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면

“대대장 이하로 한정하라는 국방부 외압 있었다”

해병대 수사단장으로 집중호우 수색 중 순직한 채수근 상병 사건을 수사한 박정훈 대령은 11일 “국방부 검찰단은 적법하게 경찰에 이첩된 사건 서류를 불법적으로 회수했고, 수사 외압을 행사하고 부당한 지시를 한 국방부 예하조직으로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없다"며 자신의 항명 혐의와 관련한 국방부 검찰단 소환조사를 거부했다.박 대령은 이날 국방부 검찰단 건물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명백히 거부한다"며 “저는 정치도 모르고 정무적 판단도 알지 못한다. 다만 채수근 상병의 시신 앞에서 너의 죽음에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 방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고 다짐했다"고 밝혔다.박 대령은 “제가 할 수 있는 수사에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를 해병대 사령관, 해군참모총장,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대면보고했다"며 “그런데 알 수 없는 이유로 국방부 법무관리관으로부터 수차례 수사 외압과 부당한 지시를 받았다. 이에 수십 차례 해병대 사령관에게 적법하게 처리할 것을 건의드렸다"고 밝혔다.

LH, 철근 누락 아파트 5곳 알고도 뺐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철근 누락 아파트’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누락 정도가 경미하다고 판단한 5개 단지를 임의로 제외한 것으로 확인됐다.LH는 지난달 31일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총 15개 단지에서 전단보강근이 누락됐다고 밝혔다.하지만 당초 설계정보시스템에 등록되어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조사된 철근 누락단지는 20개였다.

미·이란, 수감자 교환 합의…한국에 동결 ‘8조원’도 해제

미국과 이란이 해외에 동결된 이란 자금 해제를 전제로 수감자를 맞교환하기로 합의했다.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 정부가 이란 핵합의를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한국 내 이란의 석유수출대금 계좌의 거래가 2019년 5월2일부터 중단된 데 따른 것이다.11일 IRNA는 협상 타결로 한국에 동결된 자금 중 약 60억달러에 대한 접근권을 되찾게 됐으며, 한국에 있던 자금이 스위스 은행으로 이체돼 카타르 중앙은행의 이란 계좌로 송금될 준비가 됐다고 전했다.

‘관광·K팝 잼버리’로 막 내려…‘파행 책임 규명’ 여진 불가피

1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폐영식·K팝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공식 행사가 마무리됐다.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입국조차 하지 않은 예멘과 시리아 대원들의 숙소를 배정했다.8개 시·도에 숙소를 마련하고 K팝 콘서트를 준비하는 과정에선 ‘국가총동원령'을 연상케 할 정도로 민관 자원을 사실상 징발해 국가주의적 행태라는 비판도 나왔다.

A2면

응원봉 흔들며 함성…‘새만금 악몽’ 날린 ‘K팝 피날레’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우여곡절 끝에 열린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와 함께 마무리됐다.공명은 “그 꿈을 모아서 만들어진 무대가 바로 K팝 슈퍼라이브"라고 말했다.유나가 “무대를 즐기고 싶은 만큼 소리를 질러달라"고 하자 경기장 전체에 박수와 함께 거대한 함성이 울려 퍼졌다.

상암 집결한 대원들 “한국인들이 다들 환대” “환경 나빴지만 괜찮은 여행”

수도권에 부슬비가 내린 11일 태풍 ‘카눈'을 피해 각지로 흩어졌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 대원들이 폐영식 및 K팝 콘서트가 열리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모였다.경기도 소속 공무원 A씨는 “익숙지 않은 일이라 정신이 없다. 행사 끝나고 숙소로 대원들을 다시 인솔하고 나면 자정쯤 되는데, 각자 알아서 귀가해야 한다고 해서 걱정"이라며 “잼버리 차출로 기존 업무도 밀려서 주말에 나가서 일해야 할 듯하다"고 했다.서울경찰청은 행사 인파 관리를 위해 경찰기동대 43개 부대 2500여명을 투입하고, 행사가 야간에 끝난다는 점을 고려해 방송조명차 11대를 배치했다.

