상상을 펼쳐낸다.원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아이다는 저주에 빠져 100년 동안 깊은 잠에 드는데, <깨어 있는 숲속의 공주>에선 원작과는 달리 세 명의 주요 인물의 이야기 세 가닥이 타래로 엮인다.잠든 공주 아이다와 여동생 마야, 그리고 러시아 민담 ‘불새'에서 착안한 아틀라스의 이야기다.
과일음료를 섞은 맥주 ‘라들러'를 마셨을 때 “여자들 맥주를 마시네"라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여성이 술 마시는 것을 억압하던 역사도 함께 다룬다.미국에서 여성이 최초로 바에서 술을 마실 수 있게 된 시기는 금주법 시대였다고 한다.
A17면
‘타락한 여자’로 손가락질 당했지만 명예로운 삶을 산 엄마를 기록하다[책과 삶]
조는 “한국전쟁, 미국 군사주의와 한국 독재 정권하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삶, 성인 여성과 소녀들을 대상으로 자행된 노골적이거나 모호한 형태의 조직적 폭력"에 관한 글을 써왔다.그는 “순수한 지적 호기심을 좇은 것이 아니라 엄마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알아야 했기에 이 작업에 착수했다"고 말한다.조가 어머니의 증세를 알아차린 건 고등학교 시절인 1986년이다.
자수성가한 온라인 게임 회사 대표 황이만의 몸에는 흉터 다섯 개가 있다.22년 전 자신의 자취방에 놀러 온 애인 이연희에게 줄 약을 사러 골목길을 내려가다 칼부림을 당했다.황이만은 자신의 사건을 담당했던 퇴직 형사 안찬기에게 진상을 파헤쳐달라고 의뢰한다.
모성과 창작의 ‘긴장’···쪼개진 시간 속에서 탄생한 예술[토요일의 문장]
양육의 경험은 종종 분열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 버레이처는 “아이가 하는 지속적인 공격"이 양육을 한층 복잡하게 만든다고 말한다.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여성 예술가들이 양육으로 겪어야 했던 ‘방해'다.분절되고 쪼개진 파편화된 시간 속에서 창조를 해나가야 했던 이들의 곤경과 분투를 다룬다.
읽기 쉬운 ‘일리아스’ 대 호메로스 표현대로 ‘일리아스’[책과책사이]
호메로스 <일리아스>의 첫 원전 번역이 나온 건 1982년이다.천병희 번역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천병희도 생전 “사람들이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고 또 한두 페이지만 읽고 책을 손에서 놓지 않도록 번역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느네 아버지 방에서 운다 外[새책
대형 회계법인의 시니어 회계사로 고액 연봉을 받는 주연은 엄마에게 늘 ‘인생 최고의 순간'을 경신하게 해주는 존재다.그런 그에게 딱 한 가지 어려운 것은 운전이다.운전공포증 때문에 10년 넘게 장롱면허 신세인 주연은 어느 날 운전연수를 받기로 마음먹는다.
A18면
최근 아르헨티나에서 막을 내린 20세 이하 월드컵은 4강이라는 성과와 함께 축구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지난 21일 경향신문사에서 만난 김은중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볼을 뺏은 뒤 골까지 터뜨리면 관중석이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측면에서 번뜩이는 스피드가 한국 축구의 DNA 아닌가. 옛 축구라지만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축구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웃었다.사실 그간 김 감독이 추구하던 축구와는 조금 달랐다.
각 팀 불펜 상황을 살펴보면, 확고한 ‘양강’ 구도를 굳혀가고 있는 SSG와 LG가 잘나가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불펜 전력에서 흔들림이 적어, 리드하는 경기를 놓치는 법이 거의 없다.지난 22일까지 6월 한 달 불펜 평균자책에서 SSG가 3.36으로 1위, LG가 3.38로 3위다.
첫 승리가 간절한 클린스만호의 9월 로드맵이 공개됐다.마수걸이 승리의 압박이 커진 가운데 클린스만 감독은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강호인 멕시코와 웨일스를 스파링 파트너로 선정했다.국제축구연맹 랭킹으로 한국은 25위, 멕시코와 웨일스는 각각 15위와 26위다.
외롭게 싸우던 박세웅, 모처럼 웃었다…롯데, 3연패 ‘탈출’
6월 한 달 롯데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고 있었다.에이스 박세웅도 매 경기 호투했지만, 팀의 패배는 막지 못했다.2-1로 맞이한 9회말, 투구 수 여유가 있었던 박세웅이 다시 마운드에 오를 법도 했지만 롯데 벤치는 마무리 김원중을 올렸고, 김원중은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켰다.
A19면
인도를 뒤집어놓은 ‘인싸’ 기안과 인도에 뒤집히는 ‘아싸’ 덱스의 여행 궁합은 어떻게 그려질까.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 = ‘국민 아이돌'에서 ‘국민 살림돌'로 돌아온 가수 강다니엘의 하루를 소개한다.강다니엘은 8개월간 해외 20여개 도시에서 순회공연을 하고 돌아왔다.
해상 보급라인까지 위협을 받던 도중 독일 U-571 잠수함이 연합군에 폭격을 당해 일부 파손된 채 대서양에 떠오른다.연합군은 미 잠수함 S-33호를 독일 유보트로 위장해 U-571의 암호해독기를 탈취할 계획을 세운다.
A20면
굳어버린 폐, 돌이킬 수 없어…50대부턴 매년 정기 검사를
보건복지부의 ‘장기 등 이식 및 인체조직 기증 통계연보'에 따르면 2021년 시행된 167건의 폐이식 중 절반에 가까운 74건이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였을 정도로 폐섬유증 치료에서 폐이식 수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폐가 인체에서 가장 큰 장기이고, 수술 시 인공 심폐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폐이식은 장기이식 수술 중에서도 난도가 높기로 유명하다.특히 뇌사자의 폐를 얻을 수 있다 하더라도 바이러스와 세균에 감염될 위험이 크고, 뇌사가 발생하면 폐의 기능 저하가 다른 장기보다 빠르므로 실제 이식에 사용할 수 있는 폐는 30% 정도에 불과하다.