A3면

“대통령실, 안보실장 보고 이유로 수차례 수사보고서 요구”

집중호우 수색 중 순직한 채수근 상병 사건을 수사하다 해병대 수사단장에서 보직해임된 박정훈 대령은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이 여러 통로를 통해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에게 보고해야 한다는 이유로 수사보고서를 수차례 요구했다고 11일 주장했다.거수경례를 한 뒤 입장문을 읽어 내려가던 박 대령은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수사에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를 해병대 사령관, 해군참모총장,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대면보고했다"고 말하며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했다.박 대령은 지난달 30일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이하 총 8명의 간부가 혐의자로 적시된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결과보고서를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하고 결재받았다.

여 “박 대령 정치쇼 하나”…야 “드라마 ‘D.P.’ 같다”

집중호우 수색 중 순직한 채수근 해병대 상병 사건 수사를 둘러싼 진실공방이 11일 국회로 이어졌다.국민의힘은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이 국방부 검찰단의 ‘집단항명 수괴’ 혐의 수사를 거부한 것에 대해 “정치쇼"라고 주장했다.이재랑 정의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의 은폐·축소 의혹, 대통령실 개입 의혹 등으로 국방부는 이번 사안을 조사할 정당성과 신뢰를 잃었다"며 “박 대령의 주장대로 제3의 수사기관에서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A4면

‘폭탄 혁신안’ 다음날…민주당 최고위서 정면충돌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발표한 대의원 권한 축소 및 권리당원 권한 강화 혁신안을 두고 11일 당내 갈등이 분출했다.비명계이자 친문재인계 성향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 4.0'은 성명을 내고 “대의원제도는 직접민주주의의 한계를 보완하고 당이 어려운 지역의 의견 반영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 운영해 왔는데 대의원제도 자체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혁신위 활동 과정은 부적절한 설화와 논란을 가져온 혁신안 제시 등으로 국민과 멀어지게 만들고 당내 혼란과 갈등을 부추겼다. 혁신위가 신뢰와 권위를 상실한 상태에서 발표한 혁신안을 민주당의 혁신안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밝혔다.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는 성명에서 “혁신위가 제안한 전당대회 대의원 투표 반영 여부와 그 비중에 관한 사안은 총선 이후 전당대회 준비위 차원에서 결정하도록 하고, 공천룰도 하반기 총선기획단 발족 등 총선 관련 당의 기구가 구성되는 시점에 논의하기로 하자"며 “민주당은 당내 경쟁이 아니라 총선을 통해 민주당 전체가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설계 담당이 도면 볼 줄도 몰라”…덩치만 키운 LH 자체가 ‘부실’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 11일 긴급기자회견을 마련한 자리에서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LH를 두고 내린 평가다.그의 혹평처럼 부실한 설계와 시공으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무너지고,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조차 조직 내 불화와 무능, 부실이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다.LH는 지난 4월 자사가 발주하고 GS건설이 시공한 인천 검단 안단테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무량판 구조로 지어진 아파트를 전수조사하겠다고 나섰다.

‘북 인권’ 안보리 회의…한·미·일 “17일 열자”

한국과 미국, 일본이 공동으로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오는 17일 개최하자는 공동성명을 내놨다.10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인권탄압 문제는 국제 평화와 안보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관됐다"며 안보리에 북한 인권회의 개최를 요청한 사실을 밝혔다.한·미·일이 알바니아와 함께 서명한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회의 개최 요청일은 오는 17일이다.

A5면

한국·이란 ‘최대 걸림돌’ 제거…무너진 신뢰 회복이 숙제

한국과 이란의 관계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석유대금 동결 문제가 해결 수순에 접어들면서 양국 관계가 개선될지 주목된다.외교부는 이날 “현재 구체적으로 확인해드릴 사항은 없다"면서 “우리 정부는 동결자금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이란 등 유관국과 긴밀히 협의해왔으며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한국 내 은행에 이란 자금이 동결된 문제는 2018년 발생했다.

잿더미 된 ‘지상 낙원’…하와이 산불 사망자 늘어 최소 55명

하와이 마우이에서 발생한 산불 사망자 수가 최소 55명으로 증가하면서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산불 중 하나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1960년에 빅아일랜드에서 발생한 쓰나미로 6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이번 사망자 수가 그보다 훨씬 더 많을 것 같아서 두렵다"고 했다.이번 산불로 이재민 수천명이 발생했고, 약 1700개 건물이 파괴됐다.

암살 며칠 전 인터뷰서 기자까지 “살아남으라”고 염려했던 에콰도르 대선 후보[시스루 피플]

에콰도르 대선 후보였던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 의원이 암살되기 불과 며칠 전 그와 인터뷰를 진행했던카를로스 베라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비야비센시오 후보는 전직 언론인이자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부정부패·마약 카르텔 근절을 위해 수십년 간 에콰도르의 조직 범죄와 싸워왔다.그는 “에콰도르 빈곤의 가장 큰 문제는 부패"라며 “우리는 돈이 부족하지 않다. 도둑이 많을 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적금 들면 연 6% 이자?

은행권이 최고 연 6% 이상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 상품을 판매 중이지만 가입 기간, 납입 한도, 우대금리 요건 등이 까다로워 금융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우대금리는 이 상품 가입 시점에 우리은행 예·적금 상품이 없어야 하고, ‘감정 다이어리'를 일정 수준 이상 작성해야 모두 받을 수 있다.그러나 만기를 1년이 아닌 최대 200일 이내에서 정해야 하고, 납입 금액도 하루 3만원만 가능해 우대금리 요건을 다 충족해도 소비자가 받는 이자는 연 6%에 미치지 못한다.

A6면

21시간이나 머문 태풍…‘철저 대비’해 피해 적었다

제6호 태풍 ‘카눈'은 11일 오전 1시쯤 휴전선을 넘어 북한으로 들어갔지만 주택 침수와 제방 침수 등 370여건의 시설 피해가 확인됐다.집중호우가 내린 강원 지역에서 19건, 대구에서 주택 침수 11건이 보고됐다.상가 침수 역시 대구에서 가장 많은 15건이 확인됐다.

시민단체 "전자파 싣고 달리는 지하철…발암 가능 수치 78배인 곳도"

서울 지하철에서 발암 가능 수치의 최대 78배에 달하는 전자파가 발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환경보건시민센터는 조사 결과 대중교통별 전자파 최댓값은 8호선 지하철이 313.30mG로 가장 높았고 이어 KTX, 버스, 승용차 순이었다고 밝혔다.지하철 열차 안 168개 지점에서 측정한 결과 전자파가 4mG를 넘는 곳은 약 89.9%에 달하는 151개 지점으로 나타났다.

2023년 8월 12일 태풍 뒤 다시 무더위[오늘의 날씨]

2023년 8월 12일 태풍 뒤 다시 무더위 [오늘의 날씨

오늘의 부고 - 2023년 8월 12일

오늘의 부고 - 2023년 8월 12일

‘신림동 흉기난동’ 조선 구속 기소…“슈팅 게임하듯 범행”

검찰이 서울 신림동 흉기난동 살인사건 피의자인 조선과 신림역 인근에서 여성 20명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20대 남성을 11일 재판에 넘겼다.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조씨는 게임 플레이어가 1인칭 시점에서 무기나 도구를 이용해 전투를 벌이는 슈팅 게임에 빠져 있었다"며 “조씨가 마치 1인칭 슈팅 게임을 하듯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검찰은 또 서울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에서 여성 20명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이모씨를 살인예비·협박·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이날 구속 기소했다.

법무부, ‘가석방 없는 무기형’ 신설 추진

법무부가 가석방이 허용되지 않는 무기형 신설을 추진한다.현행 형법은 무기형의 경우에도 수형자의 태도가 양호하고 범행의 뉘우침이 뚜렷하며 20년 이상 복역했다면 가석방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다만 가석방이 허용되지 않는 무기형 도입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왕의 DNA 가진 아이” 자녀 담임에 ‘갑질’…아동학대 신고해 직위해제 몰아

세종의 한 초등학교에서 자녀의 담임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해 직위해제 처분을 받게 한 교육부 공무원이 교사를 직위해제하지 않으면 언론에 유포하겠다고 학교와 교육청 등을 압박한 것으로 나타났다.A씨는 아동학대 신고 후 학교장·교감과 교육청을 상대로 해당 교사를 직위해제할 것을 요구하며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시 언론에 유포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A씨는 교체된 담임교사에게도 ‘공직자 통합메일'로 교육활동 내용과 학생들의 행동 변화를 매일 기록해 보내달라고 하거나, 아이가 ‘왕의 DNA'를 가졌다며 특별히 대우해달라고 요구했다.