과도한 다이어트, 급성 담낭염 부를 수도[톡톡 30초 건강학]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담낭의 움직임이 평상시보다 떨어지게 된다.또한, 장기간 금식을 하는 등 과도하게 식단을 조절하는 경우 담즙 농도가 진해져 담즙 배출을 막거나 담즙이 담낭에 고이면서 담석이 생길 수 있다.이때 담석은 담낭에서 담즙이 나가는 통로인 담낭관을 막게 되어 염증을 일으키면서 급성 담낭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대기오염으로 매년 약 670만명이 조기에 사망한다고 한다.코로나19 유행이 끝나고 엔데믹 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의료계가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라고 조언하는 이유다.대기오염은 호흡기질환뿐 아니라 심혈관 및 뇌혈관질환의 발생을 증가시키고 이로 인한 사망 위험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22일 2026년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 헬스케어시티Ⅱ에 65병상 규모의 소화기전문병원을 설립·운영하기 위한 계약 체결식을 열었다.UAE아산소화기병원은 서울아산병원이 진료와 교육 등 전반적인 의료 시스템 운영 및 관리를 담당하고, UAE 소재 투자 회사인 스코프 인베스트먼트가 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형태로 운영된다.UAE는 인구 5명 중 1명이 위산 역류, 궤양성 대장염,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 소화기질환을 앓고 있으며, 전체 암 중 대장암이 두 번째로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A22면
[사유와 성찰] 정전 70주년, 이제는 평화체제로 가야 한다
정전은 휴전으로 전쟁을 잠시 중단했다는 말이다.그리고 냉전 주도국인 미국·러시아에 책임을 물으며, 주변 국가들을 외교적으로 설득해야 한다.특히 원죄에 해당하는 분단을 행한 미국에 정전상태를 평화체제로 바꿀 책임이 있음을 주지시켜야 한다.
번듯한 고층 빌딩이 즐비한 서울 도심 충정로3가 대로변에 시간이 한동안 멈춘 듯한 건물 하나가 눈에 띈다.지난해 6월 충정아파트 완전 철거를 결정한 서울시가 이 아파트를 기억할 수 있는 역사공간을 만들겠다고 최근 밝혔다.시대를 앞서간 건물이라 외려 험난한 길을 걷고, 주인이 바뀔 때마다 수난을 겪었던 충정아파트의 역사가 곧 한국 근현대사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모닝루틴, 아침 습관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나의 아침 습관은 창밖의 전봇대를 바라보는 것이다.눈을 뜨고 고개를 살짝 창문 방향으로 돌리면 전봇대가 하늘을 가르는 장면이 들어온다.
나에게도 다양한 첫 월급이 있었다.우리 마을에 있는 ‘생각나무 BB센터'의 안순화 활동가는 이주여성과 그 자녀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이주여성의 한국 정착과 생활을 돕고, 다문화가정의 2세들에게 엄마의 모국어와 문화를 접하게 함으로써 가족 간의 소통을 돕고, 시민들에게 다른 나라의 문화와 전통을 소개하는 행사를 기획하는 등 엄청난 일들을 16년간이나 해오셨는데 그간 월급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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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난도를 낮추고 학원의 불공정 행위를 단속하고 사교육이 필요 없도록 공교육을 강화한다는데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진짜 생각하는 걸까?문제가 쉬우면 변별력이 떨어지는 ‘물수능'이 되거나 ‘킬러’ 대신 ‘준킬러’ 문항이 늘어나서 학원 수요는 여전하다는 등의 기술적 문제가 아니다.공교육이 어떻게 사교육을 대체할 것이며 나아가 왜 그래야 하냐는 것이다.
[사설] 부실한 장마철 침수대책, 작년 참사 재발 막을 수 있겠나
일요일 제주와 남해안을 시작으로 다음날 중부지방까지 전국이 장마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보됐다.115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지난해 8월 서울 관악구에서 반지하 주택이 침수돼 발달장애인 가족 3명이 참변을 당한 뒤 정부가 재발방지 대책을 내놨지만 이행 실적은 미흡하기 짝이 없다.서울시에 따르면 물막이판 설치 대상인 반지하 주택 1만5290가구 중 설치가 끝난 곳은 4855가구에 그친다.
[사설] 한상혁 면직 유효 결정, 윤 정부의 ‘방송 장악’ 우려 커진다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낸 면직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23일 기각했다.한 전 위원장에 대한 윤 대통령의 면직 처분이 유효하다고 결정한 것이다.정부가 감사원과 검찰을 동원해 대대적으로 펼쳐온 한상혁 위원장 끌어내리기가 법원 결정으로 마무리된 셈이다.
[사설] 한·베트남 관계, 중요해진 만큼 과거사 문제도 외면 말아야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 반 트엉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열었다.한 베트남인이 올 초 한국 법원에서 민간인 학살에 대한 한국 정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받았다.이에 한국 정부가 학살은 없었다며 판결에 불복하자 베트남 정부는 “미래를 지향하지만 역사적 진실을 부정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친구인 작가 맥 바넷과 오랜 기간 탁월한 공동 작업을 이어가는 그에게 우정의 비결을 묻자 “같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사귀라"고 말했다.친구를 사귀고 싶은 어린이라면 책이 있는 곳에 우선 발을 디딜 일이다.나에게 혜화역 벽돌 건물은 책의 생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