서울 버스요금 오늘부터 300원 올라요[포토뉴스]

서울 시내버스 기본요금 인상을 하루 앞둔 11일 한 시내버스 정류장에 요금 인상 안내문이 붙어 있다.시내버스 기본요금은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지하철 기본요금은 오는 10월7일부터 1250원에서 1400원으로 오른다.

A8면

성녀도 악녀도 아닌 엄마를 인정할 때 찾아오는 통쾌함[이진송의 아니 근데]

사람마다 정의는 다르겠지만, 영화평처럼 한 줄로 굳이 표현해야 한다면 나는 ‘마르지 않는 샘'이라고 칭하련다.엄마와 딸의 관계성은 수많은 문학, 영화, 드라마와 같은 콘텐츠에서 보란 듯이 왕좌를 차지하는 재능꾼이자, 친구들과의 대화에서도 타율 좋은 소재다.7월 방영을 시작한 ENA 드라마 <남남>에서 진희는 친구와 마주 앉았다 하면 엄마와의 일을 털어놓으며 분통을 터뜨린다.

달뜬 마음 가득했을 광장... 덩그러니 놓인 빈 의자[금주의 B컷]

제6호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지난 8일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자 전원이 전북 부안군 새만금 야영장에서 철수했다.156개국 3만6000여명의 대원들은 이날 순차적으로 1014대의 버스를 나눠 타고 수도권 등 8개 시·도 128개 숙소로 뿔뿔이 흩어졌다.대원들이 떠난 야영장 내 대집회장에는 텅 비어서 더 거대해 보이는 무대와 여기저기 흩어진 하얀 의자들이 시선을 붙들었다.

A10면

‘세계의 맛’ 유일무이 싱가포르[주식(酒食)탐구생활㉖]

대중적 푸드코트인 호커센터에서는 세계 각국의 전통음식, 퓨전음식들을 만날 수 있다.3~5싱가포르달러면 먹을 수 있는 메뉴도 상당수라 주머니 가벼운 여행자들에게도 반가운 곳이다.차이나타운에 있는 호커찬은 2016년 길거리 음식으로 최초로 미쉐린 원스타를 받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미쉐린 스타 식당이라는 별명을 얻은 곳이다.

A11면

단양마늘-구경 갈래, 오직 너만을 보러[지극히 味적인 시장]

충청북도 단양, 마늘로 시작해서 마늘로 끝나는 동네가 아닌가 싶다.씨마늘을 가을에 심어야 육쪽마늘을 수확할 수가 있다.물론 육쪽마늘을 심어도 수확할 수 있지만 수확량도 줄고 모양도 좋지 않다고 한다.

A12면

출산은 고통이면서 ‘축복’…육아는 두렵지만 중독성 강한 ‘행복’[다른 삶]

오는 22일은 둘째 아이 출산 예정일이다.어른이 돼 베를린에 온 우리 부부는 아직도 이곳에서 생활하며, 특히 육아하며 새롭게 마주해야 할 주제들이 많다.출산을 직접 몸으로 경험하는 아내는 지금도 이곳의 의료 시스템의 투박함에 내적 갈등을 겪는다고 했다.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남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구나…[도대체 작가의 토요툰]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남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구나… [도대체 작가의 토요툰

A13면

필사적 필사 출판의 종언…활자 만난 지식, 상식이 되다[이은수의 아이겐밸류 - 인간의 고유함을 되묻다]

1454년 10월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도서 박람회에 등장한 인쇄된 책의 견본 몇 장이 서양의 지식 풍경을 영원히 바꿔놓는 일이 일어났다.그러나 소수의 후원자들이 아니라 다수의 독자 대중에게 책의 운명을 맡겨야 하는 인쇄본의 시대가 찾아오자 이제는 시장의 경쟁 속에 더 주목받고 눈길을 끌기 위해 책의 내용이 선택될 수밖에 없었다.1600년대 이후 라틴어로 쓰인 책보다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 독자 대중들의 일상 언어로 기록된 책이 더 많아진 것은 경쟁 속에서 다양해진 독자들의 수요를 채우기 위한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다.

A14면

실종자 수색, 티끌 같은 희망도 안 놓치는 ‘멍멍경찰’ 밍밍이가 간다[포토다큐]

수해 실종자 수색이 20일째 이어진 지난 3일 오전 9시.폭 372m의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실종자 수색에 나선 경북경찰청 과학수사대 소속 ‘핸들러’ 김육진 경위가 리콜 신호를 외치자 체취증거견 ‘밍밍'이가 쏜살같이 김 경위의 곁으로 돌아왔다.이번 수색을 위해 전국에서 자원한 과수대 소속 핸들러 8명과 7마리의 체취견들은 이들과 함께 실종자를 찾고 있었다.

A15면

‘쿨함이 전부였던 시대’는 어디로···X세대는 갔지만 ‘386세대’는 장기집권[책과 삶]

젊은 세대 열에 아홉은 배꼽까지 오는 짧은 크롭티에 통 넓은 바지를 입고 있을 것이다.X세대의 ‘쿨함'은 허무주의, 왜곡된 개인주의, 주관성의 과잉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미국에 너바나가 있었다면, 한국엔 서태지와 아이들이 있었다.

‘중독’에서 깨어나 맨정신으로 춤춰요, 우리[안주연의 래빗홀]

여러 이유로 익명의 알코올중독자들 모임에 가지 못한 클레어는, ‘엄마는 남몰래 술을 마셨다'라는 블로그를 개설하고 취약성을 온전히 드러내며 용감한 소통을 시작합니다.블로그는 술로 일상을 잠식당한 사람들이 서로 위로하고 단주를 격려하는 애착의 공간이 됩니다.그리고 이 소통과 연결이 바로 클레어가 다시 맨 정신의 삶으로 돌아온 이유이자, 의미가 되어줍니다.

A16면

구불구불 골목길·복작복작 집이 품은 다양한 삶…반듯반듯 새 건물엔 ‘이식’ 안 돼[이미지로 여는 책]

누군가에겐 종로, 청계천, 을지로의 촌스러운 철제·슬레이트 지붕이 촌스럽거나 심지어 불쾌할지도 모르겠다.공구 깎는 금속성 소음, 돼지머리고기 누린내, 구불구불하고 울퉁불퉁한 도로 상태를 참기 힘들지도 모르겠다.‘서울의 마지막 달동네'인 백사마을은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재개발이 아닌 주거지보전사업을 추진한 곳이다.

인류 역사 하나하나 되짚으며 ‘변화 중인 종’ 인간을 풀어내다[책과 삶]

그의 저서 <창조적 유전자>는 인간의 신체적·정신적 변화에 깃든 표현형의 역사를 다룬 책이다.인류 역사에서 실제 일어났던 일들을 하나씩 되짚으며 인간이 변한 과정과 이유를 흥미롭게 풀어나간다.그의 분석은 인간의 몸과 노화, 질병에 그치지 않고 정신의 변화로 나아간다.

몸 아닌 세상 바꾸자 거리로 나선 활동가[책과 삶]

책에는 그가 장애운동에 입문하는 과정, 동료 활동가들의 삶과 투쟁 등 총 17개의 이야기가 담겼다.‘이 글은 마주해야만 하는 성대한 패배에 관한 이야기'에선 비장애인이 당연하게 누리는 일상을 장애인이 쟁취하는 과정을 다루고, ‘이 글은 집회 현장에서 들리는 낯설고 무서운 용어들에 관한 이야기'에선 민중, 해방과 같은 용어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말한다.저자는 본인과 주변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다루면서도 이론과 삶을 버무려 사회현상을 설명하기도 한다.

의료 비즈니스의 시대 外[새책]

A17면

‘푸틴 황제’를 떠받친 스핀 닥터[책과 삶]

2020년 2월 블라디슬라프 수르코프 러시아 대통령 수석보좌관 경질을 전하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외신은 수르코프를 ‘푸틴 체제 실력자’ ‘푸틴의 오른팔’ ‘막후 조정자’ ‘회색 추기경’ ‘제2의 라스푸틴'으로 수식했다.바라노프는 푸틴이 러시아인의 주목을 받은 순간으로 꼽는다.

심해 생명체들이 펼치는 빛의 향연[책과 삶]

해가 닿지 않는 심해는 빛이 없을 것이라고들 생각했다.저자는 어둠 속 생명체들이 내뿜는 빛의 향연을 ‘디즈니랜드의 불꽃 퍼레이드’ ‘미국 7·4 독립기념일 불꽃놀이'에 비유했다.저자는 연구실 삼각 플라스크에서 발광 와편모충을 통해 빛을 내는 생물을 처음 마주했다.

동은아, 복수로는 ‘학폭’ 해결 못해···대신 네 옆에 서줄게[책과 책 사이]

지금 ‘학교'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장소가 되었다.드라마 <더 글로리>가 학교폭력 피해자의 사적 복수를 다뤄 인기를 끌었다.“사적 복수는 과거에 일어난 학교폭력을 해결할 수 없으며, 상대방에 대한 파괴이자 동시에 나를 파괴하는 행위이다. " 폭력이 남긴 상처로 고통받는 피해자들은 답답할 수밖에 없다.

문단의 끝에서 단검에 찔리는 것은 달콤하지[토요일의 문장]

문단의 끝에서 단검에 찔리는 것은 달콤하지.때때로 나는 수많은 사람이 쥐고 있는 내 삶의 어휘집이, 사실관계의 색인이 끔찍하다.다들 여벌의 쌍안경처럼 꼭 쥐고 있다.

이어령, 우리 시대 비평의 이정표 外[새책]

이어령, 우리 시대 비평의 이정표 外[새책

중력·마찰…일상 속 ‘힘의 원리’[책과 삶]

권력이나 의지 같은 비유적인 힘이 아닌 물리적인 힘.땅에 발을 딛고 살아갈 수 있는 건 중력이 있어서고, 그 땅에서 발을 앞뒤로 움직여 걷는 건 마찰력 덕이다.공학자인 헨리 페트로스키가 쓴 <물리적 힘>은 이렇게 물체를 이동시키거나 형태를 변형시키는 힘들에 관한 책이다.

A19면

2023년 8월 12·13일[TV 하이라이트]

기안84와 정을 쌓은 7동자들은 “아저씨 따라갈래요"라며 머지않아 다가올 이별을 아쉬워한다.이에 기안84는 “내가 아빠할까? 내 아들 할래?“라고 말한다.가족이 된 듯한 기쁨도 잠시, 기안84는 인도 여행의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하기 위해 홀로 떠난다.

2023년 8월 12·13일[볼만한 주말영화]

존은 병을 고칠 수 있는 신비한 초자연적 능력을 지녔다.자신의 오랜 지병을 치유해주는 존의 모습을 보고 폴은 점점 그의 무죄를 확신하게 된다.한국영화특선 <암살> = 조국이 사라진 1933년,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일본에 노출된 적 없는 세 명에게 암살 작전을 지시한다.

A20면

‘기립성 저혈압’ 자세 바뀔 때마다 혈압 요동…실신·낙상 주의

주부 서모씨는 최근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마다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식욕이 별로 없고 속이 메스꺼워지는 경험을 하는 날이 늘었다.누운 자세에서 혈압을 측정한 다음 일어나서 적어도 3분 이내에 혈압을 한 번 더 측정한 결과, 수축기 혈압이 20㎜Hg 이상 떨어지거나 이완기 혈압이 10㎜Hg 이상 떨어질 때 기립성 저혈압으로 진단한다.보통 저혈압은 심장이나 신경계의 질환, 약물, 체액 감소, 출혈 등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고 특별한 원인 없이 혈압만 낮게 측정되는 경우도 있어 뚜렷한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아나필락시스’…평소 자신에게 어떤 알레르기가 있는지 알고 있어야[의술인술]

최근 소방청에서 벌 쏘임 사고 주의보를 발령했다.벌의 독 자체는 치사율이 매우 낮은 편이지만, 만약 벌 독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과민성 반응으로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다.음식을 먹고 나타나는 간지러움 증상부터 심할 경우 사망까지 이르게 하는 ‘아나필락시스'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장 관상동맥의 석회화, 신장에도 악영향

심장의 관상동맥에 동맥경화가 진행돼 심한 석회화가 나타날수록 만성 콩팥병의 발생 위험도까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연구 결과, 관상동맥 석회화 점수가 가장 높은 집단은 가장 낮은 집단보다 만성 콩팥병의 발생 위험도가 7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점수가 두 번째와 세 번째로 높은 집단은 위험도가 각각 37%, 15% 증가해 석회화 점수가 높을수록 만성 콩팥병 발생 위험도가 순차적으로 증가하는 추세가 확인됐다.

“유방암세포 분비 물질, 간 전이 촉진” 메커니즘 규명

유방암이 간으로 전이되는 과정의 새로운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간은 유방암 환자에서 두 번째로 흔한 원격 전이 부위다.연구진은 유전자 발현 여부를 분석한 결과, 간 전이 유방암 환자의 조직에서 폐 전이 조직보다 ‘CX3CR1’ 유전자가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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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의 길, 따라가볼게요”

노시환이 홈런왕에 오르면 한화의 ‘우타 거포’ 명맥도 이어갈 수 있다.이미 홈런왕 경쟁을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20대 거포 갈증이 깊었던 KBO리그에는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하루에 홈런 3개를 뿜어내고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노시환은 아직 홈런왕 욕심을 자제하고 있다.

회복 빠른 류현진 “14일 등판 OK”

류현진이 빠른 회복력으로 정상 등판을 예고하며 강한 재기 의지를 확인했다.복귀전에서 아직 힘이 덜 실린 채 제구되지 않던 체인지업이 클리블랜드전에서는 구위도, 제구도 완전하게 살아나자 쾌투할 수 있었다.타격 강팀 컵스를 상대로도 체인지업의 힘을 유지해 보여준다면 류현진은 돌발 부상 변수마저도 꺾고 수술 뒤 재기를 향한 청신호를 켤 수 있다.

“케인, 뮌헨행 4년 계약 합의”…무거워진 손흥민 어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고의 공격 듀오로 꼽힌 손흥민과 해리 케인이 결국 헤어진다.케인이 이번 여름 이적시장 내내 구애해왔던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다.영국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래틱'은 11일 “케인이 계약기간 4년 조건에 뮌헨 이적을 합의했다"며 “메디컬테스트를 위해 잠시 팀을 떠나도 되는지 토트넘 측의 허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13년 만에 아시안게임 출격’ 한국 바둑 대표팀 출사표

13년 만에 다시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한국 바둑 대표팀이 광저우 대회에서 일궈낸 ‘금메달 싹쓸이’ 신화에 다시 도전한다.중국 룰은 한국 룰과 대부분 비슷해 보이지만 미세한 부분에서 다르다.목 감독은 “선수들이 기술적으로는 완성됐지만 이번에는 중국 룰로 개최된다. 한국 룰과 엄연한 차이가 있다. 덤 차이만 하더라도 한국은 6집 반, 중국은 7집 반으로 다르다"며 “이런 부분을 100% 이해하고 임할 수 있게 준비하겠다. 종반 끝내기 부분에서 복잡한 변화에 따라 승패가 바뀌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것은 정확히 모르면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NC, ‘3위 싸움’ KT전 6연패 끊었다

프로야구 NC가 외나무다리에서 다시 만난 KT의 고공 행진을 멈춰 세웠다.인천에서는 삼성이 4-4로 맞선 9회초 리그 세이브 1위인 SSG 마무리 서진용을 상대로 2안타 1볼넷을 얻어 1사 만루를 만든 뒤 김현준의 유격수 땅볼로 결승점을 뽑아 5-4로 승리했다.삼성 마무리 오승환은 9회말을 깨끗이 막아 시즌 17세이브째를 수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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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근의 묵언] 새만금의 여름은 알고 있다

새만금 지역 인근에 사는 친구가 전화로 쏟아낸 말이다.급기야 ‘내가 해봐서 안다'는 이명박 측근들을 대거 입성시켰다.실패한 정권을 주물렀던, 아주 멀리 흘러간 인물들이 백발을 날리며 처진 눈꺼풀을 치켜뜨며 돌아와 어전회의를 하고 있다.

[여적]하와이 산불

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미국 하와이는 세계적인 휴양지다.마우이섬 북동쪽에 야자수 숲으로 둘러싸인 해변 마을 라하이나가 있다.1831년 세워진 라하이나루나 고등학교, 1834년 지어진 볼드윈홈 박물관이 고도였음을 말해준다.

[오정은의 미술과 시선] 다비드는 어디에

유럽 인본주의가 전성을 누리던 1504년, 당시 20대 신예 작가 미켈란젤로는 구약의 한 장면을 대리석으로 완성한다.침략자 골리앗과 싸우기 전 다비드의 모습이었다.젊은 나신으로 묘사된 다비드는 자신의 유일한 무기인 돌멩이를 손에 쥐고 적진을 향해 서 있다.

[시선] 권위란 무엇인가

김연아 선수의 이 말이 유명해진 것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싱글 부문 최고점을 경신하고 금메달을 딴 후다.교사에겐 교권, ‘교사의 권리'가 없는 게 문제라고도 한다.그런데 교권이 학생들을 ‘그냥’ 움직이게 하는 힘이라면, 이것은 권리가 아니라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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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의 경제읽기] 인플레이션 고착화에 대한 경계

지난달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을 나타내면서 연방준비제도의 목표치에 바짝 다가서는 모습을 보여주었다.이에 연준은 안정세를 보이는 CPI 상승률에도 불구하고, 코어 CPI 흐름에 집중하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을 풀지 않고 있는 것이다.인플레이션 고착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연준은 시장의 기대보다는 다소 높은 금리를 오랜 기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숨] 마지막 ‘크루너’를 떠나보내며

다른 장르의 노래에서도 비슷한 마음을 느끼곤 했지만, 크루너들의 사랑 노래만큼은 아니었다.어떤 음악은 듣는 이를 상정하지 않고 스스로 움직이는 구조체를 만들지만, 어떤 노래는 듣는 이의 자리를 또렷하게 만들어두어 어느새 내가 바로 그 노래가 사랑하는 상대가 되기를 바라게 한다.내게 크루너의 노래는 후자에 가까웠다.

[사설]‘총체적 난맥’ 잼버리, 대통령 사과·문책·국정조사 해야

준비 부족과 운영 미숙으로 파행을 겪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11일 폐영식과 K팝 콘서트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그 많은 돈과 시간을 어디에 쓰고 나라 망신을 자초한 건지 철저한 조사와 책임 규명이 있어야 한다.국회는 잼버리 부실 운영 사태를 국정조사해 제대로 된 백서를 남겨야 한다.

[사설]‘해병대 대대장 이하’ 수사시켰다는 국방부, 이게 외압이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11일 “국방부로부터 사건을 축소하라는 외압을 받았다"고 밝혔다.박 대령이 “직접 물에 들어가라고 한 대대장 이하를 말하는 것이냐"라고 묻자 유 관리관은 “그렇다"고 했다고 한다.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에게 수사 내용 수정을 지시하는 문자를 보내지 않았다고 했지만, 박 대령은 김 사령관이 차관 지시 사항이라며 휴대전화를 보고 읽어줬다고 반박했다.

[사설] 처음 본 ‘북서진 느림보’ 태풍, 더 험해질 기후재난 경고다

1951년 기상관측 이래 처음으로 내륙을 관통한 태풍 ‘카눈'이 전국을 할퀴고 지나갔다.태풍이 북진하며 세력이 약해져 수도권 피해는 적었으나 영남·영동 지방에서는 침수·유실·낙하·파손 피해가 속출했다.안전사고로 분류돼 태풍 인명피해 집계에는 빠졌지만, 대구에서는 하천에 빠진 시민 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났다.